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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자가 속담에서 뽑아낸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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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자가 속담에서 뽑아낸 지혜 
오강남 <아하! : 오강남 교수가 속담에서 건진 작은 깨달음>(삼인)


<뉴스앤조이> 임수현 기자


속담은 비유하자면 잘 우러난 육수다. 잘 우러난 육수가 요리의 맛을 풍부하게 하듯, 인류의 유산인 속담은 말을 살아 있게 만든다. 충고를 해야 할 때나, 무슨 사실을 명심시킬 때 사람들이 곧잘 속담을 인용하는 이유다. 삶에 대한 해학과 통찰, 절묘한 은유와 비유가 담긴 속담이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를 만났다.

 

 오강남속담.jpg  
▲ <아하! : 오강남 교수가 속담에서 건진 작은 깨달음> / 오강남 지음 / 삼인 펴냄 / 348면 / 1만 3000원


국내외에 잘 알려진 종교학자 오강남 교수는 그동안 <예수는 없다>(현암사), <종교란 무엇인가>(김영사)와 같은 학문 분야의 책도 펴내는 한편, 삶을 고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쓰인 <내가 나일 때 가장 빛난다>(철수와영희)에서 '종교'에 관한 자신의 지식을 나누기도 했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오강남 교수의 전문 분야에 속하진 않는다. <아하!>는 오랜 시간 저자가 속담을 화두 삼아 발견한 크고 작은 깨달음의 보고다.


책에 나온 총 81개의 속담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 익숙했던 속담들이 오강남 교수와 만나자 천일야화 같은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 낸다. 속담 하나를 두고 한두 쪽의 '해몽'을 오 교수는 내놓는데, 기독교 사상과 유·불·도의 지혜를 넘나든다. 비교종교학자의 더 말할 나위 없는 탁월함이다.


<아하!>는 단순히 속담의 문자적 풀이책이 아니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오강남 교수는 삶과 사회·인간관계, 국가·세계와 종교 문제를 다룬다. 우리가 최고라고 여겼던 경제제일주의를 비판하고, 거기서 등장한 빈부 격차와, 개인주의, 편협한 종교관에 대한 반성을 속담을 통해 풀었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마지막 장의 제목처럼, 남들 모르는 속담의 뜻을 많이 알려고 하기보다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속담이 쓰였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이제 우리 모두 진리 앞에서 좀 더 겸허해야겠다. 우리 인류는 모두 진리를 찾아가는 길에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길벗'이라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에 성실하게 귀 기울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나는 부자라, 부유하여 부족할 것이 없다'라는 태도가 아니라 마음을 가난하게 하고 마음을 굶기는 심재(心齋)*의 자세를 취함으로써 그 열린 마음, 그 조용한 관조(觀照) 속에 아련히 비쳐 오르는 진리의 동틈을 접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 무지의 특권'중, 335쪽)


*심재 : 마음을 청정(淸靜)하게 가다듬는 것. 도를 깨닫는 하나의 방법을 이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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