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힌두교인데, 불교를 믿어야 해탈할 수 있습니까?"
2015년 1월22일 델리 한국문화원 주관으로 인도인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한국문화원 지하 강당에서 쁘리앙카님의 힌디어 통역으로 열렸습니다. 그 중에서 인도인 학생 중에 한명이 질문한 “불교를 믿어야 해탈할 수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께서는 힌두교를 대부분 믿고 있는 인도인들에게 이렇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고뇌가 어떻게 생기는지 이치를 깨달아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불교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불교, 힌두교, 기독교라고 불리우는 종교로서의 불교입니다. 어떤 것이 더 높고 어떤 것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없고 서로 다르다고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닌 진리로서의 불교가 있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종교가 무엇인지는 상관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깨달을 수 있는지를 가르칩니다. 이것은 힌두교라 하더라도 진리를 깨달으면 자유로워지는 것이고, 불교인도 깨닫지 못하면 자유롭지 못해지는 것입니다. 붓다의 본래 가르침은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권유하고 싶은 것은 이것에 대한 공부를 하라는 것입니다. 사무지가 해? (이해하시겠어요?) (인도인들 크게 웃음)
그런데 여러분들은 제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한국에서는 종교가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종교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태어나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family name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 주어지는 것이듯이 인도에서는 아버지가 무슬림이면 나도 무슬림이고 부모가 힌두이면 나도 힌두가 됩니다. 그런데 진리의 가리침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힌두라고 하는 주어진 종교는 그대로 간직하고 진리에 대해서는 선택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최’라고 하는 family name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디스트인 것과 같습니다. 담마를 공부해서 해탈하는 것이 중요하지 최씨라는 것을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붓다의 근본 가르침은 진리를 가르친 것이지 종교의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인도인들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강연을 모두 마치고 스님께서는 한국문화원 원장님으로부터 꽃다발을 선물 받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