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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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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가족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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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jpg» <에스비에스스페셜>의 <간헐적 가족> 갈무리



에스비에스 티브이 <에스비에스스페셜>이 14일 방영한 <간헐적 가족>( https://www.youtube.com/watch?v=LH7fsbn5wCI )은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이들을 위한 마을공동체 탐사기‘<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휴 펴냄)에 나온 두 공유주택만을 다룬 것이다.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는 국내 18개와 해외 5개 마을공동체의 현장을 전하고 있다.


<한국방송2티브이>의 <다큐3일>은 이 가운데 기존 평범한 마을에서 공동체성이 강화된 전환마을인 ‘파주 문발동 28통’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살기로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sUCKeceTzE )는 제목으로 방영했고, <에스비에스스페셜>은 서울 은혜공동체와 성미산 소행주1호 두곳의 공유주택만 발췌해 다뤘다.


 공유주택은 코하우징, 쉐어하우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유럽에서부터 널리 퍼지고 있다. 세계에서 복지와 행복도 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전국민의 5분의1가량이 공유주택에서 살아가고 있다.


12-.jpg» <에스비에스스페셜>의 <간헐적 가족> 갈무리. 은혜공동체 건물



 공유주택은 다양한 형태들이 있고, 사는 수도 둘부터 수백명까지 워낙 차이가 있어서, ‘이것이 공유주택이다’고 설명하긴 어렵다. 그러나 대여섯가구가 한데 모여사는 공유주택의 대표적 사례를 든다면, 집 설계 전부터 매주 모여 논의해 함께 사는 이들이 1층에 커뮤니티 공간을 두고, 이곳에서 공동으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하고, 저녁식사를 이곳에서 함께 준비해 함께 나누며, 주거 공간은 가구별로 별도로 살아가는 것이다.


 공유주택은 도시에서 유용하다. 급격한 도시화로 핵가족이나 1인가족으로 고립되면서도 더욱 바빠져 외로움과 고독사의 문제를 피하기 어렵고, 독박육아와 독박 가사의 부담에서 벗어나 고통을 나누고 기쁨은 배가하려는 시도가 바로 공유주택이다. 전세계에서 도시화율 92%로 세계 최고수준인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공유주택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유주택에서 관심이 있는 이들이 급증하고, 실제 공유주택을 준비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따라서 은혜공동체와 소행주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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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같은 점은 둘 다 한건물에서 여러 가구가 모여사는 ‘공유주택’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공유의 정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은혜공동체는 14가구 50명이 한집처럼 살아간다. 반면 소행주는 9가구 30여명이 가구별로 각자의 집에서 살며 커뮤니티하우스에서 저녁식사와 모임 등만 공유한다. 따라서 은혜공동체가 공유와 개별적 삶(프라이스버시)이 7대 3정도라면, 소행주1호는 그 반대로 3대 7 정도로 보여진다.


 이처럼 공유주택이라고 하더라도, 가구수 규모, 공유의 비율, 규율, 시스템 등은 다 다르다. 즉 공동체 구성원들이 정하기 나름이다. 가령 우린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삶에 너무 길들여져 있으니, 우선 일주일에 저녁 두끼와 독서모임과 육아 등 10~20%의 삶만 공유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살아가자고 정하면 그렇게 살면 된다. 아니면 은혜공동체처럼 10여년간 공동육아를 해보니, 한집처럼 살아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대폭 공유하는 부분을 늘려서 한가족처럼 살아갈 수도 있다. 이처럼 공유와 프라이버시는 8대2, 7대3, 6대4, 5대5로 하든 반대로 2대8, 3대7, 4대6으로 하든 구성원들이 정하기 나름인 셈이다.


1-.jpg» 은혜공동체엔 싱글들도 7명이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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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은 은혜공동체는 개신교 교회인인데, 소행주는 종교적 기반 없이 신촌 부근에 대학원에 다니던 이들이 개별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아이를 함께 키워보자고 시작한 어린이집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한집살이까지 온 것이다.


 은혜공동체는 오랜 공동육아의 체험을 바탕으로 3년전 서울 도봉동에서 건물을 지어 한집살이를 시작했다. 이들은 공동체적 삶이 깊어지고 ‘함께 살이’에 자신감이 커지면서, 종교예식이 거의 사라지고 삶 자체의 나눔과 행복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됐다. 예배와 삶이 분리돼 예배시간을 고수하지않고 ‘삶이 곧 기도’라는 식으로 변화된 것이다. 지금은 사실상 예배 형식도 없다. 일요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10여명씩 소그룹 토론을 하고, 점심식사 후에도 인문학 강사를 모셔 강의를 듣거나 독서모임을 하거나 깊이있는 소그룹 토론을 이어간다. 한달에 한번은 전국의 산하로 야유회를 떠난다.


7-.jpg» 은혜공동체에 함께 사는 싱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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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비에스 스페셜>은 은혜공동체원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육아와 가사의 부담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지 주로 초점을 맞췄지만,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갈등 없이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했다. 은혜공동체에서 갈등 치유의 비법은 심리상담과 소공동체 대화모임 등의 시스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50명이 4개 부족으로 나뉘어 부족단위로 일과 대화, 생활을 나누고 함께 한다.


 박민수 대표 부부는 심리상담 전문가다. 또한 이들로 부터 오랫동안 상담을 받은 대여섯명의 공동체원들이 심리상담을 해줄 수준을 갖추고 있다. 은혜공동체에서는 누구에게나 ‘가톨릭의 대부’와 같은 목자가 있어 힘들 때면 상담을 한다. 아이들도 자기 부모 외에 멘토가 정해져 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 또한 개인간에 마음 속에 불편한 것이 있을 때 마음에 담아둬 개인과 공동체의 병을 키우지말고, 절대 하루가 넘기 전에 서로 만나 풀도록 하는 것도 은혜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요소다.


소행주1-.jpg» 서울 마포 성미산 소행주1호 모임



소단체1-.jpg» 성미산 소행주의 설날



소술자리1-.jpg» 소행주1호 여자들끼리만 갖는 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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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 성미산 소행주1호는 공동육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공유주택을 지어 2011년 입주했다. 그 이후 소행주는 각기 다른 곳에도 10호까지 생겨났다. 여성싱글들만의 소행주, 성소수자들의 소행주 등도 있다.


 소행주에서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저해모’라는 ‘저녁해방모임’이었다. 집마다 따로 식사를 준비해야하는 번거루음에서 해방되기 위해 2층 공유공간을 활용해 공동밥상을 시도한 것이다. 소행주 엄마들이 식단을 짜서 장을 봐놓으면 주방 아주머니가 오후 3~6시까지 와서 밥과 요리를 해놓고 간다. 그러면 밥을 차려 먹고 설거지는 각자가 한다. 이렇게 하니 인건비와 부식비를 합쳐 4가족이라도 한 달 20만원 정도면 된다. 은혜공동체도 식사비와 난방비 전기세 생활비를 모두 합쳐 1인당 25만원 가량으로 공유주택에서 생활비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을 알수 있다.


 소행주 건물은 1층은 주차장, 2층이 커뮤티티 공간이고, 3~6층까지는 가구별로 살아간다. ‘따로 또 같이’가 이들의 모토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해주지만, 공동체 전체들의 모습은 한가족이나 다름 없다. 이들은 전체가 한데 모여 놀고 식사하고 놀러가는 것도 즐기지만, 남자들끼라만 2박3일 국내여행, 여자들끼리만 3박4일 외국여행 등 종과 횡, 다양한 끈으로 연결된 삶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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