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서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남을 위해서도 자기 나름대로는 그렇게 판단해서 거짓말을 합니다. 어떻게든 그 순간순간 자기 나름대로는 이렇게 잘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렇게 나름대로 잘한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으면 행복해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까? 원했던 결과가 얻어지지 않았다면 뭐가 잘못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남편을 잘못 만나서, 아내를 잘못 만나서, 부모를 잘못 만나서, 자식을 잘못 낳아서, 사장을 잘못 만나서 그렇다며 남을 원망하고 고치려 듭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기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되는 부처님, 하느님, 산신님, 용왕님을 찾아가 어떻게 좀 해결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니까 결국 인생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몸부림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운명론에 빠져, 신이 운명을 정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신에게 죽기살기로 빌고 매달리지요. … 그러나 하나하나 따지고 분석하며 살펴보면 결국은 이 모든 것이 다 자기 내면으로부터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똑같은 비가 와도 밭에다 어떤 씨앗을 심었느냐에 따라서 어디에는 호박 싹이 트고 어디에는 참외 싹이 트고 어디에는 참깨 싹이 틉니다. 밭에 물을 뿌려 싹이 텄다고 하더라도 밭이나 물이 근본 원인은 아닙니다. 밭과 물은 그저 하나의 조건에 불과합니다. 본래 그리 될 요인이 씨앗 속에 있었기 때문에 호박이 싹튼 것입니다. … 반면에 아무리 씨앗이 있다 하더라도 밭에 심지 않으면 싹이 트지 않습니다. 밭에 심어서 싹이 트니까 마치 직접적인 원인이 밭에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여기서 착각이 일어난 것이지요. 이것이 전도몽상입니다. 그래서 시각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안으로 돌려서 내면을 깊이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깨어있기-법륜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정토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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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론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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