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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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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을 원할수록 크게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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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버린 자가 크게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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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벚꽃잎들.


요즘 남산 순례길에서는 사람들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지난 겨울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아마도 주변에 백화가 만발한 산속을 걷다 보니 마음도 열리나 봅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넛마을 젊은 처녀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주오.”
콧노래를 부르며 산책하는 분들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매화, 산수유, 벚꽃이 피었다 지고 나니 뒤를 이어 진달래, 영산홍, 이름 모를 작은 풀꽃 등등 온 세상이 꽃 천지가 되었고 거기에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들리니 “이곳이 극락이구나!” 하며 저도 덩달아 즐겁습니다. 문득 오늘 나누고 싶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수목등도화 사재능결과 강수류도사 강재능입해·樹木等到花 謝才能結果 江水流到舍 江才能入海)라는 말씀이 화엄경에 전해지고 있답니다.


저는 몇해 전 타이에서 원숭이를 잡는 사람들을 보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호리병 항아리에 넣어두면 원숭이는 빈손을 집어넣어서 항아리 속 바나나를 움켜쥡니다. 이때 숨어 있던 사람들이 원숭이를 잡습니다. 원숭이는 잡혀가면서도 손에 쥔 바나나를 놓지 않고 소리만 “꽥꽥” 지릅니다. 움켜쥔 바나나만 놓으면 도망가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데도 욕심 때문에 손을 놓지 못하고 잡히고 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인 고(苦)·집(集)·멸(滅)·도(道)의 네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四聖諦)에서 보듯이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입니다. 우리가 괴로워하는 것은 집착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고,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기에 삼척동자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행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이렇게만 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최근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욕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욕심을 채우면 행복해질 거란 착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욕심은 위에서 얘기한 원숭이처럼 자기 자신의 불행으로 이어집니다. 욕심은, 집착은 불행한 삶으로 만들어 갑니다.
버림은 보시입니다. 보시는 나눔이고 나눔의 씨앗은 행복의 열매로 돌아옵니다. 저는 제게 찾아와 고민을 상담하는 분들에게 얘기합니다. “구하라! 그럼 불행해질 것이고, 놓아라! 그럼 행복해질 것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떨어지는 저 꽃을 보며 여러분은 무얼 버릴 것입니까? 법정 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적게 버린 자는 적게 얻을 것이고, 크게 버린 자는 크게 얻을 것이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걸 바꿔야 합니다. 행동도 바꾸고 말도 바꾸고 생각도 바꾸면 새 삶이 시작됩니다. 마치 나무가 꽃을 버리고 강물이 강을 버리듯이….


마가 스님(자비명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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