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세(TOUCHE)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내가 찔렸다. 내가 졌다. 너의 실력을 인정한다’ 등 상대의 승리와 자신이 패배를 인정하고 펜싱 경기에서 득점을 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펜싱 경기는 점수를 판별하기 힘든 운동이다. 칼이 워낙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찌른 사람조차도 제대로 찔렀는지, 빗나가게 찔렀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요즈음은 전자장비가 갖추어진 옷을 입고 경기를 한다. ‘삐’소리가 나면 전자장비에 의해 누가 누굴 찔렀는 지를 판별하고 점수를 낸다.
그런데 옛날에는 전자장비 없이 점수를 판독하는 방법이 있었다고 한다. 펜싱 경기 중에 단 한 사람 만큼은 점수가 났는지 안 났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바로 칼을 맞은 사람이다. 펜싱은 득점하면 ‘투셰’라고 외칩니다. 이 ‘투셰(touché)’는 ‘찔렀다’라는 뜻이 아니라 ‘찔렸다’라는 뜻이다. 자신이 찔린 것을 선언할 수 있는 겸손한 용기가 원래 펜싱의 정신이다. 자신의 실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 펜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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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정신은 무한 경쟁, 승자 독식의 시대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을 꺾고 이기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사회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사람을 좋아하여 그런 사람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장비에 의해 판독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페어 플레이를 외치는 펜싱의 스포츠멘쉽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