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반대한다면 이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전세계 정교회 3억신자의 영적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가 4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성니콜라스성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한국정교회 주교좌인 성니콜라스성당 건축 50돌을 맞아 3~8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세계총대주교청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다”면서 “6일 축성 50돌 기도식과 당일 비무장지대 방문 기도를 통해서도 한반도가 통일을 이뤄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 내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남을 불편해하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민족이 자신들이 원치않게 외적인 영향으로 인해 분단이 됐는데, 흩어진 가족들이 하나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며 “어떤 이득도 가족들을 하나가 되게 하는 일치와 사랑보다 더 위에 놓을 수 있는 것은 없기에 남한에서도 남북한 화해와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네번째 방문한 그는 “7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대해 감사와 격려를 드리고, 임기내 통일을 이루기를 기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교회는 104년 동·서교회의 분열로 가톨릭과 결별했지만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1991년 착좌 이후 종교간 화해와 대화에 앞장서 열린 종교지도자로 알려져있다. 에에 걸맞게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을 환영한다”며 “겸손한 교황이 남북한 화해와 통일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덕담을 했다.
그는 환경운동가로서도 유명하다. 그는 생태계 위기 극복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 및 캔터베리 성공회 대주교와 만나 협력해왔고, 2009년 ‘코펜하겐 기후정상회담’의 합의를 위해 모든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역설하고, 아마존과 다뉴브강 등에서 9번의 국제환경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부군인 에든버러 공작의 후원으로 다양한 환경보호 세미나를 개최해 엘고어 전 미국대통령으로부터 ‘녹색총대주교’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강대국 지도자들이 오히려 지구 환경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이 재활용을 열심히 하며 환경 보전에 앞장서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평했다. 그는 “우리에겐 다음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전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제환경심포지엄에서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정교회 전통에서 본 창조물에 대한 신학적 관점’이란 주제 발표를 직접 할 예정이다.
그는 또 아이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 ‘아이들의 총대주교’란 별칭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16년 성탄절 메시지에서 2017년을 ‘아이들을 보호하는 해’로 정하자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아이들이 디지탈에 포위되어 있다”면서 “아이들에 대한 옳바른 교육과 지도를 포기한다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