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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해방, 노동해방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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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2014년 세계 100회 강연

22회 미국 메릴랜드 엘리컷시티(201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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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앞에서>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100회 강연 중 44번째 강연이 메릴랜드주 엘리컷시티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메릴랜드주는 교육의 도시로 유명하며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피바디 음악대학교 등 크고 작은 대학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으며, 메릴랜드의 주도에 미국 해군사관학교가 있습니다. 인구는 약 5,773,600명 정도이며 이 중 한인은 약 48,6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 중 오늘 강연이 열리는 엘리컷시티는 하워드카운티의 행정 중심지며, 인구는 약 66,000명이고 이 중 한인은 5,500명(2010년기준)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하워드카운티는 세번째로 부유한 카운티)인데, 최근에 한인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엘리컷시티는 메릴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볼티모어 메트로폴리탄의 외곽도시로서 볼티모어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스님께서는 오전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업무를 보시다가 워싱턴DC 국무부에서의 미팅을 위하여 11시 30분에 국무부로 출발하였습니다. 워싱턴DC로 들어오는 파크웨이를 타고 워싱턴DC에 들어오니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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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국무부에서 도착하여 수속을 밟고 있으니 국무부 직원이 마중을 나와 “매번 이렇게 워싱턴에 오실 때마다 국무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였습니다. 오늘은 국무부에서 부서 및 담당자를 달리하면서 휴식을 가지지 않은 채 계속 미팅을 하였습니다. 국무부에서는 우선 현재 북한식량사정에 대해서 얘기를 하였습니다. 특히 UN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다른 해에 비해서 좋다"고 발표한 소식을 스님께서도 들었지만, 스님께서는 그와 달리 “올 봄에 가뭄이 심하였기 때문에 북한식량이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시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이 필요함을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관련부서 직원미팅 때 대북제재 부서에서 나오신 분이 스님께 "북한주민들이 핵무기가 있다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제재가 북한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등에 대해서 스님께 질문을 했는데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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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가 북한에 고통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첫째 주민들의 경제가 어려워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제재로 경제가 어려우므로 체재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제가 아직은 붕괴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고, 전략사령부를 구성하고, 더 빨리 핵을 실천배치 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대외적으로는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을 살펴봐야 합니다. 북한을 계속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선 핵확산을 중지시켜야 합니다. 핵물질의 생산을 막아야 하고, 소형화 같은 핵기술 개발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미사일을 통한 외부로의 운반수단을 개발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따라서 핵을 폐기시키기에 앞서 우선 중단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6년간 6자회담이 중단 된 결과 북한의 핵능력이 증가되었습니다. 그러나 경제상황은 개선된 것이 아닙니다. 평양만 조금 나아졌지 지방 사람은 전혀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재가 핵개발을 중지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제재는 실패라고 보아야 합니다. 북한을 어렵게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성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과의 관계도 나빠졌고 국제사회에서도 더 고립되었기 때문입니다.


핵무기를 폐기하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지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지만 중지하라고 하는 것은 합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만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시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에서의 어려움은 핵개발 중지를 증명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몰래 개발하지 않겠느냐 하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래도 내버려두는 것 보다는 그것을 감독하에 두는 것이 개발 속도를 늦추도록 하는데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계속 몰래 개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에 내버려 둔다는 것보다 개발 중지를 약속하고 감독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곳 워싱턴의 생각은 약속을 안지킬 것인데 약속을 왜 하느냐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실용적인 접근은 아닙니다. 실질적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 정치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지원을 해줬는데도 몰래 개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설득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이후 스님께서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국무부 직원들이 문의한 것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말씀해주시기도 하면서 안보문제, 인권문제,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예측되는 결과 및 부작용등에 대해서도 스님의 의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연이어 스님께서는 인권대사 및 새로 6자회담 특사로 임명된 분들과 연달아 미팅을 하면서 미국 정부에 스님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봄 및 올해의 식량 생산량의 저하로 인한 북한의 식량부족을 예측하고 먼저 인도적 식량지원 의사를 표현하면서 6자회담으로 이끌어 낸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고 스님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유일한 목적은 외국으로부터의 방어를 위한 안보 유지와 내부로부터의 반발을 막는 체제유지라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이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곤궁한 삶이 가슴아팠습니다. 특히 올봄의 극심한 가뭄으로 콩깍지를 먹는다는 소식에는 함부로 음식을 소비하고 버리는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워싱턴DC에서의 스님의 이런 노력이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요원하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은 해결되고 있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스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그 뜻은 하늘에 맡긴다’ 는 문구가 다시 떠오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해결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한다면 기꺼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자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국무부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 영문 기도책을 선물로 드렸는데 다들 고마워하였습니다. 최근에 6자회담 대사가 되신 분은 “일요일에 한국마켓 앞에서 스님 강연을 홍보하는 한인들을 보면서 스님이 워싱턴에 오셨음을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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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에서 점심식사도 거른 채 미팅을 마치고 나오니 4시30분이 되어 통역을 한 제이슨 림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하고 서둘러 미주정토회관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회관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한 후 오늘 행사가 열리는 엘리컷시티의 St. John’s Episcopal Church로 출발했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에서 주차 안내를 하시는 차지근님, 박경배님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강연장 안으로 들어서니 강연장 내부에서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스님께 일제히 인사를 하였습니다. 특히 유승묵 전 대표님, 오명석님 등 워싱턴정토회 원로 어르신들도 나와서 봉사하시면서 스님께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곧바로 스님께서는 스님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분들을 위해서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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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정각에 스님 소개영상이 나오면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메릴랜드에서는 월요일이고 유명한 분의 장례식과 스님의 행사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204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스님 강연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집중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저녁식사는 제대로 하고 왔는지 물어보시며, 저녁을 안 먹고 오신 분들이 많다고 하니 “오늘은 마음의 행복을 위한 식사를 실컷 하자” 하시며 청중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하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은 총 8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버릇없는 학생들을 대할 때면 ‘내가 이럴려고 공부했나’ 하는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게 되어서 걱정이라는 분, 작년에 명상을 하다가 통곡을 하며 울음을 터뜨린 이후로 눈물이 많아졌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분, 스님께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있으시고 어떤 계기로 더 이상 깨달음을 찾지 않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는 분, 48세된 남동생이 부인이 차사고로 죽고 직장도 잃고 홈리스 상태로 있는데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돌봐줘야 할지 고민인 분,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걱정이 더 많아지고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두렵고 걱정된다는 분, 남자 친구는 미국에 올 수가 없는 상황이고 결혼을 하려면 미국에서 제가 한국으로 가야하는데 사랑 하나 믿고 한국에 가서 살 수 있을지 걱정인 분, 80세가 된 의사인데 금강경의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의 의미를 묻는 분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가며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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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중에서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은퇴한 후 집에 있으니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어 고민인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34년 동안 미국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일주일 전에 은퇴를 했습니다. 은퇴를 하고 막상 집에 있으니 불안하고 초조하고 평화를 다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다시 회사에 들어가서 계약직으로 일할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은 은퇴하고 싶은 마음과 계약직으로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반반입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관성의 법칙 들어보셨어요?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고 멈춰있는 물체는 계속 멈춰 있으려고 한다. 멈춰 있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려면 힘을 가해야 합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멈추게 하려고 해도 힘을 가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34년 동안 매일 출근했잖아요. 직장 다니는 게 습관화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을 탁 그만두니까 계속 직장을 나가던 관성이 있는데 집에 있으려니까 기분이 이상한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낫느냐? 한 1년 정도 놀면 다 낫습니다. 지금은 일주일 밖에 안 되었으니까 어지러운데 한달까지는 어지러운 게 더 심해지다가 점점 약해집니다. 한 1년 정도 놀면 이제 노는 데에 관성이 붙습니다. 그러니 걱정할 것이 없어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에요.


젊은 친구들이 애인과 헤어지고 울고 불고 하면 어른들이 주위에서 뭐라 그럽니까? 이해는 되지만 “세월이 약이다” 라고 그럽니다. 세월이 약입니다. 담배를 끊으면 첫날 이튿날 점점 저항력이 세지는데, 한 달쯤 안 피워버리면 세력이 약화되면서 담배 피우고 싶은 욕구가 내려갑니다. 그 문제라면 직장을 다시 다닐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기다리면 해결이 됩니다.


교회를 다닌다면 교회에 가서 봉사를 하든지, 절에 다니면 절에 가서 봉사를 하든지, 다른 소일거리를 찾아서 일을 하면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노력을 안 하셔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이것과 관계없이 나이가 60세 밖에 안 되었다면 아직 건강하잖아요? 내가 일을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앞의 고민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것은 일을 더 하고 싶으면 선택해서 더 일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불안 심리 때문에 일을 더 하면 죽을 때까지 일하다가 죽어야 되요. 이것은 60세에 그만둬도 생기는 문제이고, 65세에 그만둬도 생기는 문제이고 70세에 그만둬도 생기는 문제예요.


그래서 이제 은퇴를 하셨으니까 이런 관성적으로 사는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주체적으로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1년을 노셔야 합니다. 1년을 놀아서 이 까르마(습관)를 없애버리고 이 까르마에 안 끌려가는 상태 하에서 아직 건강하니까 일을 해야 되겠다고 한다면, 습관화된 상태가 아니라 주체적인 선택에 의해서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싶어요. 이렇게 되면 일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둬도 아무 문제가 없고, 언제든지 일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제 자유입니다.


모든 삶은 습관입니다. 이 습관화 된 것을 “까르마”라고 부릅니다. 인간의 삶은 습관의 연속입니다. 습관이 나를 몰고 가는 것입니다. 담배 피우는 습관이 한번 들면, 담배 피우는 습관이 담배를 피우고 싶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계는 유용하니까 잘 쓰되 습관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습관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일주일에 하루든, 한 달에 이틀이든, 스마트폰 없이 살아보는 겁니다. 그랬을 때 계속 불안하면 ‘아, 내가 지금 중독되었구나’ 하고 자기를 점검하면 됩니다. 그 때 불안한 것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야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도 한 달에 한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보세요. 그래서 자가용에 습관화된 것을 벗어나야 합니다.


자기를 온전하게 지키려면 습관화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기계를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해야 돼요. 질문자는 지금 직장 다니는 것이 습관화된 것입니다. 35년 동안 습관화된 것이니까 어떻게 하루아침에 없어지겠어요? 몸에 베인 습관이 빠지려면 한 1년은 걸릴 겁니다. 1년 간은 그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아, 이건 습관 때문에 그렇다. 지금이 자유롭고 좋은거야’ 이렇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던지, 조금 힘들면 봉사를 나가든지 하시고, 이런 습관이 빠진 뒤에 ‘아직 건강하니까 새로운 일을 하겠다’ 한다면 얼마든지 하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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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오래 일했으면 퇴직 후에 3년은 봉사를 하라는 말씀을 스님 유튜브에서 들었습니다.”


“정부에서 35년 일했다면 그 때는 월급을 다 받고 일했잖아요. 그런데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어보면 허전하잖아요. 그 때는 월급 안 줘도 일하고 싶어져요. 그러니 35년이나 월급을 받고 일했으니 이제 한 3년 정도는 그동안 받아 먹은 것을 좀 나눠주라 이런 얘기입니다. 내 재능을 돈 받고만 팔지 말고 그냥 필요한 것에 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자원봉사라고 하죠. 자원봉사는 사랑과 같습니다. 전 생애를 사랑으로 보내면 더 좋죠.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평생 동안 돈 받고 자신의 재능을 판 적이 없잖아요. 부처님은 지적소유권도 주장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저도 이렇게 부처님의 말씀을 무단도용을 해서 쓰고 있지 않습니까(웃음).


그래서 저도 강의할 때 강사료를 안 받습니다. 그 이유는 강사료를 받고 강의를 하면 노동이 되지만, 안 받고 그냥 하면 봉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노동을 하고도 대가를 못 받고 신분에 묶여서 노예 생활을 했고, 조금 해방된 것이 중세의 농노입니다. 농노는 신분이 아니라 토지에 묶여 있었어요. 거기서 조금 발전한 것이 근대 자유시에서의 노동입니다. 돈을 주고 노동을 샀죠. 그러나 노동은 돈, 즉 임금에 묶인 것입니다. 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자원봉사입니다.


여러분들이 인간 해방의 길을 가려면 전 생애를 다 자원봉사는 못하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주말은 자원봉사를 한다든지, 은퇴하고 나서는 자원봉사를 한다든지, 이렇게 자유의 길 사랑의 길로 나아가는 게 필요합니다. 헌신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삶을 더 복되게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GDP의 절대 액수를 갖고 선진국을 가늠할 것이 아니라, 자기 수입의 얼마를 도네이션 하느냐, 자기 시간의 얼마를 자원봉사 하느냐,가 자유와 해방으로 가는 길입니다. 부처님은 2,600년 전에 이미 그 길을 갔지만 우리는 아직 전체적으로는 그 길을 못 가고 있죠.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조건은 지금 그 길로 갈 수 있는 조건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하고 돈 받고 물건 사고 돈 줬잖아요. 지금은 사회가 카드 결재 시스템으로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월급도 현금으로 받은 적도 없고 물건 사고도 돈을 준 적도 없잖습니까. 뭐만 오고 갑니까? 내 머리 속에서 ‘월급 얼마 받았다’, ‘운동화값 얼마 줬다’ 하는 이것만 사실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 머리 속에서 오고 가는 계산을 지워버리면 어떻게 됩니까? 여러분들 다 봉사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저는 돈을 안 받고 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분들처럼 밥 먹고 차 타고 살잖아요. 그런데 저는 머리 속에 오고 가는 계산이 없어진 것이고, 여러분들은 카드로 결재해서 생활은 저와 똑같지만  머릿속으로 얼마 나가고 들어오는지 계속 계산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사는 환경은 자원봉사로 갈 수 있는 세상으로 시스템 상으로는 이미 변해 있어요. 그런데 우리들은 아직 자유인이 되기에는 사유재산적 사고 방식이 아직 정리가 덜 되어 있습니다. 아직 네 꺼 내 꺼를 따지는 사유체계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유로 가려면 이러한 상을 놓아버려야 돼요. 그러면 여러분들이 이 삶 속에서 바로 성인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전 재산을 다 내어놓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원래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수입이라는것이 다 분배과정에 맡겨진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일부를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도네이션 하고, 또 살고 난 뒤에는 재산을 사회로 환원해 줘야 합니다. 돈과 재물은 우리가 사는 데 필요합니다. 그러나 누가 주인인지 분명하게 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소한 3년은 봉사를 하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돈을 받고 일하면 남의 일이 되지만, 돈을 안 받고 일하면 완전히 자기 일이 되어버립니다. 자기가 좋아서 놀이로 하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렇게 가야 됩니다. 우리는 그런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초기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로 가는 것이 노동의 해방입니다. 노동의 해방은 노동 시간이 적어지고 월급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노동이 놀이화 되는 것입니다. 노동이 놀이화 되는 것이 노동의 해방입니다. 놀이화되기 위해서는 돈 내고 하면 됩니다. 돈 받기 위해서 노래 부르면 노동이고, 돈을 내고 노래 부르면 노는 것이 됩니다. 디스코텍에서 춤을 춰도 무대 위에서 돈 받고 추는 사람은 일하고 있는 중이고, 무대 밑에서 돈 내고 추는 사람들은 다 노는 중입니다. 똑같이 움직이면서도 돈 내고 골프 치는 사람은 노는 중이고, 돈 받고 따라다니는 캐디는 일하는 중입니다. 노동이냐 놀이냐 하는 것은 결국 돈 받고 일하느냐 돈 주고 일하느냐 하는 차이 밖에 없습니다.


돈 주고 일한다는 것은 일이 목적이지 돈이 목적이 아니거든요. 노동이 자기의 주체적 행위가 됩니다. 그러나 노동은 돈을 받기 위해서 일하잖아요. 돈이 목적이 되고 노동은 수단이 됩니다. 자신의 노동이 수단이 되니까 자유가 속박을 받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결국 인류의 궁극적인 해방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그 동안은 돈 받고 많이 일했으니까 이제는 일이 자기실현이 되는 사랑의 행위를 최소한 3년은 좀 해보시라 이런 말씀입니다.”


최소한 3년은 자원봉사를 해보라는 말씀에 질문자도 흔쾌히 마음을 냅니다. 자원봉사야 말로 인류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해방의 길이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다가왔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철학적으로 어렵게 얘기할 수도 있는 부분을 참 쉽게 예를 들어 가며 설명을 해주시니 청중들도 금방 공감이 가고 자원봉사 하는 삶을 살아보겠다고 흔쾌히 마음도 내게 됩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 정리말씀을 하시면서도 “자원봉사는 주인이 되는 삶”이라며 다시 한 번 봉사하는 삶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재미있었습니까? 제가 얘기한 놀이와 노동의 문제는 철학적으로도 굉장히 깊은 내용입니다. 제가 쉽게 얘기해서 별거 아닌 것 같으셨겠지만,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얘기한 것입니다. 일이 놀이가 되면 우리의 삶이 그대로 수행입니다. 어려운 용어로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삶을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삶이 봉사가 되기도 하고, 삶이 자기 노동을 파는 행위가 되기도 합니다. 관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노동이 되기도 하고, 놀이가 되기도 합니다. 항상 삶을 놀이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놀이화 한다는 것은 자기 삶을 자기가 주체화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속박 받고 삽니다.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상대에게 속박 받게 됩니다. 사랑하는 자가 주인입니다. 베푸는 자가 주인이고, 이해하는 자가 주인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그 누구도 인종과 민족, 과거의 경험에 관계없이 자유롭고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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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흘렀습니다. 청중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강연장 밖 로비로 나가면서 많은 분들이 모금함에 모금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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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고 질문했던 분들께 찾아가 스님의 대답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물어보니 “아주 좋고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도 참가하여 그분들께도 스님 강연이 어떠했냐고 질문하니 “정말 좋았다”고 하면서 “이렇게 매년 스님 강연을 준비해주시는 정토회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강연을 마치고 나가는 남자분께 오늘 강연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니 “교회에 나가는 개신교 신자인데 늘 법륜 스님의 강연을 통해서 은혜 받고 간다”고 하시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스님의 강연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10년 이상 매년 워싱턴을 방문해 오셨기 때문에 이번 강연에는 스님을 알아보시는 오래된 불자님들이 많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며 스님께서는 오늘 행사에 함께한 봉사자들과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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