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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용 박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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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불면증 이겨내고 잘 자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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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자를 대상으로 수면명상법을 시연하고 있는 <하루3분, 수면 혁명>의 저자 최상용 박사




기자가 도전해본 수면명상법…30분 투자로 숙면 성공


수면명상 전문가 최상용(55·인문기학연구소 소장) 박사는 20~30대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투옥과 고문에 시달렸다. 그 탓에 충격받은 아버지를 여의고, 갑자기 6남매의 가장이 된 뒤 정신적으로 무척 피폐해졌다고 한다. 술 없이 맨정신으로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분노와 불안을 몰아낼 수 있었던 건40대에 이르러서였다. ‘잠의 마법’ 덕분이었다.


20여년 동안 그는 ‘밤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연구와 수련 끝에 숙면에 이르는 법을 터득했고, 나아가 잠을 통한 심신수양법으로까지 발

전시켰다고 한다. 박사논문을 쓰면서 당말 오대 북송시대 118년을 살다 간 ‘잠자는 신선’ 희이 진단(872~989)을 연구했다. 그의 수련법을 힌트 삼아 수면을 통한 심신수양법인 <하루 3분, 수면혁명>(휴)을 썼다.


esc팀은 이 ‘수면명상’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이를 관찰해보기로 했다. 일의 특성 때문에 본래 심성보다 더 강하게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경쟁하는 일간

지 기자를 대상으로 ‘잠의 마법’을 시연해보기로 한 것이다. 숙면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긴장완화라는 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바다. 이런 esc팀의 ‘촉’에 걸려든 사람은 회사 안팎에서 두루 인정받아온 오십대 초반의 김아무개 선배 기자였다.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는 ‘정보’를 듣고 어렵게 초청했다. 


족욕하고 수면양말 신은 다음 

코가 발바닥 움푹 들어간 

용천혈에 있다고 상상하며 

그곳에 의식을 집중했다 


수면명상 시연은 신문사 옥상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우선 반듯이 누워 양손과 양발은 15도가량 벌린다. 그다음엔 배꼽을 중심으로 복부 전체를 마음으로 바라보며 심호흡을 세번 한다. 근심걱정이 피부 모공을 통해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밝은 빛이 머리끝 백회혈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다고 여긴다. 몸속 가운데를 통과하며 몸을 이완시키고 정화한다고 상상하며 빛이 이마-눈-코-입-목-가슴-명치-배꼽-아랫배-고관절-허벅지-무릎-종아리-발목-발등-발가락으로 빠져나가면서 몸이 편안하게 이완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발목 아래 발등, 발가락, 발바닥을 관찰하며 따뜻한지 따끔한지 스멀스멀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인지 집중하며 마음으로 1분 정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두차례 반복한다.


최 박사는 옆에 서서 함께 명상하며 낮은 목소리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신중하게 명상을 안내했다. 하지만 추운 스튜디오 안에서 너무 오래 명상에 들면 체온이 떨어질까 염려돼 계획보다 일찍 명상에서 깨도록 했다. 피실험자는 “잠이 오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잠들지는 못했다”고 했지만 가슴으로 쉬던 숨이 배로 내려가는 것을 주변에서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불룩불룩 단전호흡 하는 양 배가 움직였던 것이다. 춥고 불편한데다 카메라까지 들이댔던 것을 고려하면 과히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그날 밤, 마감에 머릿속이 복잡한 취재기자가 다시 실험에 들어갔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 10~15분 정도 족욕을 하고, 수면양말을 신었다. 안내 음성을 담은 음성파일(http://choisy1227.blog.me)을 내려받아 틀고 따라했다. 코가 발바닥 중앙의 움푹 들어간 용천혈에 있다고 상상하며 그곳에 의식을 집중했다. 30분 안에 잠드는 일이 잘 없던 기자는 곧 깊이 잠들었다. 이런저런 준비가 조금 귀찮긴 했지만, 불면의 고통을 물리치고 승리했는데 이것이 대수랴!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잠자는 모습.JPG



잠은 질병도 치유한다지만, 수면장애 종류도 늘어

불면증 외에도 자면서 성행위하는 ‘섹솜니아’까지


따스한 봄바람에 노곤해지는 춘곤증의 계절이다. 오후만 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지만 정작 잘 시간에는 부엉이처럼 눈이 말똥해지는 사람들도 많다. 밤에 못자고 피곤은 겹겹이 쌓이는 악순환,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고리를 끊어보자.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분명 아름다웠을 것이다. 오랜 시간 숙면 덕에 노화가 지연됐을 것이고, 자는 동안 분비가 촉진된다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도움을 받아 피부도 탱탱했을 것이다. 잠을 재운 것이 마녀의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일이다.


반대로, 잠을 못 잔다는 것은 자체로 형벌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회사원 김아무개(48)씨는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이 자고 일어나 입술이 새파랗게 변해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하고 나서야 겨우 원인을 찾았다. 잘 때 3분까지 숨을 쉬지 않는 중증수면무호흡증이었다. 동생은 자는 동안 기도로 공기를 불어넣는 양압호흡기를 구입해 쓰면서 좀더 숙면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주변 사람들이 더 큰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부 이아무개(48)씨는 예전부터 코골이와 살벌한 이갈이를 해왔다. 봄이 되자 본인은 무기력증을 느꼈고 가족들의 불평불만은 한층 높아졌다. 자동차 경적이나 비행기 착륙 소음이 90㏈(데시벨), 코골이가 심한 경우 85㏈에 이른다고 하니, 주변의 고충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이씨의 고민을 듣고 이종우 숨 수면클리닉 대표원장은 “코골이가 심하게 생긴 얼굴”이라고 했다. 반면, 박미향 기자의 얼굴을 보고는 “기도미인”이라고 했다. 잠과 기도가 무슨 상관이며, 얼굴만 척 보고 어떻게 코골이를 아느냐고? 호흡 때문이다. 


불면증 외에도 

자는 동안 남의 몸을 더듬거나 

심하면 성행위까지 하는 

수면각성질환인 ‘섹솜니아’ 등 

수면장애의 종류도 늘고 있다 


“얼굴 형태가 수면을 좌우합니다. 잘 때는 호흡이 대단히 중요한데 턱이 좁고 뒤로 들어가면 동안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턱이 그만큼 밀려 있기 때문에 기도 폭이 좁아질 수 있지요. 숨길이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턱을 잘라서 작게 만들고 살짝 뒤로 집어넣는 미용 목적의 양악수술을 받은 뒤 수면클리닉을 찾는 여성들도 꽤 많다고 한다.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나 잘 때 숨을 원활하게 쉬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이 10~15년 지속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사망률은 10~30%까지 올라간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다. 숨길이 좁을 때는 위턱과 아래턱을 당겨 목 뒤를 넓혀 기도를 확보하는 수술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이 2012년 35만7000명에 이르렀다. 이 중 남성은 14만5000명, 여성은 21만2000명으로 여성이 1.46배였다. 남자보다 더 예민하다고 일컬어지는 여자의 경우 불면증이 남자보다 더 많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다. 특히 체중과 관련이 깊다. 배가 나온 사람들은 목 주변에 지방이 쌓여 기도가 좁아지는 탓이다.


하루 적정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달라, 정상 범위는 4~10시간일 정도로 범위가 넓다. 자세도 자기 몸이 편안하게 느끼는 자세로 자면 별 지장이 없다. 척추 전문의들은 모로 잘 때는 높은 베개, 바로 잘 때는 6~8㎝ 정도의 낮은 베개를 권장한다. 척추를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검사.JPG

수면무호흡증 검사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땐 전문가를 찾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는 사람, 일찍 일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일주일에 3번 이상 거듭되고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가리킨다. 진짜 불면증이 있다면, 낮에도 잘 수 없다고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세포인 엔케이 세포(내추럴 킬러 셀)의 분비량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혈구의 힘도 달린다. 자연히 면역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불면증의 원인은 카페인·스트레스·과식·과음·흡연 말고도 시험이나 이별 같은 급성 사건이나 예민한 성격 등으로 다양하다. 가까운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추스를 때가 돼도 불면증은 남을 수 있다.


그밖에도 수면질환에는 시도 때도 없이 졸리는 과수면증, 자는 동안 다리를 주기적으로 차는 하지불안증후군, 잠자는 동안 이상행동을 하는 각성장애, 자면서 욕을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수면행동장애 등이 있다. 특이하게 요즘 조금씩 늘고 있다는 수면각성질환인 ‘섹솜니아’의 경우, 자는 동안 남의 몸을 더듬거나 심하면 성행위까지 하는 몽유병 증상으로 꼽힌다. 이 원장은 “국내에선 뚜렷하게 보고된 바 없지만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어 실제론 꽤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과 같이 자게 된다면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질병이다.(<잘 자야 잘 산다> 참고) 평소 생활 습관을 살피는 것도 좋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은 “질 좋은 잠을 자려면 생활 관리가 가장 중요해서 2~3주 동안은 일정 시간에 잠들려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것은 한의학이나 서양의학 모두 중요하게 꼽는 사항이다. 한의학적 소견에서 특히 수면시간은 모든 동물이 신체를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 불규칙하다면 면역과 신체방어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심하면 얼굴이 뒤틀리는 구안와사가 올 수도 있다. 한 원장은 “밤새 공부하는 10대 학생들, 교대근무를 하는 경찰, 간호사, 소방관, 의류업 종사자 등이 주로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며 이런 사람들은 구내염 등 각종 면역질환이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에서도 수면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이를 보면, 옆으로 누워서 기도를 확보하고 척추를 바로 하며 조금은 뒤척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뒤로 누우면 혀 뒷부분이 늘어져 기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움직임이 너무 없으면 목이 돌아가지 않는 등 몸이 경직될 수 있으니 조금쯤 뒤척이는 것도 괜찮다. 잘 때는 입을 다물고 과식을 피하며 심신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번민이 생기면 ‘혈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잘수 있다는 자기최면을 갖고 시계와 휴대전화를 멀리 둔 채 내일의 걱정을 쫓아내는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 인체 생리적인 작용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수면명상전문가 최상용 박사는 “잠은 질병을 치유하는 마법일 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과 삶의 지혜를 계발하는 심신수양법”이라고 말했다. 특별히 다

른 증상이 없으면서 ‘잠 장애인’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불면증이 지독한 환자들이 그를 찾곤 한다. 숙면은 온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려야 가능한데, 잠

자리에서 번뇌와 잡념이 끊이지 않는 것은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특히 손발이 찬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요소가 생각을 일으켜 열기가 머리에 몰린다고 한다. 이때 최 박사는 ‘두한족열’의 원리를 강조한다. 머리가 차고 손발이 따뜻해야 인체가 최적의 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수면양말을 신거나 소형전기장판을 발쪽에 대는 등 발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멜라토닌 분비가 가장 많이 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때 잠을 자면 다른 시간에 오래 자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특히 부모가 일찍 잠자는 등 수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번뇌가 많은 사람은 과거 사건이나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사건을 가지고 잡념 속에 빠져들지 않도록 막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몸에 집중하는 것이다. 잘 때도 준비의식과 집중이 필요하다. 막연히 잠자는 것이 괴롭다면 ‘이완 없이 숙면 없다’는 생각을 갖고, 긴장해소 방법으로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티아라 협찬 라브리디아(labridea.com)



잘 자고 있는지 체크하는법


Q 하루 몇시간 자는 것이 좋은가?

장수한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5시간이라고 한다. 성인의 정상 수면시간은 4~10시간이다. 4~10살 아이는 평균 9시간 이상 자야 한다. 적게 자는 아이들은 낮에 이상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적절한 수면시간을 찾자.


Q 내게 맞는 수면량은 어떻게 찾나?

수면일지에 잠드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낮 활동을 기록한다. 낮에 졸거나 피로한 증상이 없을 때 적절한 수면량이다.


Q 수면무호흡증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옆방에서도 들릴 정도로 심한 코골이, 코골이를 하다 호흡을 멈추는 일이 반복되는 일, 숨이 막혀 잠에서 깨는 일, 작업중이나 운전중에 잠에 빠지는 일, 밤중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할 때, 발기부전, 성욕 감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자.


Q 수면제를 먹어도 되나?

어떤 수면제든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하면 좋지 않다. 부작용으로는 중독,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잠에서 잘 깨지 못하는 증세, 기억력 감퇴 등이 있다.


Q 멜라토닌은 먹어도 되나?

수면유도물질인 멜라토닌은 햇볕이 눈에 들어간 뒤 뇌 안의 송과체에서 만들어진다. 외국산 멜라토닌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고 동물에게서 얻은 약이다. 시도해볼 수는 있는 방법이긴 해도 잠에서 깬 뒤 몽롱하거나 몸에 안 맞을 수 있다.


Q 주말에 몰아 자기가 도움이 되나?

긴 낮잠은 밤잠을 뺏어온다. 주말엔 1~2시간 정도 더 자는 게 좋을 수 있다. 평소 식후 15분 정도 낮잠은 도움이 된다.


수면 체크법.JPG



정리 이유진 기자

도움말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대표원장



숙면 돕는 차 체질 따라 달라요


임상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손꼽는데, 하나는 ‘열’(熱) 또는 ‘화’(火)이고, 하나는 과도한 ‘스트레스’다. 그중에서 첫째로 인체는 더울 때 기운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게 된다. 반대로 날씨가 추워지면 오히려 잠이 잘 오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눈밭에서 잠들면 안 된다고 막 흔드는데도 꾸벅꾸벅 졸다 잠이 드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 또한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둘째로 스트레스가 많을 때 잠이 오지 않게 된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꼭 힘들고 슬픈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다음날 소풍 간다고 그날 저녁 신나고 들떠서 잠을 못 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즉 슬프고 기분 나빠서 잠이 오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기쁘고 즐거워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일곱 가지 감정 상태, 즉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을 모두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보고 치료한다. 따라서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이러한 원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술은 일시적으로 기혈순환을 촉진해 잠이 오게 하기도 하지만, 음주로 인해 체내에 열이 더 축적되어 잠을 못 자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과음을 하게 되면 숙면이 되지 않아 오히려 피로가 누적된다. 낮 시간에 적절한 운동을 해주는 것은 기혈순환도 촉진하고 적당한 피로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효과적이지만, 저녁 운동을 하면 오히려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게 된다. 샤워 때 물이 너무 차가우면 오히려 잠을 쫓게 되고, 너무 뜨거워도 체온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좋지 않다. 그러므로 미지근한 정도의 온도가 적당하다.


수면을 도와주는 식품이나 차를 이용할 때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기운을 돋우어주는 대추차의 경우 잠이 잘 오게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가슴만 답답하고 잠이 더 안 오게 할 수도 있다. 상추·대추·녹차·양파·대나무 잎 등을 차나 음료수처럼 이용하는 방법도 내 체질과 증상에 맞는지 전문가와 상의하는 편이 낫다. 특히 특정 질병을 갖고 있다면 이를 꼭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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