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융성하고 쇠퇴하는 것에 어찌 정하여진 원칙이 있겠는가. 사람이 도를 넓히는 데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잡으면 있고 놓아버리면 없어진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도가 사람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를 버리는 것이다.
옛사람은 산림에 살거나 조정과 시장에 은둔하거나 명리에 끄달리지 않고 바깥 사물에 눈멀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청아한 기풍은 그 시대에 진동하고 아름다운 명성은 만세에 드날렸다. 그러나 어찌 옛날에만 그랬고 요즈음이라 해서 되지 않겠는가. 교화가 지극하지 못하고 실천에 힘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옛사람은 순박했기 때문에 교화될 수 있었지만 요즈음 사람은 들뜨고 천박하므로 교화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실로 사람들을 부채질하여 현혹시키는 말이니 생각해 볼 가치도 없다.
<성철 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어록4>
<정선스님의 선림보훈-선림의 수행과 리더쉽>(감역·벽해 원택, 장경각 펴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