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스의 수도사들.
애초엔 제우스와 같은 신들의 땅이었던 아토스 산이 기독교의 성소가 되고, 금녀의 땅이 된 것은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해 승천한 뒤였다. 예수로부터 어머니 마리아를 돌봐줄 것을 부탁받은 사도 요한이 키프로스에 살던 라자루스(나자로)를 방문하기 위해 여행하던 중 바다에서 큰 폭풍을 만나 표류하다 아로트 산에 내렸다. 마리아는 아토스 산의 아름다움에 감탄해 하느님께 이 섬을 자기에게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 곳을 너의 정원이요, 낙원으로 주노라. 네가 이곳으로 피해 구원받은 것처럼 이곳은 구원을 찾는 자들을 위한 피난처가 될 것이다."
*아토스산 수도원의 기도처에 있는 성모 마리아상.
하느님의 이런 응답 덕분에 이곳이 마리아의 정원이 되었고, 그런 까닭에 마리아만을 위해서 다른 여성은 누구도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전설이다.
*아토스 산의 순례객들. 남자 일색이다.
*아토스를 오가는 배편. 역시 남자들 뿐이다.
3~4세기부터는 이곳에 수도사들이 들어왔다. 885년엔 동로마의 황제 바실리오스 1세가 칙령을 내려 아토스 산을 수도사들의 영지로 선포하고, 수도사 이외에는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수도사들이 속세의 욕망에서 벗어나 수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금녀 공화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리스인생학교>(조현 지음, 휴) 1장 '금욕의 나라, 아토스 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