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굶은 호랑이가 있었다. 먹이를 찾아 다니다가 드디어 어설프게 쭈그리고 있는 토끼를 보고 한방에 낚아챘다. 이때 토끼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이거 놔 새꺄~~!!” 순간 어안이 벙벙한 호랑이는 얼결에 토끼를 놓아주었다. 상상도 못할 황당한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
다음날,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로 방황하던 호랑이, 드디어 또 토끼를 발견하고 역시 한 발로 낚아 챘다. 그러자 토끼가 어깨를 치며 말했다. “나야 새꺄~~!!” 또 다시 충격에 휩싸인 호랑이는 토끼를 얼른 놔주었다. 그리고 다짐을 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음날 또 토끼를 잡았다. 이번엔 그 토끼가 아니었다. 분명히 다른 토끼였다. 그런데 호랑이는 그 토끼가 한 말 때문에 쇼크를 받아 그만 죽어 버렸다. 토끼가 한 말이란 “소문 다 났어. 섀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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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적인 죽음이나,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 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 등으로 인해 겪는 심리적 외상을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트라우마로 인한 증상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침입적인 생각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새 머릿속은 트라우마 사건으로 가득 차고, 기억을 끊어내려고 해도 트라우마 사건에 집착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각성입니다. 과각성 상태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나 우울한 기분이 들며 식욕 부진,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세 번째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회피입니다. 상처받은 일과 유사한 현상만 보아도 그 때의 기억이 소환됩니다. 트라우마는 생존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사건이므로 몸은 당시의 위협 자극을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는 거의 평생 동안 지속됩니다. 의식에서는 그 사건을 잊었다고 생각하나 무의식적 기억에는 남아 있기 때문에 유사한 자극이 나타났을 때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주었던 그 사건을 객관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 안에서 나를 발견하면 말씀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트라우마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이기에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면 풀무불에 연단한 쇠같이 강해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