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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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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과 척추 바로잡는 새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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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척추와 골반 바로세우는 ‘역학요법’

 

[건강과 삶] 고문 후유증 치유한 정동년씨


새우2.jpg


고문의 후유증은 심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통증투성이였다. 특히 허리 통증이 심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 복학생이었다. 전남대 학생회장을 지냈던 정동년(71)씨는 계엄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재야인사였던 김대중을 잡아넣기 위해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계엄사는 정씨에게 “김대중으로부터 학생운동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내려고 혈안이 됐다. 1980년 5월18일 자정 무렵 집으로 들이닥친 수사관들에게 붙잡혀 보안사 지하실로 끌려간 정씨는 군인들의 무자비한 발길질과 각목 세례를 받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자백을 강요받았다. 광주 시내에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정씨에게 가해진 고문은 집요하고도 악랄했다. 다리 사이에 각목을 끼고 무릎을 짓이기는가 하면, 고춧가루 물고문에 이른바 ‘통닭 걸기’ 같은 잔인한 고문이 계속됐다. 정씨의 몸과 마음은 허물어져 갔다.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무대 영창 화장실로 들어가 군용 숟가락으로 자해까지 했다. 1주일째 이어진 고문 끝에 정씨는 김대중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아 박관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등에게 나눠 줬다고 ‘허위 진술’해야 했다. 한달 전 전남대 복학생 대표 자격으로 동교동으로 찾아가 초청 강의를 부탁하며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정씨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정씨는 그 이후 허위 자백을 한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두번씩 자살 기도를 했다. 결국 2년8개월 만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긴 했으나 고문으로 인한 고통은 가시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해도 병원 쪽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며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
결국 정씨는 스스로 치료법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대체의학 치료법을 찾은 정씨는 마침내 일본인 이소가이 기미요시가 만든 ‘역학요법’을 만났다. 역학요법의 핵심은 좌우 골격의 평형이 깨지면서 온갖 질병의 원인인 혈액순환 장애와 중추신경 장애가 오기 때문에, 역학적으로 뒤틀어진 골반과 척추를 바로 세워 질병을 없앤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6일 부인인 이명자(64)씨가 관장인 ‘오월어머니집’에서 만난 정씨는 일흔을 넘긴 나이였지만 매우 건강한 삶을 살고 있었다. 고문의 후유증은 사라졌고, 이제 남들의 건강을 위해 건강학 강의를 다니고 있었다. 골반과 척추 모형을 차에 갖고 다니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망가졌던 자신의 육체를 복원시켜준 ‘역학요법’을 설명한다.


정씨는 먼저 매트를 깔고 누운 채 ‘새우 운동’을 설명한다. 두 팔로 두 다리를 감아줘 마치 새우처럼 만든 뒤 허리를 폈다가 굽혔다가를 반복한다. 동시에 목도 뒤로 젖혔다가 당긴다. 빠른 동작으로 해야 한다. 척추와 경추를 늘렸다가 순간적으로 위축시켜 뒤틀려진 뼈를 제자리로 가게 한다는 것이다.
새우 운동은 누운 채 움켜쥔 두 다리를 골반에 잘 위치할 수 있도록 좌우로 조금씩 맞추는 동작으로 시작된다. 두 다리뼈가 골반에 잘 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곤 힘차게 새우 운동을 반복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몸과 머리를 동시에 폈다가 굽혔다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이 필요하다.
 

‘새우 운동’ 반복해
뒤틀린 뼈를 제자리로
‘수면 결속법’ 통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땀 흘리지 않고는
건강 되찾을 수 없어


새우편집.jpg

*무릎굴신운동(왼쪽), 새우운동(오른쪽 위), 수면 결속법(오른쪽 아래)


“모든 질병은 경추와 척추에서 시작돼 각종 장기에 연결된 신경이 압박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척추뼈가 비정상적으로 좌우로 구부러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거죠. 새우 운동은 좌우로 휘어진 경추와 척추뼈를 원래 형태로 복원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정씨가 두번째로 보여준 것은 ‘수면 결속법’이다. 두 무릎의 위아래와 복숭아뼈 위의 세 군데를 끈으로 묶고 자는 것이다. 적당한 폭의 천으로 두 다리를 강하게 고정시킨다. 물론 처음엔 불편하지만 석달 정도 지나면 묶지 않고는 잘 수 없을 만큼 편하게 잘 수 있다고 한다. 다리를 묶은 채 허리에는 수건이나 방석을 말아 바닥 사이에 끼워 넣는다. 또 목에는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받쳐 놓는다. 에스(S)자로 휘어 있는 등뼈의 원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정시키는 것이다.
“묶는 부위는 큰 혈관이 별다른 장애를 받지 않는 부위입니다. 끈으로 묶고 자면 뒤틀렸던 다리뼈가 바로 펴지면서 혈액의 흐름이 원할해집니다. 휜 다리가 고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피로 회복이 빠릅니다.”
정씨는 두번째 징역을 살면서 교도소에서 이 방법으로 편한 잠을 자며 건강이 오히려 좋아졌다고 한다.


세번째로 정씨가 소개하는 것은 ‘무릎 굴신운동’이다. 벽을 마주보고 30㎝ 정도 떨어진 채 두 팔을 어깨너비로 벌려 수평으로 벽을 짚는다.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혔다가 편다. 벽으로부터 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무릎을 굽히며 가슴도 편다. 5분 정도 하면 그 운동량이 한시간 등산한 운동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정씨는 교도소의 좁은 공간에서 이 운동을 하며 다리 힘과 근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한다. 이 운동 역시 척추를 세워주고 뒤틀린 골반을 바로잡아준다고 한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중력의 영향을 받아 허리에 압박이 옵니다. 척추가 옆에서 보아 에스자인 이유는 그 중력을 완화시키기 위해 진화된 결과입니다. 원래 등뼈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질병이 사라집니다.”
정씨는 “인체는 200여개의 뼈와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곳의 틀어짐을 보정하기 위하여는 200여개의 관절과 뼈 모두가 조금씩 제자리를 벗어나 비틀어지게 되고 혈관도 막히게 됩니다. 이 ‘역학적 비틀림’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정씨는 “운동을 하지 않은 채 약이나 약초를 먹고 질병을 고칠 수 없습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 건강을 되찾거나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직선 광주 남구청장과 5·18광주민중항쟁연합 상임의장, 5·18기념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시민 후보로 광주시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던 정씨는 자신의 건강을 되찾아준 역학요법을 많은 이들이 익혀 별다른 비용 없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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