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오대본산 이야기
화엄사 각황전 옆의 계단을 오르면 국보 제35호로 지정된 4사자 3층 석탑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석탑과 양식이 달라 불국사 다보탑과 함께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특별한 석탑 양식을 보여준다.화엄사는 인도에서 바다를 건너온 연기조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효성이 지극했던 연기스님은 3층탑을 4마리 사자가 받들게 하고 그 중앙에는 당신의 어머니를 모셨다.
그리고 맞은편에 석등을 이고 우슬착지, 오른 무릎을 땅바닥에 대고 어머니에게 차공양을 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승상으로 조성하였다.
화엄사에서는 그런 연유로 이곳을 효대라고 부른다.
대웅전 뒷길을 따라 올라 가면 구층암이 있다.이곳의 선원 건물은 모과나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하여 유명한 곳이다.천불전 앞에는 목재 기둥으로 사용하기 위해 베어낸 모과 나무에서 자라난 자식 모과나무가 어머니 모과 나무를 바라보며 황금빛 모과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금년 모과가 가장 많이 열렸다고 한다.구층암에서는 지리산의 야생차를 따서 제다체험을 할수도 있다.
화엄사
호남에는 송광사.선암사.백양사.대흥사.화엄사등 5대본산이 있다.
절집에 전해 지는 말이 있다.송광사 가서 계율 자랑하지 말고 선암사 가면 문장 자랑하지 마라.백양사 가서 인물 자랑하지 말고 대흥사 가서 염불자랑 하지 마라.화엄사에 가면 주먹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송광사는 승보사찰로 16국사를 배출했고 근대 효봉스님.구산스님.법정스님등 위대한 선지식들이 불교를 일으킨 곳이다.
선암사는 경운스님 같은 뛰어난 학승이 진진응스님.박한영스님같은 대강백을 배출하여 근대 불학의 최고봉을 이룬 도량이다.
그 맥은 작가 조정래를 통하여 이어지고 있다.조정래의 아버지 조종현 스님은 시조작가이며 일본 유학하고 돌아와 선암사 대웅전에서 최초로 결혼식을 올렸으며 선암사 아랫마을 에서 조정래가 태어났다.조정래의 형님은 조진래이다.
백양사는 만암스님.묵담스님.서옹스님등 조계종과 태고종.법화종의 종정을 배출한 고불총림이다.운문암 선원은 내소사의 월명암.선운사의 도솔암과 함께 호남의 3대명당으로 이름난 곳이다.
대흥사는 의식을 중시하여 범패와 장엄의식을 자세히 가르쳤다.조선시대에는 13대종사 13대강사를 배출하면서 조선불교의 등불이 되었다.
대흥사 일지암에 머물던 초의스님은 다도뿐 아니라 선지가 깊고 불학에도 정통하였다.그는 범자와 단청.불화에도 일가를 이루었다.불가의 승려신분으로 시.서.화.차.향.에 일가를 이루어 신분계급을 초열하여 조선후기 아회문화의 꽃을 피운분이다.
화엄사는 주먹질을 잘해서가 아니고 임진왜란과 일제를 거치면서 저항정신이 치열했던 곳이다.정유재란때는 승군의 본영같은 역할을 했고 그 때문에 왜군에 의해 88개 암자와 함께 전사찰이 불태워졌다.
화엄사 출신 자운대사는 이순신 장군 아래서 조선 수군의 중요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오대본산 이야기도 이제 그 전통을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