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공동체이시니 삼위일체 대축일에 - 옛날 어떤 추기경이 여객선을 타고 여행을 가는데, 어떤 무인도를 지날 무렵에 한 승객이 그 섬에 대해 거품을 물고 떠드는 거라.
"저긴 무인도가 아니구 사람이 살어. 할아버지와 젊은 아들, 그리고 천사같이 예쁜 소년. 이렇게 세 명의 은둔자가 사는데 말여, 엄청 친절하고 인정이 많고 또 서로 사랑이 넘치는 모습으로 살고 있거등. 신선처럼 살아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 몇 해 전에 내 어선이 폭풍에 파선하여 표류했었는데 저 분들이 날 구조해서 먹이고 입히고 치료하고 따뜻하게 자게 해주고 살려줬거등요. 한번들 가보세유 진짜래유~"
추기경이 배를 세우고 그 섬으로 갔거등. 섬에 내리니까 신선같은 노인과 30대청년과 천사같은 소년 셋이 달려와서 환대하는 거라.
추기경: 아재들은 종교가 있능교? 은수자: 종교는 읍지만 하느님도 세분이고 우리도 셋이니께 기냥 하느님처럼 살고 있지요. 추기경: 삼위일체 교리는 어서 들어봤나 본데 내가 담에 올때 예비자교리서랑 십자고상이랑 갖다가 줄꼬마. 우선 주기도문이나 배워두소. (쫑.알.쫑.알...) 추기경이 돌아가려하니까 아주 섭섭해 하믄서 주기도문 갈캐줘서 고맙다고 큰절을하고 그냥 막....
추기경은 여객선으로 돌아왔지. 그런데 그 섬으로부터 갈매기 같은 거 세 마리가 배를 향해 날아오는 거였어. 저것이 머신고? 점점 가까이 와서 보니 아까 그 세 사람이 바다 위를 손짓하고 달려오면서 잠깐 기둘려달라고 “잠깐만요. 잠깐만요” 하는거라. 이내 갑판위로 날아와 추기경 앞에 엎드려 절하드니 말하기를
"저그 추기경님, 아까 가르쳐준 주기도문 뒷 쪽을 까먹어부렀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나거등요. 한 번만 다시 가르쳐 주세요...." 하능거라. (이하는 직접 읽어봐요 톨스토이 단편 [세 은자] 라는 소설이여.
하느님도 공동체니까 우리도 공동체로 살지요. 이거 멋있는 말씀 아닌가요? 하느님이 해답이고 하느님의 진리에 대해 가르치는 복음에 해답이 나와 있습니다. 성서의 요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공동체의 사랑과 배려 속에 친절과 인정으로 현존하신다 그런 소리 아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