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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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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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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수책-.jpg



괜히 견디지 마세요


 <꿈꾸는 당신>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 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밤새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길고 시고 매운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당신, 참 대단하세요.

 하지만 이제부턴 괜히 견디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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