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단순하지 못함, 복잡함은 분명 현대인의 병인 것 같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상과 물질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풍부하다 보니 이제는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방법조차 잃어버렸어요. 진리는 아주 단순한 것인데 말입니다. 목이 마를 때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은 맑은 물을 마시는 일뿐인데 현대인은 술이나 달콤한 음료를 찾지요. 그것은 갈증을 더할 뿐 결코 우리의 마른 목을 적셔 줄 수 없어요.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셔야 한다는 진리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듯 신의나 정절 같은 덕목 역시 불변하는 가치입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그것은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들릴 뿐입니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단순명료한데도 현대인은 다양한 논리라는 미명 하에 그 사실을 잊고 있거나 모른 체하고 있어요. 지금이야말로 '진리의 검으로 무장하고 빛의 갑옷을 입을 때'가 아닐까요.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법정·최인호 지음, 여백)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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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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