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아들이었던 공자는 끊임없이 스승을 찾아 걸었고, 스스로 스승이 된 이후에도 걷고 또 걸었다. 카필라바스투라는 조그만 성읍 국가에서 태어난 석가도 원시공동체의 추장처럼 구도의 여행을 했다. 로마 식민지 아래 압박받고 소외된 나사렛 청년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유랑하고 마지막에 떠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입성했다. 부활해서는 가장 가난한 변두리 갈릴리를 향해 걸었다. 이들은 모두 변두리를 걸었다. 변두리에서 태어난 공자는 철저하게 늪을 '기어 넘어'(포월, 葡越) 현인의 자리에 오르고, 공자 아카데미의 효시가 되었다. 하층민 공자에서 군자 공자, '루저 공자'에서 '업그레이드 공자'가 된 것은 철저한 학습 때문이었다. 습(習)이라는 한자, 스스로(自) 좋아서 날갯짓(羽)하듯 공부했던 사람이 공자였다. 공자 아카데미는 이렇게 이 나라 저 나라 걷는 걷기와 스스로 좋아 몰두했던 독서로 축조되었다. 예수께서 "나는 길이요"라고 했던 길을 찾으려면 스스로(自) 걸어야 한다. 스스로 부닥칠 때 화건을 쓴 머리(首)가 될 수 있고, 그 자세로 달팽이처럼 기어갈 때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내 길(道)을 만날 수 있다. 발로 체험하지 않고, 눈물과 노동의 손을 맞잡지 않고, 혀로만 설교하는 미소를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현자는 여행에서 태어나고, 진리는 거리에서 잉태된다. 그래서 니체는 핵심을 꿰뚫는 직설을 남겼다. 가벼운 발이 신성의 첫 속성이다. -니체 『우상의 황혼』 내가 낸 책 중에 만족하는 책들은 많이 걸어서 쓴 책이다. <곁으로-특별한 책과 함께 여행하다>(김응교 문학에세이, 새물결플러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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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으려면 스스로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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