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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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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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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문정희(시인, 1947-)



*문병하 목사의 페이스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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