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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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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의 죽음... 자살은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가? 
 

2014년 02월 22일 <당당뉴스> 강만원mw1440@naver.com 
 

 

자살방지문구.jpg


서** 교회 김** 목사의 죽음이 자살로 밝혀지면서 그를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맨붕에 빠졌다. 아마, '자살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라는 종교적 판단 때문인 듯 하다. 어떤 사람은 그의 죽음을 두고 '가라지 목사'라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지금까지 목회를 잘했지만 겉모습일 뿐 그도 결국은 거짓을 숨긴 채 그리스도 신앙을 조롱했다가 마침내 저주받은 목사'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애도한다. 어쨌든, 그의 죽음이 자살로 밝혀지면서 고 김성수 목사는 마치 부관참시 당하듯 혹독한 비난에 직면했다.


자살... 흔히 말하듯이 신앙인으로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의 죽음인가? 하나님이 "천하보다 소중하다"라시며 사람에게 특별히 주신 존귀한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배역하는 가증스러운 죄악으로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절대 죄악'이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 있는가? 똑같이 예수를 배신했지만, 가룟 유다가 죄를 회개하지 않은 채 섣불리 자살했기 때문에 그는 영벌을 받았고,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는 마침내 죄에서 돌켰기 때문에 영생을 얻을 수 있었다는 실례를 제시하면서 자살의 영적 의미를 간단히 해석할 수 있는가? 요컨데 생명에 관한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가...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에 생명을 버리는 자살이 '절대 죄악'이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외에 다른 사람의 귀한 생명을 죽이는 살인은 어떤가? 살인도 자살과 마찬가지로, 아니, 무고한 다른 생명을 없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중한 죄악인가? 그렇다면, 살인 또한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으로서, 결국은 영원한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그렇지 않잖은가?


선민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두 명의 생명을 빼앗은 살인자가 아니던가? 선민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왕이며 하나님의 뜻에 가장 합당한 자로서 유대인의 영웅인 다윗은 "손에 너무 피를 많이 묻혔기 때문에"그토록 원했던 성전 건축의 꿈을 끝내 이룰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충성스러운 장수이자 무고한 우레야를 사지에 몰았던 추악한 죄인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모세와 다윗을 영벌을 면치 못한 저주의 인물로 기록하지 않았다. 물론, 혹독한 고통의 시기를 거쳐야 했지만 그들은 엄연히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영적 존재들이다.


주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신다. "성령을 훼방한 죄가 아니라면, 용서받지 못할 죄가 없다"라고... 이런 말씀이 실제로 그럴까 쉽게 믿기지 않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죄보다 은혜가 크기 때문이다"자살이 죄가 아니라는 말이 아니며, 자살의 부정적 의미를 섣불리 과소평가하려는 의도도 아니다. 어쩌면 자살은 생명의 하나님이 결코 용서하실 수 없는 죄악일 수 있다... 다만, 하나님의 영적 심판을 사람의 종교적 판단으로 단정짓는 오류를 피해야 하며, 심판자가 아닌 우리는 자살을 감히 저주의 눈길로 바라보기 전에, 자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영혼의 처절한 고통을 먼저 살펴야 한다.


너무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심리적인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자살한 어떤 사람도 자신의 생명을 소홀히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생명을 버린 것이 아니라, 그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슬픔앞에서, 그리고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고통 앞에서 그렇게 힘없이, 그리고 처절하게 무너지면서 "자신에게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생명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것이다"

자살을 '저주의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식속에는 자살을 의지적인 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길들 가운데 가장 악한 길을 택했기 때문에 그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하나님의 정당한 심판으로 여기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자살이 정말로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결과일까? 섣불리 말할 수 없다!


많은 경우에,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경우에 자살은 자신의 의지에서 벗어난..., 무서운 질병의 결과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어도 현대의학이 어쩌지 못하는 숱한 질병들이 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말기암이 그렇고, 수많은 불치병들이 그렇다. 자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들의 공통점은, 자살이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는 것이다. 그리고 심각한 우울증은 이성이 통제하지 못할 만큼 급작스레 이상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간단히 말해서 자살은 자신이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의지적인 행동이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질병의 결과일 수 있다.


암만 생각해도 가볍게 쓸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마치 심판자인양 가차없이 저주를 퍼붓는 일부 종교인(?)들의 무자비한 언행을 보면서 나름의 생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견딜 수 없었던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끝내... 그리고 어리석게도 스스로 생명을 버린 사람을 경망스레 저주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고통에 내내 무관심하다가 마치 때를 만나기라도 한 듯 저주나 퍼붓는 당신의 잔인한 영혼을 먼저 차분히 돌아보라.


과연 당신에게는 영생이 주어졌는가...? 자살에 대한 심판은 생명의 주인이신 주께서 하신다. 우리에게 주어진 몫은... 그의 영혼이 주 안에서 새로운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다만 애통하는 심정으로 머리 숙여 기도할 뿐이다.
 


강만원
종교, 철학 부문의 전문번역자. 작가. 성경강의 및 출판.
성균관 대학교와 프랑스 아미엥 대학에서 공부했다. "당신의 성경을 버려라"의 저자이며 종교, 철학 부문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한다. 단순한 열정, 젊은 날 아픔을 철학하다, 신이 된 예수, 루나의 예언, 자연법의 신학적 의미, 예수의 역사와 신성 외 다수의 작품들을 번역했으며, '아르케 처치'에서 성경강의 및 번역, 출판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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