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희망 센터
참 놀랍습니다.
2009년에 민들레 희망 지원 센터를 연 것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3월말까지의 중구 인현동에 있었던 민들레 희망 지원 센터는 더 큰 놀라움을 우리에게 선물했습니다. 이층 작은 집이었지만 몸 누일 곳조차 없던 노숙 손님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였습니디. 술만 드시지 않았다면 노숙하는 분은 누구든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금자리였습니다. 민들레 진료소가 격주로 한 번씩 열렸고, 찜질방 티켓도 몸살이 났거나 아픈 분들, 또는 내일은 막노동을 나가려는 분들, 너무 갑자기 추워질 때 나눠드렸습니다. 언제든지 센터에서 몸을 씻고 세탁할 수 있었기에 찜질방에서더 대환영 했기 때문입니다.
손님들이 발을 씻기만 하여도 새양말을 드리고 아낌없이 세면도구를 드렸습니다. 속옷이 너무 헐어서 입을 수 없으면 새 속옷도 드렸습니다.
얼어붙지 않으려 추운 겨울 밤새 걸었던 손님들에게는 낮잠을 잘 수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간단하게 발표하면 독서 장려금을 드렸습니다. 인문학 강의도 했고, 음악회도 열기도 했습니다.
천주교 인천교구에 건물을 돌려드리고 급하게 국수집 근처에 방을 얻어서 세탁과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책을 보고 싶어하는 손님들을 위해 조그만 도서실을 만들었습니다. 무료진료소와 인문학 강의도 국수집에서 힘들지만 계속했습니다.
이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이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필리핀 현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떻게해서라도 우리 VIP 손님들을 위한 민들레 희망 센터를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바티칸 교황청의 광장에 마련된 노숙인 샤워시설보다 훨씬 좋은 민들레 희망 센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담한 주택을 점 찍었습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매계약을 하려고 갔습니다.
우리 손님 한 분이 부동산중개업소에 들어옵니다. 세상에! 참 교양이 있는 VIP손님이셨습니다. 간혹 달걀 한 판을 들고 오기도 했습니다.
당신 부친이 돌아가신 후 집에서 밥을 먹을 수 없었답니다. 밥 뿐이어서 민들레국수집에 가서 밥 먹고 겨우 살았다고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로 정상적으로 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자기가 장남이지만 동생이 자기를 보살펴주기로 하고 집을 상속받게 했답니다. 동생도 결혼은 못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민들레 희망 센터로 하겠다고 하니까 당신도 이용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대환영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매매 계약을 했습니다.
그렇게 계약을 맺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셨습니다. 꼴베 형제는 교도소에서 25년 넘게 살면서 일해 번 돈 중에서 삼백 만 원이나 민들레 희망센터에 보태라고 했습니다. 펠렉스 형제님, 아우구스띠노 형제님, 이수진님, 데레사 자매님, 바오로딸 수녀원, 용인 동백성당 신부님 등등 너무나도 좋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중도금까지 잘 치렀고요. 오늘은 대출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잔금도 치를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일훈 선생께서도 변함없이 민들레희망센터 리모델링 디자인을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민들레 꿈 공부방 리모델링을 도와주신 본부장님도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돕겠다고 하셨고요. 민들레 식구들도 돕겠다고 합니다.
노숙하는 우리 손님들의 작은 쉼터.
라일락 나무(수수꽃다리)도 심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