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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열정이 넘쳐나는 청년들을 30일 암자수행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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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열정이 넘쳐나는 청년들을 초대합니다.

청년 출가, 암자 수행 30일」 초대장

 

행자들조계종총무원제공.jpg

 

4년 동안의 수도승(서울) 생활을 접고 산승으로 돌아온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습니다.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時現今 更無時節)! 수행은 "바로 지금이지 다른 날에 있지 않다"는 임제 선사의 말씀을 마음에 붙잡고 있었기에 복잡한 서울생활에서도 마음을 챙기면서 큰 허물 짓지 않고 보낸 것 같습니다. 생각과 말로는 저자와 산중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저에게는 역시 산이 좋습니다. 서울에서는 조계종 교육부장의 소임에 전념하면서 사업을 성취하는 '보람'에 살았다고 한다면, 산에서는 모든 것이 생생한 느낌으로 오는 '행복'에 젖어 살고 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맞는 한가로움입니다. 앞산머리 유유히 몸짓하는 흰 구름을 보고, 낙엽 수북한 오솔길을 걸으며, 정신의 미세한 세포까지 스미는 맑은 공기를 호흡합니다.

 

제가 산승이 되어 깃들어 살고 있는 집은 땅끝마을 해남 대흥사에 딸린 일지암(一枝庵)이라는 암자입니다. 이름에 걸맞지 않게 본의 아니게 도량은 다소 넓습니다. 이 암자는 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초의 선사가 선 수행을 하면서 당대의 지식인이었던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사상적 문화적 교유를 했던 곳입니다. 초의 선사는 이곳 일지암에서 차를 재배하고 만들어 지인들과 나누었고 특히 '동다송'이라는 차서를 지었습니다. 끊어진 이 땅의 차문화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차인들에게 일지암은 성지와 같은 곳입니다. 암자에서 삼십분 쯤 걸려 올라가면 두륜산 정상에서 사면으로 펼쳐 있는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나니 문득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좋은 암자를 나 혼자 누리기에는 너무 염치가 없다는 생각,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특별한 일 하나를 기획했습니다. 내용인즉, 20대 청년들과 함께 일지암에서 한 달 동안 함께 공부하는 일입니다. 공부 모임의 명칭은 「청년 출가, 암자 수행 30일」입니다.

 

제가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일지암에서 함께 공부하고자 한 뜻은 두 번의 경험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작년과 올해 두 번에 걸쳐 제가 몸담고 있었던 조계종 교육원에서는 8박 9일 일정으로 해남 달마산 미황사에서 '청년출가학교'를 열었습니다. 청년출가학교는 굳이 불교수행자만을 지향하는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청년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공동체였습니다.
 
그 때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저는 참으로 많은 생각과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자기에게 맞는 꿈이 무엇인지 몰라서 방황하고, 적자생존의 경쟁에서 불안에 떨고, 부모와 주위의 기대와 시선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눈을 마주하면서 그들의 말에 귀를 열었고 가슴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생각과 경험을 나누었고 함께 걱정하고 길을 모색했습니다. 단지 그 짧은 만남만으로도 청년들은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 출가수행자로 뿌듯한 보람을 얻은 두 번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힘이 되는대로 청년들의 바람을 이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그 바람을 이어 땅끝마을 암자에서 희망의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틔우고자 합니다.

 

'청년출가, 암자 수행 30일'의 대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상 : 자기 삶을 성찰하고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청년
정원 : 20대 남자 5명
공부의 요지 : '몸'과 '생각'과 '습관'을 새로이 하는 일
일정 :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새벽 5시에 일어남
하루의 시작 : 예불과 참선으로 하루를 시작
공부 : 오전 2시간 - 불교 경전과 인문학 강독, 오후 - 각자 자유로이 공부함
저녁 : 저녁예불 이후는 서로가 모여 생각과 느낌을 나눔(차, 낭독, 참선, 수행일기 등)
잠자리 : 공동
식사 : 서로가 돌아가면서 준비하고 하루 두 끼만 먹음, 3일에 한 번 산에서 땔감을 장만하여 아궁이에 불을 지펴 난방을 해결함. 때에 따라서 틈틈이 마을의 농사일을 도움. 바닷가와 섬에 소풍을 갈 수도 있음


암자에서의 예법과 규칙은 인간이 살아가는 예의와 상식에 준하면 됩니다. 친구를 정성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30일 암자 수행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각자가 '주체자'로서 서로에게는 '조력자'가 되어 자기 삶을 경영하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법을 스스로 배우게 됩니다.
 
 묻지 않으면 답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자에게 길은 오지 않습니다.
  
 삶의 열정이 넘쳐나 주체할 수 없는 청년들은 일지암으로 오십시오.
         
       -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 법인 두손 모음 -

 

 

 

 모집 요강 /청년 출가, 암자 수행 30일


꽃물주는동자승조계사.jpg

 

수행 기간 - 2014년 1월 5일(일)~ 2월 3일(월) 30일                    
장소 - 일지암(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대흥사길 400)
대상 - 20대 청년(남자) 5명   
신청 기간 - 2013년 12월 9일 ~ 12월 28일
동참자 발표 - 2013년 12월 31일
신청 방법 - 자기 소개서 1부(사진 첨부), 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읽고 쓴 에세이 1편을 kasup@hanmail.net로 보냄

동참금 - 30만원(동참금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일시 완납, 혹은 자유로이 분납할 수 있음)  

문의 - 010 9004 0408(가섭 스님/암자수행30일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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