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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스승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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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베르디에  |  yayavara@yahoo.com


조지1-루카스.jpg» 조지 루카스


스카이워커 목장(Skywalker Ranch)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가 그의 영화 작업을 위해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다.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나 ‘스타워즈(Star Wars)’ 같이 세대와 세대를 넘어 전 세계 수많은 마니아를 탄생시킨 걸작 영화들을 만들어 낸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북쪽 마린 카운티(Marin County)에 있는 자신의 거대한 목장에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열광시킬 시나리오와 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갈 작품에 집중한다. 그가 1년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마하카루나 불교센터(Mahakaruna Buddhist Center), 사라하 카담파 불교센터 (Saraha Kadampa Buddhist Center) 그리고 수카시디 불교재단 (Sukhasiddhi Foundation) 등 다양한 불교 사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조지 루카스가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지리학적 배경을 살펴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세계 각종 언론사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조지 루카스는 여러차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작품에 불교사상 투영

스스로 “감리교 불자” 고백


인도에서 만난 고승에 감동

기사단 이끄는 ‘요다’ 모델

요다 대사에 불교사상 반영


제다이 기사들도 독신·명상

불교적인 사상과 깊은 관련

전 세계인과 불교 공유 의도


저명 작가인 마투 보톨린은

‘스타워즈의 다르마’ 펴내


“사실, 저를 포함해서 여기 마린 카운티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불교 신자입니다.”

조지 루카스는 1944년, 개신교 최대 교파 중 하나인 감리교를 따르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을 얻은 영화 중 하나인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들어 낸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동양 철학 그리고 동양 종교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89년부터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신 배경을 소개하며 자신은 ‘감리교 불자’라고 소개했다. 자신이 불교와 인연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조지2.jpg» 작가 마튜 보톨린은 ‘스타워즈의 다르마’에서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양한 불교철학을 찾아내 분석해 화제를 낳았다.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 속 신비로운 기사단의 기사인 제다이(Jedi)의 철학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 제다이 기사단의 철학은 선불교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제다이 기사단 기사들은 스님처럼 독신 생활을 하며 금욕적인 삶을 산다. 모든 생명체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어떠한 상황에 닥치더라도 개별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채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불교 철학 덕분에 ‘스타워즈’는 그저 블록버스터 영화로만 간주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전세계 불교학자들과 신자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수많은 불교 서적들을 영어로 번역한 저명한 불교학자 알렉산더 버진(Alexander Berzin)은 “조지 루카스 감독이 영화 스타워즈를 제작하기 직전 인도의 다람살라(Dharamsala)로 여행을 떠났었다”고 밝혔다. 1979년 다람살라에 도착한 조지 루카스 감독은 달라이라마의 스승이었던 텐자브 세르콩 린포체(Tsenzhab Serkong Rinpoche)를 만났다. 알렉산더 버진도 텐자브 세르콩 린포체의 제자 중 한 명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스승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저희 스승님께서는 거대한 체격을 지닌 분으로 머리카락 하나라도 보일까 매일 면도를 하셨어요. 잔주름이 가득한 얼굴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 보이셨죠. 스승님의 소박한 삶의 모습이나 지혜로운 말씀들, 또 가끔씩 들려주시는 농담들 때문에 스승님은 마치 전래동화나 우화 속에 나오는 전형적인 현자와도 같았어요. 이런 스승님의 모습을 인상 깊게 지켜본 건 저 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람살라를 여행한 후 영화 ‘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카스는 스승님을 영화 속 등장 인물 중 한 명으로 만들었죠. 그가 바로 제다이 기사단의 스승이자 영화 속 철학적 가르침을 전달하는 요다(Yoda)입니다. 저희 스승님인 텐자브 세르콩 린포체를 모델로 만들어진 등장인물이랍니다. 비록 스승님의 겉모습을 영화 속에서는 많이 요상하게 바꾸긴 했지만요. 스승님은 1983년 인도에서 입적하셨습니다.”


 조지3.jpg» 제다이 기사단 스승 ‘요다’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 다람살라를 여행하던 중 만난 티베트 고승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요다가 ‘스타워즈’에 등장했던 때는 1980년 ‘제국의 역습(Empires Strikes Back)’ 편에서부터인데 그 후 요다는 ‘스타워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이 되었다. 조지 루카스가 모델로 삼았던 텐자브 세르콩 린포체의 가르침은 요다의 다음과 같은 대사 속에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집착은 질투를 불러일으키고 탐욕을 잇따르게 한다. 잃어버릴까 두려운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쉽게 보내버릴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져라. 두려움이라는 것은 암흑으로 향하는 길목에 존재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분노를 일으키며 분노는 증오를 불러 온다. 또 분노는 고통만을 만들어낼 뿐이다.”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의 불교 사원 플럼빌리지(plum village) 불자 작가인 마튜 보톨린(Matthew Bortolin)은 2005년 ‘스타워즈의 다르마(The Dharma of Star Wars)’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서적을 출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인 ‘스타워즈’에서 다양한 불교 철학들을 찾아내 분석했다. 실제로 조지 루카스의 영화 속에서는 현재 자신의 상황을 수동적으로 자각하자는 마음 챙김,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 카르마, 어두운 악의 측면을 초월하는 마음가짐 등 다양한 불교 철학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보톨린은 영화 속 제다이 기사들의 명상 모습을 남방불교 수행법인 마음챙김의 명상 모습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제다이 기사들이 차분히 상황을 직관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이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고 현실과 접하는 모습 등은 마음챙김의 철학 바로 그것이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신작인 ‘제다이의 귀환(the Return of Jedi)’과 ‘깨어난 포스(the Force Awakens)’ 두 작품에서는 더욱더 불교철학들이 영화 곳곳에 분명히 드러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에서 요다는 다음과 같이 말 한다.


“당신과 내 주변 그리고 나무 그 어디서도 포스를 알아차려야만 한다.”

조지 루카스 감독뿐만 아니라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스티븐 시걸(Steven Segal)과 같은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은 이미 수차례 여러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또 그들의 작품에서 불교가 지혜와 자비로운 마음을 강조하는 아름다운 종교임을 강조하고 있다. 복잡하고 세속적이기만 한 연예계 한 가운데서 물욕과 질투로 가득찬 사람들을 뒤로 하고 불교를 접한 그들은 부처님 말씀과 불교철학을 그들의 삶에만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전 세계인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글은 법보신문(http://www.beopbo.com/)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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