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업가가 1977년에 인도 뭄바이로 출장을 떠났던 얘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출장 간 일은 잘 끝났고,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는 꽤 여유가 있는 상태였다. 그 남자는 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택시기사는 현지인이었는데도 길을 찾지 못했다.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자 그 사업가는 비행기를 놓칠까 봐 서서히 걱정이 도기 시작했다. 그는 택시기사에게 버럭 화를 냈다. 그럴수록 택시기사는 더 당황할 뿐이었다.
*영화 <택시2> 중에서
그 사업가는 자신의 유일한 희망은 비행기가 늦게 출발하는 것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가까스로 국제공항에 다다랐을 때 그의 마지막 희망이 깨졌다는 걸 알았다. 평소에는 자주 연착하는 인도 비행기가 그날 딱 한 번 유일하게 제시간에 떠나버린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탔어야 할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고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이 멍청한 운전사야! 택시 운전을 하려면 당연히 공항 가는 길은 알고 있어야 하잖아. 당신, 다시는 택시 운전 같은 거 하지 마. 이 멍청아!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잖아!"
그런데 그 순간 그는 하늘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비행기를 두 눈으로 보고 말았다. 동체가 땅에 충돌하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자 사업가는 택시기사에게 지갑에 있는 돈을 전부 주며 말했다.
"와우! 당신은 멋쟁이 택시기사야! 당신은 내 친구! 자, 팁을 듬뿍 드리리다!"
사업가는 그때의 경험으로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계획한 대로 되어가지 않을 때에도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 대신 '좋을지 나쁠지 누가 알아?'를 되새긴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나무옆의자) 중에서
원숭이 마음 명상에서 '원숭이 마음'이 뜻하는 의미는 원숭이가 숲 속에 살면서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로 건너 뛰어다니는 것처럼, 이 일에서 저 일로 한시도 쉬지 않고 건너 뛰어다니는 분주한 마음을 일컫는 은유였다. 고요히 멈춰야 하는 나쁜 마음이었다. 당신은 우리 인간들이 마음을 고요하게 멈춰 있기가 왜 어려운 지 알 것이다. 우리는 거의 모두가 '원숭이 마음'을 갖고 있다. 지은이아잔 브라흐마(아잔 브람)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한 세계적 명상스승. 짧은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전한다. 30년 넘게 숲 속의 수행승으로 살고 있으며,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불교협회 지도자이자 보디냐나 수도원장이다. 이전 작품으로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성난 물소 놓아주기』 등이 있다. 엮은이각산 아잔 브라흐마의 한국 제자이자 세계명상수행승으로 세계명상힐링캠프를 주최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블교학을 배운 후 미얀마 명상 고승 파욱 사야도와 아잔 브라흐마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호주, 중국 등의 명상센터와 송광사, 범어사, 통도사 등의 제방 선원에서 10여 년 수행 탐방했다. 해인사 입산, 해인사 고승 보광 성주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현재 아잔브람 한국명상센터원장과 참불선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멈춤의 여행』, 역서와 편저『법화삼배참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