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 설 것인가.
“첫째는 여러분들이 좀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예요. 결혼을 못한다고 불행해질 이유가 없잖아요? 그럼 저는 불행해야 하잖아요. 나이 들었다고 불행하다면 그럼 저는 불행해야 하잖아요. 재산이 없다고 불행하다고 해도 저는 불행해야 하잖아요. 돈이 많고 적고, 결혼 하고 안하고, 나이 많고 적고, 몸이 아프고 안 아프고 하는 것은 사람따라 다르지만, 그것이 불행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나는 결혼을 안해서 불행하다, 나는 취직을 못해서 불행하다, 나는 애인이 없어서 불행하다 하는 얘기는 자신이 불행하고 싶다는 얘기 밖에 안됩니다. 불행이 그렇게 좋은가 봐요. (청년들 웃음)
그래서 첫째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은 이런 조건을 가져다 붙이면 안됩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눈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밥만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부모님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이렇게 자꾸 자신이 행복하다고 해놓고 왜 행복한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요. 저도 이번에 필리핀 민다나오에 가서 밀림을 지나고 산을 오르고 하면서 제일 고마웠던 것이 두 다리였어요. 그 험난한 계곡과 정글을 이 두 다리가 없으면 어떻게 가겠어요? 거기에 헬리곱터가 갈 수 있겠어요? 자동차가 갈 수 있겠어요? 오직 갈 수 있는 것은 다리 밖에 없었어요. 다리와 신발이 흙투성이가 되었는데도 ‘아이고, 다리야 고맙다. 니 없으면 내가 여기에 어떻게 오겠노’ 그랬거든요. 그러니 옆에 사람들이 죽겠다고 그러더라구요. (청년들 웃음)
그러니 이 행복이라는 것은 자기가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입니다. 자꾸 불행할 요구 조건을 걸면 모든 것이 다 불행해집니다. 부모가 있어서 잔소리를 해서 불행하고, 돌아가시면 없어서 불행하고, 학교 다니면 공부하기 싫어서 불행하거든요. 그러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그래서 여러분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런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필요한 일들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런 강의도 듣고 그런 실천활동도 해서 내가 행복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너무 허황된 생각만 하지 말고 IT 산업에서 일하든 바이오 산업을 연구하든 기술적인 연구 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연구를 하든 생활적인 연구를 하든, 이렇게 연구를 해가면서 거기서 보람을 느끼고, 주말이 되면 봉사활동도 하고 사회 기여도 하는 자기 삶을 개발해 가야 합니다.
세 번째는 연대해서 제도를 바꾸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역사를 보는 눈도 있어야 하고 사회 구조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대를 해야합니다. 민주사회에서 가진 것이 없는 젊은 사람들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은 선거입니다. 어떻게 다수가 연대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쳐서 변화를 가져오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다 포기해 버리잖아요. 연대를 해서 요구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학교에서 ‘새로운 100년’ 책으로 공부를 한다던가 역사 공부와 사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 세상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운행 되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젊은이가 눈을 떠야 합니다. 단순히 불평불만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해서 청년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을 공부하는 이런 청년학교 같은 모임들을 확산시켜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역동성이 있게 되겠죠. 이런 일을 위해 여러분들이 중심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옛날에는 어떤 극단적인 주장을 해야 지지를 받았는데 요즘은 운동도 재미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부담 안되게 해야 하고, 주장도 현실 가능해야 대중이 참여합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주장하고 악을 쓰면 대중이 참여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게 방식도 바꾸어야 하고, 동조 안하는 사람들도 비판하면 안됩니다. 동조 안하는 사람들도 우군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대중을 적대해버리면 자기 기반을 스스로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도록,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도록 열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해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