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콜라네 집은 매우 가난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는 불치병을 앓고 있어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피콜라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오늘밤에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오실까요?” 엄마는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피콜라는 엄마의 슬픈 표정 앞에서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피콜라는 혹시나 하면서 작은 나무 구두를 벗어 굴뚝 밑에 놓아두었다. 그날 밤, 매섭게 몰아치는 눈바람 속에 심하게 날개를 다친 아기새 한 마리가 피콜라네 집 굴뚝에 들어왔다. 그러고 피콜라의 나무 구두 속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아무 선물도 넣어놓지 못한 엄마는 곧 일어나 빈 신발을 보며 실망할 피콜라를 생각하며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굴뚝 밑으로 달려간 피콜라가 갑자기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이었다. “엄마, 산타 할아버지가 왔다 가셨어요. 저를 위해 선물도 주고 가셨어요. 이것 봐요. 아주 이쁜 새예요. 그런데 새가 날개를 다쳤네요. 아마 제가 잘 돌봐줄 거란 걸 아시고 이 선물을 주셨나봐요.” 피콜라네 크리스마스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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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오실 때 가장 작은 이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가장 보잘 곳 없는 곳에 가장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을 축하하는 성탄절은 가장 화려한 곳에 가장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번쩍거리는 점멸등과 붉은 색 꽃, 쌓여있는 선물 꾸러미, 열광하는 찬송 소리, 주님이 오심을 환영하지만 그 어디에도 주님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가 눈 여겨 보지 않는 곳에 가장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주님은 오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