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는 청송을 다녀왔습니다.
어느 수녀님께서 정성스럽게 실로 엮은 묵주를 천주교 형제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교도소에서 위험하다고 받지를 않습니다. 혹시나 실을 풀어서 사고를 치면 어쩌냐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멋진 서른두 살 청년이 필리핀 빠야따스 아이들 장학금으로 열 명 분을 마련했다면서 저에게 봉투를 내밉니다. 정말 아껴 모은 귀한 돈입니다. 고맙습니다.
2005년도입니다. 0 0 0 집배원님께서 월요일마다 민들레국수집에 달걀 한 판을 내밀어 놓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고된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쉬는 날에는 민들레국수집에 오셔서 설거지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는 월요일 점심을 굶으시고 그 비용을 아껴서 일년 만기의 우체국 적금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적금을 타면 이십 몇 만 원이 된다고 합니다. 조금 더 보태서 삼십 만원을 만들어서 봉투에 담아 좋은 데 쓰라면서 주십니다.
나눔은 자기의 여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배고픈 사람과는 배고픔을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월요일 점심을 굶고 그 배고픔을 배고픈 이웃과 나누는 것이 참 나눔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어제 적금을 타셨답니다. 바로 사진에 있는 흰봉투 안에 있답니다.
내일이면 4박5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 퀘존시티의 빠야따스를 다녀옵니다.
그 사이에 민들레희망지원센터 수리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민들레국수집 식탁을 전부 수리할 예정입니다.
우리 손님들이 잘 버티시면서 지내시고 13일 토요일에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