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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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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소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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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단추는 두개 쯤 풀어서 가슴을 드러내고, 목거리를 하고, 팔엔 문신을 하고, 아이돌 같은 머리 스타일의 칼렌츠. 그는 개신교 목사다. 그것도 미국 뉴욕에서도 ‘핫’한 힐송교회 목사다. 힐송교회는 노래와 연주 등 콘서트형 예배로 분위기를 ‘업’ 시키는 곳이다. 칼렌츠는 미국의 슈퍼스타 가수 저스틴 비버를 비롯한 대중스타들의 멘토다. 또한 교회는 ‘노잼’이라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예배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의 책 <순간을 소유하라>(정민규 옮김, 움직이는서재 펴냄)가 출간됐다. ‘흔들리지 않고 사는 법’이란 부제를 달아서다. 처음 그 책을 펴들었을 때만 해도 그렇고 그런 책이려거니 했다. 수많은 스타군단을 거느린다고 그가 훌륭하라는 법이 없다는 것은 익히 봐왔기에 그랬다. 그런데 아니다. 저스틴 비버 같은 젊은이들의 마음에 콕 박힐만한 그만의 뭔가가 있다는 것을 <순간을…>이 보여준다.


 그는 외모와 차림새는 자유분방하고 상당히 진보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지만, 그의 설교는 상당히 도덕적이고, 전통적인 요소가 적지않다. 그가 젊은이들의 자유주의적 경향에 무조건 동조함으로써 지지와 인기를 얻어내는 류는 아니라는 뜻이다. 표피적인 것을 건드리기보다는 오히려 본질적인 것을 건드리려 들기때문에, 진부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그의 말에 동조하는 것은 그의 진솔함 때문인지 모른다.

 칼렌츠는 “두려움이 모두 사라질 수는 없지만 두려움을 다루는 방식은 바뀔 수 있다”면서 자신의 체험을 이렇게 고백한다. 

 

 젊은이들로 가득 찼던 어느 모임에서 있는 힘껏 설교했던 기억이 나네요. 청중은 150명 정도 됐었습니다. 청중 가운데는 오기 싫은데 마지못해 온 사람도 있어 보였습니다. 젊은이들은 아무 말 하지 않고도 표정만으로 앞에서 말하는 사람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죠. 표정으로 그들은 모두 표현하거든요. ‘지루해요. 저는 당신이 별로거든요. 도대체 언제 끝나죠? 기다리기 정말 힘드네요’ 이렇게 표정으로 모두 말해버리니까요.

 설교를 마친 후에 우연히 그곳에 계셨던 한 어르신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잘 들었네. 하지만 카펫을 새로 바꿔야겠어. 자네가 하도 왔다갔다 해서 구멍이 난 것 같아.”

 나중에 그 설교를 녹화한 영상을 봤는데, 제가 모든 두려움을 제 발에 쏟아붓고 있었나봅니다. 보기엔 산만할 정도로 왔다갔다 했었는데 제 자신은 의식하지 못한 거죠.

 하지만 그날, 저는 한 걸음 나아간 겁니다. 모든 경기의 첫 라운드에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12라운드쯤 가면 온갖 의심을 이겨 내고 승리를 거둡니다. 핵심은, 계속해서 싸우는 겁니다. 혼들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 누군가를 믿게 되는 게 두려운 사람에게는 데이트란 겁나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거절부터 하고 봅니다. 그러나 거절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아쉬움이 남으니까요. 그럴 땐 가만히 앉아서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거예요. ‘세상에는 아직도 좋은 사람들이 많아. 나는 그들을 만나게 될 거야.’ 그럼, 당신은 한 걸음 나아간 겁니다.


 

 책 표지-.jpg그는 또 자신을 따르는 대중의 영웅들이나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다름이 없다는 점을 상기키켜준다. 그는 저스틴 비버가 수많은 가십성 기사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묻는다.

 “만약 당신이 13세 정도에 세계적으로 유명인이 되어 음악, 명성, 돈, 좋은 사람, 나쁨 사람들이 뒤섞인 인생을 살게 된다면, 그리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어떨 거 같나요? 아무런 흔들림 없이, 아무런 실수도 없이 늘 똑바로 살아갈 자신이 있나요? ”

 그는 “저스틴과 어울려 보니, 왜 그 많은 스타들이 마약에 빠지고, 미쳐 가고, 그러다 더 나빠지고, 나중에는 아예 자신의 존재 자체가 영영 사라지기를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면서 “그래서 그런 싸움을 잘 이겨낸 저스틴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돈과 명성을 가진 그도 다른 젊은이들과 똑같은 것, 즉 사랑, 지지, 반응, 경청을 원하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쉽게 상처 받는다”는 말도 잊지않았다.


 칼렌츠는 자신이 깨달은 ’관계의 비법’도 말한다. 즉 ‘강한 척하지 않고 산다면 우리는 서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인 챈들러와 친해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강한 척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서로에게 약함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진정으로 연결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저스틴이 제 곁에 계속 머물러 있는 이유도 제가 강한 척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의 부족함과 약점과 실수를 모두 보여주기 때문일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일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해준다.

 “결국 우리 인생의 모든 목적은 내가 나아지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져서 당신이 얻는다면 내가 져도 됩니다. 진짜 ‘윈-윈’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주로 젊은이들을 많이 상대하지만, ’되는대로 살아라’, ‘마음 편한대로 하라’는 식의 조언은 하지않는다. 오히려 제대로 살아야함을 채근하고, ‘높은 곳을 향해 뛸 것’을 이렇게 촉구한다.

 “‘당신이 무엇을 믿는지, 무엇에 대해 열정적인지 당신은 더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 스스로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와 그곳의 문화가 당신을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가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많은 청년들이 결코 위대하거나 전설적인 일들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만을 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나느 매 주일 교회에 모인 청년들에게 달라져야 한다고 설교합니다. 평범한 일상도 소중하지만, 위대하거나 전설적인 일들을 갈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어느 설교자로부터 구절을 인용해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분명히 애기한다.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구매하느라 돈을 낭비하지 마세요. 불필요한 것들을 사고 나서 돈이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또한,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으려고 인생을 허비하지 마세요.”


 그는 “한때 프로선수를 꿈 꿀만큼 승부욕이 강해 가족끼리 게임에서도 승부욕을 불살라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고 고백하면서, 아주 현실적인 삶의 지혜도 전해준다.

 “우리는 무엇이든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승리의 경험이 쌓여 큰 자신감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승리하려고 하는 태도에는 반대합니다. 뭐든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그 무엇에도 최고가 되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의 등 뒤에는 언제나 비교하는 게 숨어 있고, 비교하게 되면 사람은 방어적이 되지요. 그러면서 훨씬 더 열심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대부분 진정한 승리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소모시키는 노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특정 분야의 최일선에 있는 리더들은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가 뭘 못하는지 정말 잘 알아 자기가 잘 못하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주변에 전문가를 많이 둔다”면서 “그렇게 되면 모두가 더 나아지고, 같이 성장한다”고 말한다.


 칼렌츠는 “지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있다면, 그의 이름은 ‘관점’일 것이고, 이 두 친구가 손을 맞잡고 함께 일한다면 거의 무적의 힘이 발휘될 것”이라며 “우리의 모든 문제는 지혜의 부족함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관점의 결여에서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꼬집는다.

 칼렌츠는 소셜 미디어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악성 댓글이나 가짜 뉴스와 같은 골칫거리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연결성 때문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이나 각종 사건과 그 원인에 대한 생각들을 한꺼번에 알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인스타그람을 즐겨한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스스로 소유권이 있음을 잃어버리면 큰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겪은 놀라운 변화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인생의 기적같은 일들은 기승전결이 분명한 스토리 라인에서 온다기보다는 순간과 순간이 연결되는 곳에서 온다”고 말한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도 우리에게 ‘순간’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낭비되는 순간이 없다면, 그리고 우리의 순간순간에 에너지가 살아 있다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굉장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좌절감과 피로감이 인생의 매 순간을 축소시키도록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지금 이 순간은 사진으로 찍을 만한 가치조차 없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무기력한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꼭 알아 두어야 할 게 있습니다.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는 대부분 특별해 보이지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덤덤한 시간에도 초자연적인 힘이 늘 우리 가까이게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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