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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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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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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종교가 희망인 이유,종교인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참으로 있는 것인가.

몇 년 전 영국 BBC는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욕망 지수가 가장 높다고 손꼽았다. 욕망지수가 높으니 자연스레 자살률도 높아진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다종교 사회이고, 통계상의 종교 인구가 나라 인구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은 정황에서 욕망 지수가 높다는 것은 종교무용론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 점은 한국의 종교인들이 부끄러워 할 일이다. 모두가 물질적 욕망을 향해 질주할 때, 그래도 종교는 그것을 억제하고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가르침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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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 오늘의 세계는 기후 붕괴로 사실적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환경학자들은 단순성을 21세기를 사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평가한다. 필자 생각에 이런 단순성은 종교적 힘이 없다면 가능치 않다. 종교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던 자연 자체를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자연이 새로운 가난한 자가 되어 버렸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은총을 자연에게 되돌려 줌으로써 다음 세기도 여전히 건강한 지구가 되도록 하는 힘을 종교가 줄 수 있다. 종교마저 타락하고 물질적 힘에 종속된다면 세상은 정말 희망이 없을 것이다.

종교사회학자들은 복지가 구현된 서방세계에서 종교인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분석한다. 물질적 충족이 종교성을 잊게 했다는 결론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최소한의 물질로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것은 어렵지만 종교인이 마땅히 취해야 할 바이다.

<이웃종교인들을 위한 한 신학자의 기독교 이야기 - 한국적, 생명적 기독교를 말하다>(이정배 지음, 동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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