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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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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하고 소박한 서암 큰스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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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몸소 실천한 언행일치 서암스님


그대, 보지 못했는가.
서암 지음, 이청 엮음/정토출판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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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외치는 큰 소리는 많으나, 이를 실천하는 삶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른바 ‘고승들’을 지켜본 한 승려의 자조적인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것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스승에 대한 갈증이다.

그럴 때면 조계종 종정을 지낸 큰 어른이면서도 시봉도 두지 않고 손수 밥과 빨래를 하고, 통일호 열차와 버스를 타고 다녔던 한 인물이 떠오른다. 서암(1917~2003) 스님이다. 그가 입적한 지 10년을 맞아 <그대, 보지 못했는가>가 나왔다. 언행이 일치된 그의 모습에 감명받은 소설가 이청씨가 그의 구술을 엮은 것이다.

1980~90년대 합리성이 결여되고 폭력이 난무하던 ‘마초’ 전성시대에 서암 스님은 전혀 다른 차원에 서 있었다. 그는 일제 때 일본 유학까지 해 불교계에 드문 지성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30여명밖에 남지 않아 천연기념물 같았던 청정 비구이자 조계종의 유일한 특별선원인 봉암사(경북 문경 희양산) 재건의 1등 공신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는 왕처럼 법좌에 앉아 3배를 받으며 대중을 하대하는 아만이 없었다. 

특히 이 책에선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나 일경에 짓밟히며 걸인처럼 살며 학교 소사와 절 머슴, 신문배달, 막노동, 고물장수를 하고 폐결핵을 얻은 고난의 대장정이 파노라마로 그려진다. 그런 삶 속에서도 평화로운 미소와 자비의 삶으로 회향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수행의 진정한 힘이 아닌가. 7일 10시 봉암사에서 열반 10주기 추모법회가 봉행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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