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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가격이 이것밖에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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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농산물 찾는 당신, 먹을거리의 ‘갑’이십니다
[농민주일 기획 - 우리가 바로 생태사도입니다 4]
너무 비싸다고? 유기농산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승인 2013.07.24  
 


“유기농이 좋은 것은 알지만 너무 비싸요.”
“유기농은 돈 많은 사람들이나 먹는 거잖아요.”
“유기농이랑 일반 농산물이랑 영양 차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데요.”

유기농 또는 생명농산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이다. 우리농 매장의 유기농 생명농산물은 비싼가? 비싼 것도 있다. 하지만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모두 비싼 것만도 아니다. 대형 마트에서 친환경, 유기농 마크를 달고 팔리는 상품들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품목도 있다. 거기에 돈 주고도 사기 힘든 ‘신뢰’가 포함되어 있다면, 가치의 측면에서는 비교 불가다.

그러나 막상 우리농 매장에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은 “(가격이) 이것 밖에 안 되요?” 하고 묻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 친환경 코너의 고급스런 위용에 눌린 이들은 대체로 엄청난 가격 차이를 상상하지만 일단 유기농산물 위주로 밥상을 차리다보면, 오히려 냉장고도, 가계부도, 몸도 정돈된 가벼움을 느끼게 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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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농 매장 종이봉투에 소담히 담긴 유기농 감자. 갓 캐낸 싱싱한 감자가 2킬로그램에 3천600원 ⓒ정현진 기자


우리농 매장의 농산물 가격 어떻게 책정되나?
가격 책정과 생산 원칙의 비밀

 

우리농 매장의 농산물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고, 비싼 것은 왜 비싸며, 일반 마트에 비해 없는 것이 그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농 가격 책정 과정을 보자. 우리농 물품의 가격은 생산비를 기준으로 책정하고 계약 재배를 통해 수매한다. 수매 단계에서 일반 농사보다 곱절의 일손이 들고, 수확량이 적은 어려운 유기농사의 노력에 대해 생산비를 보전해주기 위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한다.

하지만 김장배추, 과일의 경우 시중 가격이 높더라도 우리농은 계약된 가격에 수매하기 때문에 시중 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 이런 수매방식으로 인한 안정된 가격은 장마철 이후, 명절 전후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비싸게 사고, 농민은 헐값에 농산물을 넘겨야 하는 일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생산비 보전을 해주는 만큼 믿을 수 있을까? 우리농 물품은 전국 15개 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철저하게 관리한 농산물이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어느 곳보다 생명을 살리는 농사 방법(농사 체계)을 만드는 데 노력하며, 매년 인증기관으로부터 잔류농약, 수질, 토양, 인근 환경에 대해 검사를 받는다고 밝힌다.

 

 

<우리농 농산물 생산 원칙>


유기농 주곡과 친환경 잡곡 : 우리농 농산물은 친환경농산물 중에서도 유기농이 많다. (유기농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3년 이상 농사를 지어야 인증 받을 수 있다.) 농사에 있어 저농약과 무농약 유기농은 큰 차이가 있고 생명농업, 소농을 지향하는 우리농은 친환경보다는 유기농으로 생산한다. 잡곡은 강원도(원주 일대), 안동교구 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며, 다른 산지의 것과 섞지 않는다.

제철채소 중심의 채소, 유기농 지향 : 제철채소 원칙으로 겨울에는 채소 종류가 적다. 유기농 원칙에 따라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겨울철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또 채소의 크기나 색깔, 양을 위해 화학비료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자급사료율 높은 축산물 : 한우는 100% 자급사료를 먹이고, 나머지도 자급사료율이 높다. 또한, 소규모 축산,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으로 더디게 자라지만 생명축산물을 키워 공급한다. 곡물사료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덜 사용하는 과일 : 과일은 농약 없이 농사짓기는 매우 어려워 우리농도 대부분 저농약 농산물이지만, 그 양이 여타 저농약에 비해 현저히 낮다(예 : 사과 연 5~7회 이내). 또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공식품은 농민 직접 가공, 전통적인 방식을 우선 : 원재료를 큰 업체에 위탁하면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우리농 규모에 맞지 않아 농민이 직접 전통적으로 만드는 것이 많다. 가공식품의 경우, 원재료를 직접 농사짓는 농민이 만든 가공식품을 위주로 한다(예 : 쌀물엿, 식초 등).

  

 


 유기농산물 가격? 따지고 보면 소비자가 남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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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농과 대형마트 가격 비교표. 필수 장보기 항목 중 몇 가지를 일반 대형마트의 유기농, 친환경 상품 가격과 비교해봤다.


가정에서 항상 구입하게 되는 일부 품목에 대해 대형마트의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 가격과 비교해 봤다. 쌀, 축산물, 계란 등의 경우 대형마트와 별 차이가 없거나 저렴하다. 그러나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 참기름, 들기름의 경우 큰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왜일까?

 

얼마 전 ‘산분해 간장’에 대해 보도된 적이 있다. 간장의 원료가 되는 메주를 숙성, 발효시키기까지 약 40일이 걸린다. 그러나 업체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대량생산하기 위해 메주의 숙성과정에서 일어나는 콩 단백질의 분해를 염산으로 처리한다. 게다가 중화 과정을 위해 수산화나트륨(양잿물)을 사용한다. 물론 모든 간장이 이런 산분해 간장은 아니다. 산분해 간장과 양조간장을 섞은 혼합간장, 콩 외에 밀가루와 쌀 등을 섞어 만든 양조간장도 있지만, 양조간장에 사용된 콩은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된장의 경우를 보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시판되는 된장에 대해 “된장이 아니라 ‘된장맛 소스’라 불러야 옳다”고 말한다. 된장의 사전적 정의는 “메주로 간장을 담근 뒤에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다. 그러나 ‘식품 공전’(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 첨가물 등의 기준, 규격을 공시한 것)에서는 “된장은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콩에서 기름을 짜낸 찌꺼기) 등을 주원료로 하여 식염, 종국을 섞어 제국하고 발효 · 숙성시킨 것 또는 콩을 주원료로 하여 메주를 만들고 식염수에 담가 발효하고 여액을 분리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그리고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사먹는 된장은 콩 100%가 아닌,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를 주원료로 한 ‘된장맛 소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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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농 매장에서는 성분 표시나 원산지 표시는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어느 지역의 어느 농민이 만든 것인지, 이름과 얼굴을 보는 것으로 끝 ⓒ정현진 기자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제대로 알기,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보시니 좋았다”던 말씀대로 살기 위해

 

이렇게 만든 간장과 된장은 공장 대량생산을 감안하더라도, GMO 오염 걱정이 없는 100% 우리 콩을 농사지은 농민이 전통 방법에 따라 만든 것들과 가격 차이가 현저할 수밖에 없다. 비싼 식재료 중 하나인 참기름의 경우, 중국산 참기름이나 가짜 참기름에 속지 않기 위한 노력을 감안하면,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우리농 참기름을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농 생명농산물을 가격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생명농산물을 소비한다는 것은 농민들이 생명농업을 이어갈 수 있고, 토종 종자를 지키며, 생태계와 창조질서를 보전한다는 것을 뛰어넘는다. 이것은 신앙의 문제이며, 총체적으로 생명을 지향하는 우리 삶의 문제다.

또 이 운동에 동참하는 우리 모두가 ‘먹을거리의 갑’이 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생명농산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찾음으로써 농민들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더 많이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농민들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찾지 않는 농산물은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고, 그러면 소비자는 어디서 어떻게 왜곡되는지 모를 먹을거리를 주는 대로 먹을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몇 백 원, 몇 천 원에 갈등하는 ‘생활인’들의 현실과 삶의 틀을 바꾼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농촌을 살린다는 것, 생명농업, 생명의 먹을거리가 왜,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것이다. 그리고 아는 만큼, 지금 할 수 있는 만큼씩만 참여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과 우리농 매장에 대해 폄하하지 않고, 지지하며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큰 격려가 될 수 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창세 1,29-31)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교회의 생명운동이다.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우리 모두의 몫이며,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다. 열 번에 한 번쯤은 더 큰 생명을 위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만큼씩 ‘보시기 참 좋았다’던 말씀이 이뤄지지 않을까.

 

 

<교구별 우리농촌살리기운동 홈페이지 및 직매장 연락처>


서울대교구 : www.wrn.or.kr
인천교구 : cafe.daum.net/inwoorinong
수원교구 : www.woorinong.net
대구대교구 : www.dcwrn.or.kr
의정부교구 : cafe.daum.net/eco-ujb
대전교구 : www.wefarm.or.kr
광주대교구 : www.canong.or.kr
마산교구 : cafe.daum.net/masanganong
청주교구 직매장 : 043-256-9484
안동교구 직판장 : 054-855-0127
부산교구 직매장 : 대청동 051-464-8437 / 남천동 051-625-5547 / 안락동 051-753-8492 / 울산 052-268-8495
전주교구 : cafe.naver.com/kcmf1004
춘천교구 : 033-255-2247 

 

 

*이 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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