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3077

간디의 직업은?

$
0
0


만약 누군가가 간디의 직업이 뭐였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변호사? 정치인? 작가? 시민운동가? 자연치료 전문가? 물레질하고 옷감짜는 사람? 모두 맞다. 만약 그에게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그는 어떤 직업을 택했을까?


앞에서 방문했던 뭄바이 마니바반에 갔을 때 벽에 걸려 있는 한 액자에 눈길이 끌렸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니 간디가 영국에 갈 때 작성한 비자 신청 관련 서류였다. 색이 변하고 낡은 누런 문서에는 이런저런 항목에 다른 간디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다. 문서를 쭉 흝고 내려오다가 '직업란'에 적혀 있는 그의 직업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예상밖으로 '농부'라고 적혀 있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한 번도 간디를 육체노동자로 생각해 보지 못했고, 더욱 농부라는 직업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얼마나 육체노동을 강조했고, 더욱이 농부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농사를 얼마나 열심히 지었는지 알게 되면서 '농부'는 참 적절한 자기이해였음을 알게 되었다.

간디의 농부 철학은 남아프리카 생활에서 형성되었다. 그는 10년 동안 남아프리카 농장에서 일하며 농업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게 되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강하게 체감했고, 그 이후로 그는 평생 농부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합당한 노동을 했다.


<간디와의 대화 - 어떻게 살 것인가>(김진 지음, 스타북스) 중에서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3077

Trending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