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미치게 하는 것들
<당당뉴스> 2013.12.03 최용우9191az@hanmail.net
▲ 우리동네 대평오일장 (사진:최용우)
겉으로는 멀쩡한데 가만히 보면 미친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멀리 강 건너에 정부종합청사가 들어서는 세종시의 강남, 금강의 남쪽동네 우리동네에는 아파트 견본집을 모아놓은 곳이 있습니다. 앞으로 그 자리에 월드컵 경기장 같은 커다란 운동장을 만든다고 하니 작은 넓이가 아닌데도 주말이면 견본주택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꽉꽉 찹니다.
간혹 그 사람들이 길을 잘못들어 우리동네 안쪽까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이쪽 지역 사람들 돈 좀 벌었을까? 어디 빈집 하나 사 놨으면 대박 터트렸을텐데...""아유... 여기는 촌이라 오일장도 선대... 얼른 이쪽에 땅 좀 사놨어야 하는데..."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그들의 눈에는 땅, 돈, 투기, 한탕.... 이런 것만 보이는 게 분명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돈 되는 이곳'은 돈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조선시대부터 아니, 고려시대, 삼국시대부터 원시시대부터 대대로 터를 잡고 땅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입니다. 해 뜨면 일어나 밭에서 흙을 파 농사를 짓고 고추심고 마늘 심으며 혹 빈 공간에 꽃이라도 한 그루씩 심으며 소박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현대의 물질문명은 멀쩡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듭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내고 산 삭막한 콘크리이트 덩어리인 아파트에서, 창 밖으로는 더럽혀진 회색빛 하늘을 보며, 도심 거리에는 표정 없이 오가는 사람들 뿐!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과 소통이 없이 살다보니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미쳐버린 것입니다. 물질문명을 따라 사는 것은 기계의 부속품 같은 죽은 삶일 뿐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친구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영성이 살아납니다.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사람도 정상이 아닙니다. 그대들이 눈독들이고 침 흘리는 오일장도 서는 시골 우리 동네는 '한탕 해먹을 곳'이 아니고, 돈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대대로 땅파고 농사지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생명의 공간입니다. 그만큼 빼앗아 갔으면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습니까? 이제 그만, 제발 우리의 마지막 남은 소박하고 작은 공간마저 넘보지 마시라!
*이 글은 당당뉴스(dangdangnews.com)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