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위대한 인간은 쓰러질 때마다 훌훌 털고 일어나는 사람이다.
나도 생의 의미를 잊고 표류한 때가 있었다. 죽으려던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이를 극복한 순간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던 문제를 동반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자신의 장애를 혐오할 때는 어떤 외적인 상처도 이겨내기 어려워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내 약점을 인정하자 그 약점만이 전부가 아니고, 나에겐 더 많은 특성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한 그루 묘목이다. 연인을 대하듯이 자신에 대해서도 자비를 듬뿍 줄 때 내 안의 자아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그래야 외부의 바이러스에 의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얕은 문턱에만 걸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 채, 일으켜주기를 바라는 세 살배기의 자기연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원수처럼 여기는 장애가 실은 자기에게 주어진 비밀스런 소명과 의무를 깨닫게 하는 열쇠다.
그리스 최고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태어나자마자 요람 속에서 살해 위기를 맞는다. 제우스가 다른 여자를 범해 아기를 낳자, 부인 헤라가 뱀 두 마리를 요람 속에 넣은 것이다. 아기는 두 손으로 뱀을 목 졸라 죽인다. 헤라클레스란 이름은 '헤라를 통해 영광을 얻었다'는 뜻이다. 그는 헤라를 통해 위기와 싸우는 법을 태어나자마자 터득했고, 영웅으로 거듭났다. 예수를 죽인 것은 십자가였지만, 그 십자가가 있었기에 예수는 '헌신과 사랑의 구원자'로 거듭났고, 부활의 신비를 보일 수 있었다. 그래서 삶에서 원수는 바로 은인이다.
*뱀을 죽이는 어린 헤라클레스
진정으로 위대한 인간은 한 번도 쓰러지지 않는 게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박차고 일어서서 훌훌 털고 가는 사람이다. 그렇게 마음이 가벼워지면 어떤 버거운 운명도 더 이상 우리를 희롱할 수 없다.
인간은 생각과 관점을 바꿈으로써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삶의 가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고 만드는 것이다. 또 삶의 가치를 찾은 뒤 사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그 믿음이 살 만한 이유를 만들어준다. 믿을 수 없을지라도 자신을 믿으면 그 믿음이 변화를 만들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오늘 내가 죽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리스 사모스 해변을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 우리도 씩씩하게 내 인생을 살아가자!
<그리스인생학교>(조현 지음, 휴) '9장 인생 철학 교실, 아테네'중에서 (213~2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