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식구들 아침 식사 모습입니다.
민들레 공동체는 느슨합니다. 어떤 분은 혼자 지냅니다. 어떤 분은 한 달에 한두 번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서로 어울려서 지내기도 합니다. 점점 진짜 가족처럼 변해 갑니다.
처음에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야 편안해 합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식구가 옆으로 오는 것을 허용하다가 어느
때부터는 식구가 옆에 있어도 전혀 불편해 하지 않습니다.
노숙을 하기까지 내가 살아나야 한다고 철석처럼 믿었습니다. 경쟁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나 아닌 다른 존재는 아낌없이 없애도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혼자가 되어버린 사람이 노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홀로', '혼자'살던 생활에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이웃과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고개를 돌려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믿음에 따라 산다는 것. 하느님을 믿고 산다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나 혼자만 잘 살려는 것 자체가 죄입니다. 나만 살려고 하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욕심이 나를
이웃에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때 사람은 소외와 죽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나와 아무런 인연이 없던 사람들이 형제로 보여질 때 우리는 다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민들레 식구는 바로 이런 삶을 지향합니다.
배고픈 손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문을 여는 시간도 되기 전에 밀려 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을
열었기 때문에 손님들이 분산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새 얼굴이 많습니다.
어제 저녁입니다. 택시에서 영희 할머니가 내리십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께서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시고 택시 기사께서 차를 멈추고 어디 가시느냐고 물어봤답니다. 할머니께서
민들레국수집에 간다고 하니 그냥 태워주시더라는 것입니다.
참 착한 택시 기사님이십니다.
할머니 집에 쌀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먼저 식사부터 하시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쌀 한 포를 나눠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