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월남 이상재 선생(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정치인·언론인)의 일화이다.
하루는 이상재 선생이 서재에서 늦도록 책을 읽고 있었다.
그 때 이상재 선생댁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물건을 훔쳤다.
그리고 마침내 서재의 방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도둑은 깜작 놀랐다.
당황하는 도둑에게 이상재 선생이 여유있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신가?”
*영화 <도둑들> 중에서.
도둑은 아무 말도 못하고 안절부절했다.
이상재 선생이 다시 도둑에게 점잖케 말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염려말고 더 챙겨 가지고 가시오”
도둑은 어떨결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얼른 밖으로 나갔다.
그때 마침 순찰을 하던 순사에게 붙들렸다.
순사는 도둑을 끌고 이상재 선생 댁으로 와서 도둑을 잡았으니
도둑 맞은 물건을 받으라고 했다.
이상재 선생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것들은 내가 저분에게 가지고 가라고 준 것인데 어째서 도둑이요?
그 분은 우리 집에 온 귀한 손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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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는 자와 주는 자는 다릅니다.
빼앗기는 것과 주는 것은 다릅니다.
안주겠다고 움켜 쥐는 자와
빼앗겠다고 안간 힘을 쓰는 자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주는 자는 멋있습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일은 진정 부유한 자의 여유입니다.
오늘 그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