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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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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 약자 곁에 가라는게 교황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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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하는 모든 사람을 교황이 찾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교황에게는 많은 협력자가 필요하다. 주교와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가난한 자와 약자들 곁에 머물러 주는 것이 교황에게 협력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약자들을 편애하기 때문이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64) 주교는 23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교황의 방한 일정이 가난하고 고통받는 자를 위한 지금까지 행보와 잘 맞지 않아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오는 8월 방한할 교황의 권고문인 ‘복음의 기쁨’의 의미를 미리 전하러 온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한국 교회가 일어나 세상을 비추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의 과제는 복음을 선포하고 그 기쁨을 전하기 위한 것이다. 교황은 이런 신앙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국에 온다. 사랑이 커지면 커질수록 정의를 위해 더 헌신할 수 있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면 할수록 더 많은 활동에 투신해 자기 나라의 공동선을 위한 봉사를 더 많이 해낼 수 있다.”


 그는 ‘한국 천주교가 부자들의 교회가 되어가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여겨지는 것과 실제 그런 것과는 다르다. 교회가 어디서 일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의 사제와 수녀들은 생명을 위협받는 밀양 송전탑 현장에서 재산권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자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주교 사제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4대강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교회 입장’을 두고서는 “구원은 사회적 차원의 구명도 의미하며, 교회는 인간의 삶이 가진 사회, 경제, 정치, 법률적 차원의 가르침도 갖고 있다”며 “교회와 국가는 상호 자율성을 보장하는 관계지만 교회가 윤리적이고 종교적으로 보았을 때 옳은지 그른지를 말하는 것을 못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토소 주교는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한 각 교구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2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사제와 수도자들이 약자들과 함께하고 있지만, 신자와 활동가들을 교육하고 양성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 및 약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동참시키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제와 수도자들이 옳은 일을 하려다가 핍박을 받는 일은 어디서나 있었고, 교도권(교황청)이 그들의 일을 인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속상해만 할 것이 아니다”라며 “옳은 일은 결국 언젠가 인정을 받기 마련 아니냐”고 말했다.


 토소 주교는 이날 오후 명동성당에서 열린 ‘교황 방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광주와 대구 대교구를 방문하고, 26일 오후 1시30분 명동성당에서 대중강연과 오후 5시 사제 수도자 간담회를 한 뒤 27일 출국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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