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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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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잃어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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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토끼1-.jpg

 

사흘 동안 굶은 호랑이가 있었다. 먹이를 찾아 다니다가 드디어 어설프게 쭈그리고 있는 토끼를 보고 한방에 낚아챘다. 이때 토끼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이거 놔 새꺄~~!!” 순간 어안이 벙벙한 호랑이는 얼결에 토끼를 놓아주었다. 상상도 못할 황당한 토끼의 말에 호랑이는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 

다음날,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로 방황하던 호랑이, 드디어 또 토끼를 발견하고 역시 한 발로 낚아 챘다. 그러자 토끼가 어깨를 치며 말했다. “나야 새꺄~~!!” 또 다시 충격에 휩싸인 호랑이는 토끼를 얼른 놔주었다. 그리고 다짐을 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음날 또 토끼를 잡았다. 이번엔 그 토끼가 아니었다. 분명히 다른 토끼였다. 그런데 호랑이는 그 토끼가 한 말 때문에 쇼크를 받아 그만 죽어 버렸다. 토끼가 한 말이란 “소문 다 났어. 섀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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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토끼-.jpg

 

위협적인 죽음이나,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 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 등으로 인해 겪는 심리적 외상을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트라우마로 인한 증상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침입적인 생각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새 머릿속은 트라우마 사건으로 가득 차고, 기억을 끊어내려고 해도 트라우마 사건에 집착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각성입니다. 과각성 상태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이나 우울한 기분이 들며 식욕 부진,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세 번째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회피입니다. 상처받은 일과 유사한 현상만 보아도 그 때의 기억이 소환됩니다. 트라우마는 생존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사건이므로 몸은 당시의 위협 자극을 분명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는 거의 평생 동안 지속됩니다. 의식에서는 그 사건을 잊었다고 생각하나 무의식적 기억에는 남아 있기 때문에 유사한 자극이 나타났을 때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주었던 그 사건을 객관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 안에서 나를 발견하면 말씀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트라우마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이기에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면 풀무불에 연단한 쇠같이 강해 질 수 있습니다.


관계를 좋게 하는 3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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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에게 거칠게 말을 해도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을 못되게 굴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친절합니다.
같이 살고 같이 일하고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제일 깊은 인연이며 이생에 마음공부 숙제 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을 좋게 보고 바른 견해를 갖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가까운 사람을 좋게 보지 못합니다. 
부처님하고 같이 살아도 처음에는 좋지만 옳지않는 견해를 갖고 허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부처님에게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보는 눈이 잘못 됐습니다. 
가까운 사람은 탓하기 가장 쉽고 불공평하게 판단합니다.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못된 성질을 제일 잘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자신의 허물이 옆에 있는 사람의 허물로 보입니다.

가까운 사람과 관계를 좋게 하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출리出離: 관계가 너무 유독하면 떠나거나 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통스러운 환경을 피하거나 만들지 않는 것이죠.
• 탈바꿈: 미움을 사랑으로, 비난을 격려로, 집착을 지혜로, 부정을 긍정으로 탈바꿈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꾸면 환경도 다른 사람도 다르게 보입니다. 
• 초월: 미워하는 사람 중에 미워하지 않고 비난을 소화하고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연꽃처럼 환경에 물들지 않으면서 꽃피는 것입니다. 일체 개념을 만들지 않고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는 노력이 필요하며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너무나 훌륭한 기회입니다. 자신의 허물을 볼 수 있고 아집을 내려놓을 수 있는 수행입니다. 절에서 삼천 배 하는 것보다, 일 주일 집중수행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마음을 변하게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삼천 배보다 더 어려운 수행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잘 알아차려서 내려놓음과 용서와 사랑을 배우십시오.

자기자신 무시하지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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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무시

자기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
심리치료의 기본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것을 견디려면
자신부터 자신을 무시하는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심리적 무시 자해행위를 해서 생긴 상처는 

다른 사람들을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극도로 무시하면 생기는 현상이
피해망상입니다
무시 당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 당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적 합리화 때문입니다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분열증환자들은
현실성이 결여된 망상을 호소합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무시하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은
자기 무시일 가능성이 높으니
자기 점검을 하시고 심리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약자여서 왕따시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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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사진23.JPG»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아이와 함께 고통을 견딜 때 비로소 부모 노릇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딸 둔 엄마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Q.딸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 고민입니다. 딸아이는 이전까지 친구 관계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전학을 갔다가 문제가 생겼습니다. 학기 초에 같은 반에 저희 애처럼 전학 온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사귀었는데, 그 아이들이 조금씩 괴롭히기 시작했다가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자기들끼리 흉보다가 다른 애들에게도 제 딸을 모함하고, 문자로 욕하고 협박하는 식입니다. 아이가 견디다 못해 담임선생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처음엔 적극적이던 담임선생님이 점점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 아이들도 다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들이라면서요. 사실 처음 따돌림 문제가 생기고도 선생님은 전화 통화만 했지 직접 면담할 시간을 주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담임선생님에게 말하고 나서도 괴롭힘은 별로 줄어드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선생님에게 고자질했다고, 또 제가 담임선생님과 아이 문제로 통화를 했더니 엄마한테 의존하는 ‘마마걸’이라고 아이를 비난한다고 하네요.

아이는 울며불며 학교를 안 가겠다고 난리입니다. 달래기도 하고 야단치기도 하지만 저도 마음이 많이 복잡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 교묘하게 사람을 괴롭히는지 너무 얄밉고, 선을 그으려는 담임선생님에게도 화가 나고, 언제까지 아이가 괴로워하는 걸 지켜봐야 하나 싶고…. 부모로서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루맘

 

A.블루맘 님도, 따님도 굉장히 힘든 시기를 건너고 있네요. 사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을 극도로 괴로워합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의 평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사실 주위에 자신을 미워하고 저주에 가까운 험담을 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면 아마 어른이라도 견디기 힘들 겁니다.

 


따돌림의 파급력은 굉장히 큽니다. 따돌림의 당사자뿐 아니라 방관자나 목격자들 또한 상처를 입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따돌림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따돌림의 상처는 꽤 오래갑니다. 저는 학교에서 따돌림 때문에 고통받았던 20~30대 젊은이들을 가끔 만나는데요, 그들은 자신들에게 그토록 부조리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었으며, 아직까지도 인간관계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모든 심리적 상처가 그렇듯 잘 치유되면 상당히 비약적인 성장과 성숙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와 직장, 학교와 가족들의 체계적인 노력과 협조가 필요합니다만 안타깝게도 국가와 학교는 그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오늘은 담임선생님과 부모가 따돌림당한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선생님은 피해 학생을 탓하는 어떤 실수도 저지르지 말아야 합니다. 따돌림 사건이 일어나면 담임선생님은 피해 학생에게도 문제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면서 그 아이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합니다. 따돌림을 연구한 많은 연구물과 출판물, 심지어는 교사 참고용 가이드라인에도 따돌림을 받을 만한 피해 학생의 성격적 요인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런 정보는 자칫하면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을 만한 요인이 있다고 여겨질 때 피해자는 이중 삼중으로 자존감을 훼손당하며, 피해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고통을 숨기게 됩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를 위축시키고, 학교에 저자세로 일관하도록 만들기도 하지요.

 

만약 피해자들에게 어떤 성격적 특성이 있다고 해도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들의 특성이라고 이야기되는 것들은, 사실 피해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이전부터 비난과 따돌림을 당했을 수 있으며, 그 결과로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문제는 우리 사회와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무엇보다 그 어떤 이유로도 한 개인이 집단에 의해서 그토록 교묘하게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 폭력의 피해자는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직 약자이기 때문에 공격당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시고,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생각을 일관되게 알려 주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할 일은 아이와 함께 고통을 견뎌 주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를 들어 주고, 감정에 공감하고, 함께 울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1년이고 2년이고 하소연이 계속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하고 싶은 만큼 표현하게 해야 합니다. 고통을 발산함으로써 버티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공감하고 함께 눈물짓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에게는 평생의 힘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문제를 블루맘 님의 따님처럼 표현하고 있다면 그 아이는 건강한 아이입니다.

 

부모님들도 아이에게, 너에게도 친구들이 미워할 만한 문제가 있을 테니 그걸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는 안 됩니다. 과민하게 굴지 말라고 아이를 다그치지 마세요. 아이는 지금 취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지적을 받을 때 아이는 더욱 우울해져서 문제해결력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됩니다. 입을 다물고 문제를 숨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트라우마가 오래 지속되는 데는 부모의 몰이해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또한 네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너의 지원군이 되어 학교와 가해 학생의 부모와 싸울 것이며, 학교를 따라다니면서라도 너를 지켜 주겠다고 말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좀 더 느긋해져서 그 고통을 견딜 힘을 기르게 될 겁니다. 그러나 아이보다 지나치게 앞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아이를 돕는 방식으로 하셔야 합니다. 모쪼록 힘내시고, 이 어려운 과정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아인쉬타인, 재능보다 빛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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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굉장히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인슈타인

목표 달성보다 중요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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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며 얼마나 성장하느냐이다.

 

           -앤드류 매튜스

방법을 찾는가 구실을 찾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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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아라비아격언

현장이 나란다대학에서 만난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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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동상-.jpg» 중국 서안 자은사에 있는 현장법사 동상

 

 여행자들의 수호성인 현장법사 이야기
 
 장안을 떠난 현장은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꿈에 그리던 나란타 대학에 도착했다. 나란타 대학은 불교역사이래 최대의 승가대학이었다.배우는 비구들만 1만명이 넘었으며 불교철학은 물론 싼스크리트 문법.약학과 의학.논리학.천문학.수학.주술.불교예술.베다의 학문등 오명학(五明學)을 두루 수학하는 불교종합대학이었다. 중국에서 젊은 비구가 수만리 고행길을 지나 나란타에 도착하자 100여명의 승려와 신도들이 영접하고 찬탄하였다.


 나란타 대학의 학장이신 계현법사(정법장.실라바드라)를 찾아 뵙게 되었다.현장은 예물을 바치고 무릎을 대고 기어가 스승의 발에 입을 맞춘후에 몸을 일으켜 정중한 자세로 큰절 3배를 올렸다. 106세의 계현법사는 물었다.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저는 당나라에서 왔으며 스승님께 유가사지론을 배우고 싶어 사막을 건너고 물을 건너 3년을 걸려 왔습니다. 계현법사는 현장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낮은 소리로 말씀하셨다.

 “내가 3년전에 병세가 심해지고 고통이 커서 육신을 떠날려고 하였다.그날밤 꿈에 세분의 보살이 나타나 말하였다. 계현법사는 전생에 백성들을 많이 괴롭힌 왕이었기 때문에 그 업보로 임종의 고통을 받는 것이다. 지금 중국에서 유가사지론을 배우러 비구가 출발하였다. 법사는 때를 기다려 그에게 불법의 요체를 전수해야 할것이다. 106세의 계현법사는 현장을 보는 순간 병세는 씻은 듯이 좋아지고 유가사지론을 전수할 인연이 온것을 기뻐하였다.

 계현법사의 스승은 다르마팔라(호법)이다.호법은 디그나가에게 유식철학과 인명논리학을 전수받았으며 디그나가의 스승은 무착과 세친형제로 유명한 바수반두와 아상가이다. 무착은 매일밤 꿈속에 도솔천에 올라가서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들었다.꿈에서 깨어나면 그는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기록하였다.이렇게 백일간 꿈속에서 전수받은 미륵보살의 가르침이 유가사지론 100권이다. 유가사지론은 미륵보살이 설법하고 무착이 꿈속에서 받아적은 희귀한 논서이다. 계현법사는 현장을 위하여 15개월에 걸쳐 유가사지론을 세번 강설하셨다. 현장은 스승을 찬탄하는 편지에 이렇게 쓴다.

 정법장 스승께서는 삼승의 가르침은 물론 외도의 단.상에 대한 내용을 숨기지 않고 모두 설법해 주셨습니다.품으신 고결한 뜻과 덕행은 널리 알려져 내외가 모두 귀의했고 인도의 위대한 스승이 되셨던 것입니다.
 현장은 대승불교철학은 물론 소승의 18개부파 철학까지 모두 섭렵하여 나란타 대학의 10대법사로 손꼽히게 되었다.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현장을 나란타의 도반들은 놓치지 않으려고 두손을 꼭 쥐었다. 중국은 변두리 나라이고 불법을 홀대하니 부처님 태어나고 훌륭한 스승이 많은 이곳에서 함께 공부하고 떠나지 말것을 애원하였다. 현장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였다. 인도에 와서 위대한 스승님을 뵙고 불법의 진수를 배울수 있는 행운을 감사하고 이 깊은 가르침을 중국에 소개하고 전하는 것이 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하였다. 귀국후 10년후에 계현법사의 열반소식을 듣고 현장은 울부짖으며 외쳤다.

 제 마음이 쪼개지는 것을 억누르려 해도 멈출수가 없습니다. 중생들이 탄배는 고해에 침몰했고 천인들과 사람들은 이제 두눈을 잃었습니다. 어찌 입적의 고통이 이처럼 빨리 왔단 말입니까? 스승님께서는 아리야 데바의 덕을 물려 받으셨고 나가르주나의 지혜를 이어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불법의 깃발을 높이 들어 외도의 본거지를 때려 눕히고 이단들의 홍수같은 물줄기를 돌려 놓았습니다. 아,탕탕하시도다.오,외외하시도다.정법장께서는 실로 불법의 당간이시고 큰지혜의 바다였습니다.정법장께서 주신 연꽃줄기와도 같은 가르침은 아직도 은근히 제 귀에 들리고 있습니다. 아,어찌합니까.어찌하겠습니까? 연모의 마음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습니다. 스승의 입적소식을 듣고 연모하는 마음을 표현한 현장의 절절한 구도심이 전해진다. 현장은 보드가야 대탑을 참배하며 이렇게 외친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시는 순간 이 몸은 대체 어느 악도에서 헤메고 있었단 말인가? 부처님께서 살아계시던 정법의 시대에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현장의 눈에서는 성불대탑을 참배하는 감동과 자신의 입장을 슬퍼하는 비탄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최후의 아나키스트 김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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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령-.JPG» 서울 한 달동네에 있는 자립지지공동체에서 자신이 돌보는 '이모들'과 '아이들'에 대해 얘기하는 김미령 대표

 

누군가 훌륭한 일을 한다고 다 취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재한 것을 다 밝힐 수도 없다.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62) 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성매매출신 여성들인 ‘이모들’,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들 5명을 자식 삼아 함께 살아가고 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시설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그들의 이름이나 사는 지역을 밝힐 수 없다. 예수는 ‘창녀와 세리가 너희들보다 먼저 천국에 가리라’고 말했지만, 영문도 모르고 태어난 아이들까지 세인들의 편견에 돌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시내에서 고도가 높은 한 달동네에서 김대표를 만났다. 폐가로 둘러싸인 집이었다. 간판도 없다. 13명의 공동체원중 9명이 사는 곳은 경기도의 한 도시 교외다. 3천만원으로 방 세개짜리 전세집을 구하려다보니 그곳까지 갔다. 그런데 사춘기가 된 아이가 ‘바보같은 이모들과 같이 살기 싫다’ 고 해 그 아이를 위해 이곳에 피난처를 마련했다. 이 마을엔 6살 두딸과 이들을 돌볼 이모가 사는 집도 있다.  김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집을 오가느라 분주하다. 그와 전화 한번 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함께 있어보니, 바로 감이 온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언제 올거냐’는 이모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마련한 쉼터를 며칠이라도 거쳐간 1천여명의 성매매여성 가운데 밥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곧 떠나고, 홀로서는 자립하기 어려운 정신지체 등의 장애가 있는 여성들만이 남았다. 갖 돌지난 아이를 둔 한 여성 모녀와 이모들이 사는 경기도 집에서 애타게 찾으니, 그가 다시 길을 재촉하지않을 수 없다. 서울집의 아이들은 이제 성년이 되어 인근에 사는 그의 친아들이 자주 들러 돌보곤한다.

미령아이-.jpg» 김미령 대표가 돌보는 아이들

 

 경기도 집으로 가는 김대표의 양손엔 야채가게 아저씨가 버리기 전에 문자를 보내 알려줘 챙긴 야채더미가 가득 들려있다. 공동체원들 가운데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 받아 정부보조금을 지원 받은 이들이 5명이다. 이 보조금의 절반가량을 모은 200여만원이 13가족의 생활비다. 직원 한명 없이 김 대표가 외부 강연비를 받아 벌충하면서 반찬을 만들어먹어야하니 버린 야채라도 챙기지않으면 생활이 안된다. 그러나 야채가게에서 버린 야채를 손발이 부르트도록 다듬어도 결국 버려야할 쓰레기가 절반이 넘는다. 이렇게 빠듯한 살림을 하는 그의 처지는 아랑곳 없이 ’이모’는 60만원의 정부보조금 중 14만5천원을 담뱃값으로 지출하지만, 그는 “고귀한 성을 남에게 판매하지않는 것만으로 족하다”며 “술·담배까지 뺏어버리면 무슨 재미로 살겠느냐”고 한다.

 자립지지공동체는 김대표가 1998년 서울 양평동에서 성매매여성 자립을 돕기 위해 떼밀이학원을 만들며 시작됐다. 성매매를 금지한 특별법이 시행된 2003년엔 속칭 미아리텍사스촌에서 성매매여성피해자위기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애초 성매매업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의 하청을 받아 25명의 직원을 두고 시작한 이일을 하며 김 대표는 포주들로부터 2번의 테러를 받아 죽을뻔했다. 그리고 1년반만에 그 하청을 끝냈다. 그러나 그를 찾는 성매매여성들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정부의 시설도 아닌 시설이 이처럼 이어져왔다. 시설이 아니니 후원해도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 거의 후원금도 들어오지않는 일을 홀로 감당해온 것이다.

 

미령2-.JPG» 공동체에서 아이들 먹을 과일과 밤을 챙기고 있는 김미령 대표

 그가 지금까지 상담한 3천여명의 성매매여성들은 어느 누구하나 불면증에 시달리지않는 이들이 없었다. 그들이 돈에 팔려서 그랬든 먹고살기위해서 했든 성매매 과정에서 새겨진 깊은 상흔을 지워지지않았다. 그가 성매매 초범들이 받아야하는 16시간 의무교육 현장에서 최고의 강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여자들이 당신들과 알몸으로 붙어있을 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를 내가 대신 해주겠다”고 시작한다. 그는 “성적권력이 동등하지않은 채 했던 것은 섹스가 아니”라고 한다. 1회용 플라스틱컵을 돈을 주고 구매했다고 해서 지구를 오염시킨 죄까지 사면받을 수 없듯이 돈을 주고 섹스를 했다고해서 가해에서 면죄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늙은 창녀의 노래’를 말로서 들려주는 셈이다.

 연세대 아동교육과를 나온 김대표는 재벌집 아이들이 줄서서 기다린다는 연대 부설유치원 연구원 겸 교사로 10여년을 일했다. 그러면서도 밤엔 연대 적십자동아리에서 운영하던 야학 상계적십자청소년학교에서 봉사하며 교장까지 했다. 터부를 넘는 그의 성격은 종교에서도 드러났다. 대학생때는 연세대연합교회에 나가는 개신교인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엔 가톨릭 사회운동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막달레나’라는 세례명까지 받았다. 이어 1985년 성공회 신부가 된 남편과 결혼하며 성공회 신자가 되었다. 그가 ‘동지로 살아가는 실험을 해보자’며 1985년 임시정부수립일에 성공회대성당에서 올린 결혼식에서 신부는 드레스를 입던 관행을 깨고 색동저고리를 입었고, 식후 7시간동안 마당에서 친구들과 난장을 펼치며 놀았다. 개신교 내 여성차별을 저항하며 여성 안수를 이끌어낸 여성교회 운영위원장이자 성공회에서도 여성성직위원장으로서 여성사제 탄생에 선구적인 구실을 한 그지만 그는 자신을 페미니스트가 아닌 ‘아나키스트’라고 칭했다.

 

 그의 이런 아타키스트적 성깔은 내력이 있다.  그의 부친은 윤동주가 나온 간도 용정중학교와 니혼대 예술학부를 나온 연극인 김익환이다. 그 부친이 결핵성늑막염으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해 내과 간호부장이던 그의 어머니 백옥심씨를 만났다. 당시 어머니는 의사들이 곧 죽을것이라던 남편을 살리기 위해 남편의 고향인 전북 부안으로 낙향해 남편을 살려내고, 산파와 초등학교 교사를 해 세자녀를 교육시켰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201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살며 김 대표에게 “나는 산파로서 아기를 받기만 했는데 너는 기르기까지 하니 나보다 낫다”며 아이들을 지극히 귀여워하며 딸을 응원했다. 아버지 김익환은 1955년 제작된 최초의 유성영화 <피아골>에서 국군 대장으로 나온 배우 허장강과 함께 북한군 대장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그 부친은 막내딸에게 “나는 우리나라 최후의 아나키스트”라고 했다. 박열의 아내로 일본 천왕제를 거부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제삿날마다 일본으로 직접 달려가는 그야말로 이제 ‘최후의 아나키스트’라 할만하다.

 

미령책-.JPG» 김미령 대표가 사랑하는 책들. 그는 예수와 함석헌도 일체의 권위를 거부하는 아나키스트로 본다.

 

  그는 아나키스트는 무질서가 아니라 “내가 합의하지 않는 질서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권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동의하지않는 것은 다수결이라도 따르지 않고, 동의한 것이라면 전체의 결정이라도 자신의 결정한 것처럼 따른다는 것이다. 성매매여성들이 쉼터에서 쉬었다가 다시 성매매를 위해 가겠다고 할 때 주저앉히지않고 그들의 자결권을 존중한데서도 그의 아나키스트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는 “함석헌이 이미 노인일 때 젊은여성과 ‘관계’를 가지며 사랑했다는 점에서 ‘미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가네코 후미코가 당시 일본 사회의 가치관과 통념을 거부했듯이 함석헌의 사랑도 아나키즘적 실험이라고 보기에 당대의 윤리에 맞지않다고 단죄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그의 남편은 은퇴 뒤 전북의 산골에서 공동체에 들어온 아이들 가운데 유일한 아들을 데리고 살아가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함석헌의 스승 유영모나 마하트마 간디처럼 50살이 되자 결혼을 졸업하는 ‘해혼’부부가 되기로 했다. 법적인 이혼을 하지않았지만 육적인 관계를 끝내고 동지로만 남자는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로서만 함께하면서 말이다.

  그는 권력, 폭력, 권위 같은 강한 것들을 거부하는 아나키스트지만 강한 것들로부터 버림 받은 약한 이들을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지인들은 그에게 “성매매여성들 가운데서도 뒤쳐진 그런 이들속에서 한나절만 있으면 돌아버릴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그는 “평균 지능지수  70이하인 그들을 나처럼 살게 할수는 없지만, 내가 그들처럼 함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능지수가 낮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못하는 이들을 억압하지않고 함께 뒹굴뒹굴 할 때 그들 만이 아니라 자신도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는 “집에 가면 10여명이 ‘언니’, ‘엄마’하고 한꺼번에 달려든다”며 “내 나이에 이런 복 누리는 사람 봤느냐”고 묻는다.


 

공명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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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이 되니 참 좋다. 자립지지공동체와 김미령 대표에 대한 마음 말이다. 어제밤 늦게 귀가해 페북에 기사링크를 걸어 올리고, 아침 출근길에 페북에 들어가보니, 너무도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해주어 깜짝 놀랐다. 특히 미국 시애틀에 산다는 ‘Kay Lee’라는 분은 “어떻게 미국에서 후원할 수 있는지” 물어주셨다.
 지난주 수유일 달동네에 가서 자립지지공동체를 취재하고 난뒤 마음이 아렸다. 성매매여성들인 ‘이모들’들과 그들이 버리고 간 아이들까지 12명을 돌보는 박미령 대표와 만남은 통상 두시간 정도의 인터뷰가 아니라 7시간에 걸친 마라톤 대화였다. 아마 그도 힘든 여정을 걸어오며 담아뒀던 것을 풀어내야했고, 내가 모처럼 만난 임자였는지 모른다. 그 많은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야채가게에서 버리는 야채들을 가져다 다듬어 반찬을 만들고, 과일도 상하기 직전 떨이만 사다 먹는단다. 더구나 새로 공동체에 들어온 성매매여성들은 다른 ‘이모들’의 침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늘 김대표의 침대에 눕는다고 한다. 그는 서울집에서 경기도집에서도 그래서 침낭 속에 들어가 쪽잠을 잔다. 그러니 그가 강한 것들과 싸우며 이토록 연약한 이들을 돌보면서, 아나키스트 전사가 되었을 것이다.

 

미령2-.JPG» 아이들과 이모들에게 먹일 과일과 밤을 챙기고 있는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 대표


 한참 인터뷰를 하던중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인사를 하는데, 얼마나 눈이 맑고 초롱초롱한지. 그 아이의 눈이 너무 순수해서 슬펐다. 과연 저 아이가 자신의 태생에 대해 알고도 이 편견에 가득찬 세상을 살아낼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저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 이런 인터뷰가 나가서 언젠가는 저 아이가 이걸 볼 수도 있을텐데, 설사 지역과 이름을 밝히지는 않아도 이를 알고 괴로워하면 어쩌지-이런 생각들로 인터뷰 후에도 마음이 심란했다. 내 딸 아이보다 한 살 적은 그 아이의 눈망울이 떠올라 마음은 애잔했다.
  그곳은 공식 사회복지시설이 아니어서 세금감면을 받을 수도 없어 후원금도 거의 없이 김 대표가 성매매금지법 위반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비로 부족한 생활비를 겨우겨우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실은 세달 전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를 출간한 뒤 여기 저기 강연요청이 많아 강연비를 받았다. 강연비 계좌를 따로 마련했는데, 아직 강연한 곳에서 모두 돈을 보낸건 아니지만, 보낼 것까지 대략 5백만원이 될거 같다.
 인세를 미리 받아 해외 취재비로 썼으니 아직 인세를 받진못하지만 강연비로 월급 외 여유돈이 생긴 것이다.‘ 수년간 이 책에 들인 노고는 차치하고라도 출간후  몇달간 개발에 땀이 나도록 뛰며 강연을 했는데 서울에 땅 한평도 살 수 없는 겨우 이 돈’이란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비록 내 손으로 쓰여지긴 했지만, 취재에 호응해준 마을공동체들과 내밀한 이야기까지 아낌없이 들려주고 고백해준 300여명의 취재원들의 은혜로 쓰여진것임을 생각하면 이건 내 것일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상환-.JPG» 산골 컨테이너에서 용수의 불경 역경 작어을 하는 신상환 박사

 

 인천의 달동네에 민들레국수집을 열어 노숙인들에게 국수와 밥을 무료로 주는, 가톨릭 수사 출신의 서영남 선생님은 수도원에 나올 때 수중에 300여만원의 돈이 전재산이었다고 했다. 노후 보장은 커녕 어디 가서 전세방 하나 얻을 수도 없는 돈이었다. 혼자 쓰기에도 너무도 적은 돈. 그는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나눠보자. 그래서 그 돈으로 국수를 끓여 나눠준 것이 민들레국수집의 시작이 되었고, 수많은 배고픈 이들에게 오늘도 국수와 밥을 먹여주고 있다. 몇년 전 인터뷰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런 건 배워서 남줘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김 대표의 인터뷰를 하고, ‘자립지지공동체의 아이 눈망울’을 보니 돌연 그 생각이 났다.

 “강연비를 모아서 여행비나 술값으로 쓰고 말건데. 더구나 수십개 독서동아리에서 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해준다니, 그것만으로 족하다. 더구나 내 책엔 ‘서로 마음을 열고 나눠보면 적은 것으로도 얼마나 성찬이 되고,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오병이어의 실제적인 사례들로 즐비한데 거기에 나도 사례 하나를 더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생태마을-.JPG

 김미령 대표에게 우선 200만원을 보냈다. 그리고 같은 날 중관학당 신상환대표, 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 터무늬있는집에도 100만원씩을 보냈다. 신상환 교수(www.facebook.com/sanghwhan.shin)는 전남 광양 고향의 산골 컨테이너 안에서 용수의 저작들을 번역하고 있다. 1980년대 핵심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동지들이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한자리씩 하는데, 인도 타고르가 설립한 대학 교수직도 버리고 낙향해 산골 컨테이너에서 역경하며 조그만 집이라도 짓고싶어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거니와 그가 하는 역경이 한국 불교 뿐 아니라 한국 종교계와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를 지녔다고 보기에 응원해주고 싶어서였다. ‘제2의 붓다’라는 용수의 사상에 대해 신상환 박사는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空)을 연기(緣起)로 봐야 나와 너가 다름 없게 된다. 즉 자기한테만 좋은 게 아니라 남한테도 좋은 게 공덕이고, 이를 명확히 아는 것이 지혜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오직 남을 속이고 해쳐서라도 나만 살고보자는 이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각자도생의 현세에서 이런 깨달음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또 한국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는 임진철 청미래재단 이사장(www.facebook.com/gillbutt21)과 황대권 선생님, 정은 선생님등의 주도로 마을과 공동체로 살거나 관심을 가진 이들을 한데 묶어 매년 축제도 하고, 정보도 교류하며 모래알이 되어버린 한국인과 한국사회에서 다시 대동사회의 싹을 틔우러 노력하고 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이니만큼 정부의 후원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할터지만 자발적인 모임 유지를 위해 십시일반으로 잔치를 열며 지탱하기에 이 규모와 달리 재정은 늘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는 사정이다.

 

터무늬-.jpg» 청년 임대주택 터무늬있는집 청년들

 터무늬있는집(https://themuni.co.kr/)은 어른들이 돈을 출자한 돈을 모아 집을 임대해 청년들에게 빌려주는 사업이다. 이번 서울고시원 화재 사건이 말해주듯 청년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문제에 대해 나를 비롯해 이 나라 어른들의 상당수는 공범이란 생각이 든다. 터무니없는 집은 몇년 후 출자금을 돌려준다는데도 2억원 밖에 모이지않아 안타가워하는 페친 김수동 선생님의 글을 보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 4곳 모두 마음을 내시는 분들이 십시일반 해주면 좋을 곳들이다.

 핸드폰으로 돈을 이체하니 한순간에 통장 잔고는 비었지만 의외로 가슴이 차올랐다. 얼마 안되는 액수를 나누었을 뿐인데 부자가 된듯 충족감이 들었다. 그런에 오늘 아침 페북에서 멀리 미국에서까지 동참하겠다며 공명해주는 분이 나타난 것이다. 이리 행복할수가!   

 

평화·인권운동가의 내면 평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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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권운동가의 평화와 인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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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많이 힘들고 지쳐 보였다. 평화와 인권운동을 오랫동안 했던 친구다. 가족, 일하는 관계, 친구관계, 어느 하나 평화와 먼 상태였다. 간혹 힘들어 보인다고 염려하면, 애써 부인하고 더 열정을 보이던 친구였는데, 이제 ‘자기현실’을 마냥 외면하고 부정할 수 없었다. “너는 평화와 인권 감수성은 큰데, 마주해야 하는 일상은 늘 갈등과 싸움 현장이니 내면은 더 힘들지 않겠냐”고 했더니, 눈물을 쏟았다. ‘평화운동’의 눈물이 아니라, 운동으로 고단해진 ‘자기현실’을 바라보는 눈물이었다.   

   
 누구보다 평화와 인권문제에 예민한 친구라 그냥 넘어갈 일도 늘 그 친구 눈에는 거슬렸고, 가만히 있지 못했다. 연약한 이들이 억울한 아픔을 겪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던 친구다. 불의가 만들어 내는 복잡한 갈등 실상을 냉철하게 읽어내고 몸을 던지던 친구인데, 정작 자기 삶의 일상에서는 평화를 누리지 못했던 거다. 운동을 위해 절에도 가고 교회도 가지만, 운동을 돕고 지원해주는 고마운 승려와 목사, 신부들이 많지만, 그의 내면, 그의 파괴된 일상에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고 한다.         

 소위 평화운동 전문가인 그 친구에게서 사람들은 평화운동 얘기를 들으려 하지, 그것을 일상으로 사는 이의 내면은 오히려 더 깊은 갈등 속에 있을 수 있다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평화와 인권 감수성이 큰 이들은 불의와 소외가 더 예민하게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주 갈등과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다. 운동현장에서 만난 많은 이들이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졸업 후, 도시빈민운동에 투신했던 후배가 10년 후 우연히 만난 지하철에서, 그 쪽 일은 말도 꺼내지 말라며 병들고 지쳐있던 모습도 떠올랐다.   

 

   마을2-.JPG» 밝은누리공동체 마을밥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공동체 사람들. 

 <밝은누리>에도 평화와 인권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내면이 다른 이들보다 더 큰 갈등 상황에 놓여있었다. 다루는 관념과 운동 의제는 평화와 인권이지만, 일상은 늘 투쟁이기에 그 간극이 만들어 내는 내면의 위기는 스스로도 감지하기 어렵게 깊어진다. <밝은누리>는 그 친구들이 우리 안에서 그런 말과 운동을 반복하지 않고 쉬도록 돕는다. 이들이 애써 억누르고 외면하는 ‘갈등에 빠진 자기내면’을 바라보게 돕는다. 침묵과 쉼이 지속가능한 운동의 토대가 된다. 성찰 없는 운동은 위험하다.     
 

 놀라운 사실은, 평화와 인권을 위하지만, 정작 현실은 늘 싸움이다 보니, 싸움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오히려 불안해하기도 한다. 정작 관계 속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갈 감수성, 평화롭게 관계 맺을 지혜를 몸이 잃어버린 거다. 평화운동 현장에 함께 하는 것 뿐 아니라, 이들이 겪는 내면의 어려움에도 함께 하는 게 필요하다. 먹고 입고 자고 일하고 노는 더불어 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 평화를 누리고 증언할 수 있을 때, 생명평화는 더욱 든든히 세워지리라!


 

무좀이 일깨워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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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를 한 많은 남자들의 적, 무좀과 동상, 우리 아빠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상 치료를 위해 가지나 콩대 삶은 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아빠의 발을 담가서 씻겨 드리던 엄마의 정성으로 동상은 다 치료되었다. 그 다음은 인류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무좀.... 빙하시대가 지나가도 죽지 않을 생존력을 가진 바퀴벌레와 무좀균, 이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 아빠는 저녁마다 방 한 가득 약상자를 펼쳐 놓고 발가락 사이 사이에 이 약, 저 약을 바르셨다. 꽤 오랜 세월을 그렇게 하신 것을 보면 정말 무좀은 지독한 생명력을 가진 것 같다. 난 그래서 세상에 걸리지 말아야 할 귀찮고 혐오스러운 병(?)은 무좀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게 무좀이 찾아왔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청소년기에 여드름도 한 번 안 날 정도로 탄탄한 내 피부를 뚫고 무좀균이 침투한 것이다. 오래 전 성매매여성들과 한달을 살았었다. 함께 먹고 자고 뒹굴고....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그들중의 몇명은 교육부족이나 사회성결여, 혹은 약물과다 복용으로 인해 일상 생활 능력이 좀 어눌하다. 그 중 하나가 화장실을 다녀오고 난 후에 뒷처리가 잘 안되는 경우이다. 휴지와 거시기를 바닥에 버리거나, 물을 틀어 놓거나, 앞이 막힌 실내화에 물을 그득 채운 채 나오기도 한다. 처음 몇일은 화장실 갈때마다 실내화에 고인 물로 양말을 푹 적시면서 내심 짜증이 나곤 했는 데 아예 나도 양말을 벗어 버리고 들어가니 그 걱정은 사라졌다. 문제는 바로 그 신발이었다. 그 곳에 사는 자매들 대부분이 도저히 손톱깍기로는 가능하지 않은 대작업을 거쳐야만 공사가 한번 끝나는 아주 심각한 무좀의 소유자들이다.

  보름이 지나면서 부터 드디어 내 발가락이 살살 가렵기 시작하더니 한달이 지나면서부터는 물집까지 잡히기 시작했다. 두달의 삶을 마무리짓고 공동체로 돌아와서는 난 무좀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했다. 피부과 병원에 다니고 밤이면 약을 발라 싸매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몇년이 지나면서부터는 발톱까지 번지면서 오그라들더니 양 옆의 살을 찌르고 고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발톱을 바싹 잘라내면 한두달 괜찮아 지다가 다시 살을 후벼파면서 또 고름이 터지면서 양말을 젖게 한다. 사실 양말이 문제가 아니고 무척 아프다. 두달에 일주일 정도는 걸음을 엉성하게 걸을 정도로 아프다.

  하지만 난 이 무좀을 사랑한다. 그리고 정말 하느님이 내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말로는 봉사의 삶이라고 하지만 사실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생각을 자주 잊게 된다. 나는 내가 얻은 육체의 작은 상처로 인해 결코 그들을 잊을 수 없게 되었다. 항상 기억하고 사랑하고 기도하라고 주신 상처이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종신서원식에 단체로 몰려와서 축하해 주고는 혹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까 하고 얼른 눈인사만 하고 뺑소니치듯 사라져 버린 그 언니들이 보고 싶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 언니들의 동네를 지나오니 더 그런가보다. 지금도 나는 내가 그들을 잊지 않게 무좀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가끔 발의 통증이 느껴질때마다 그 언니들을 위해 기도한다.

사람을 부릴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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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부림엔 마땅히 각박하지 말라.

각박하게 굴면 성과를 생각하던 사람도 떠나느니라.

친구를 사귐엔 마땅히 마구하지 말라.

마구 사귀면 아첨하는 자가 오느니라.

 

채근담

내손안에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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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 속에 깃든 참맛을 깨닫는다면 천하의 아름다운 경치도 다 마음속에 들어올 것이요, 눈앞의 기밀을 깨닫는다면 천고의 뛰어난 영웅도 다 손아귀에 들어오느니라.

 

                                      -채근담

마음의 운동, 명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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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마음의 운동, 명상에 빠지다

 

과학·의학·디지털과 만난 명상
대중의 일상에 바짝 다가앉아

 

명상-.jpg» 작품 <향>(2018, mix media). 황로우 작가는 소셜 펀딩 텀블벅을 통해 ‘명상의 시간 : 2019 명상 달력, 명상 굿즈’를 선보였다. <향>은 명상 달력의 7월 그림이다. 황 작가도 명상을 한다. 그는 “명상은 몸이 피로하거나 마음이 어수선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황로우 홈페이지 www.hwangrowoo.com, 인스타그램 @hwangrowoo

 

허리를 펴고 앉으세요. 가슴과 어깨에 힘을 빼세요.” 차분하고 친절한 목소리의 안내에 몸을 맡긴다. 아니, 마음을 맡긴다. 지난 111일부터 7일짜리 온라인 무료명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고요한 와중에 삐죽한 생각이 떠오른다. “졸리는데졸겠다고 한 명상이 아닌데희미해지는 의식을 다잡아 보지만 소용없다. “드르릉~” 코 고는 소리에 스스로 놀라 화들짝 깼다. 그렇게 첫 날 명상이 끝났다. 명상의 세계를 취재해보겠다고 뛰어들었는데, 명상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졸기만 하다 끝날까 걱정스러워졌다.

 

흔히 명상에 뒤따라 붙는 말들이 있다. 신비로움, 종교, 비이성, 초자연. 눈을 가늘게 뜨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한 단어들의 조합이 자주 눈에 띈다. 명상과 과학, 명상과 의학, 명상과 디지털, 명상과 산업 그리고 명상과 청년. 눈을 크게 뜬다. 청년들은 출근길 지하철과 버스에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과학적인 연구로 그 효과가 입증된 명상 프로그램을 재생한다. 디지털 기기를 꺼놓아야 가능할 것 같던 명상인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난 3월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는 명상과학연구소를 열었다. 명상을 안내하는 앱 마보는 유료 구독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영어 기반의 명상 관련 앱은 1300여개에 이른다. 미국의 2017년 명상 관련 경제 규모는 약 67천억원(60억 달러)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명상이 이처럼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는 데는 과학화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뇌 과학과 심리학, 의학 방면의 연구자들이 명상과 마음 그리고 몸의 관계를 파고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와 동시에 생겨나고 또 널리 알려진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은 대중의 일상에 바짝 다가앉았다. 이 명상은 자신의 행위를 비판단적 자세로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를 통해 이뤄진다. 존 카밧진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의과대 명예교수가 1979년 고안했다. 그 뿌리는 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명상가인 차드 멍 탄이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을 둔 내면검색이라는 프로그램을 2007년 내놓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명상 열풍이 일었고,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명상 관련 콘퍼런스인 위즈덤 2.0’이 열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정신질환의 치료에 마음챙김 명상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정신사회재활센터는 성인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필수 프로그램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채택하고 있다.

 

의심을 거둔 사람들은 명상을 운동처럼 여긴다. 마음을 위한 운동 말이다. 올해 26살인 이선재씨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보면 운동도 내가 생각하는 명상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몸에 집중하면서 하니까. 그런데 운동은 정말 하러가기가 쉽지 않은데 명상은 더 가깝게 할 수 있다.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에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을 내가 만드는 게 좋고 또 중요하다.”

 

117일 명상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이다. 고요하게 앉아있지만, 화가 가득한 하루였다.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속도도 줄이지 않고 차가 달려들다시피 하자, 버럭 참을 수 없는 화가 났다. 명상은 화를 내지 않는 나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분노가 나를 덥석 집어삼키지 않게 도와주는 듯했다. “들숨에 지금, 날숨에 여기.” 지금 여기 고요하게 앉아있는 나를 스스로 바라본다. 졸림은 완전히 물리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조바심은 물러갔다. 언젠가 안 졸면서 내 마음을, 나를 알아차릴 수 있겠지. 몸의 운동도 그렇지만, 마음의 운동도 꾸준해야 한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명상사전적 뜻은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다이다. 그러나 정작 명상 전문가들은 생각을 거두고, 감각과 마음에 집중할 것을 권유한다. 40년 전부터 체계화한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명상은 종교적 색채를 덜고, 과학화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정신 질환의 치료에 명상을 도입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마음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명상이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명상은 디지털 기기를 꺼둬야 가능할 것 같지만, 청년들은 스마트폰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울과 불안의 흙탕물, 가만히 바라보세요

 

종교적 색채는 빼고 과학화한 명상 관심 높아져
종교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 명상은 일상적
인지행동치료에도 명상의 요소를 더한 경우 많아

 

명상2-.jpg» 신비롭고 종교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명상이 최근에는 과학, 의학과 만나 더욱 대중화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명상을 종교적인 색채를 벗어던지고 과학적 분석 틀로 연구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과학명상 콘서트도 열리는 추세다. 하지만 명상은 과학적이라는 주장을 의구심 없이 수긍하기가 어렵다. 과학을 빙자해 명상 산업에 눈독들인 이들의 마케팅 수법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명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의 최근 경향을 눈여겨보면 의구심이 호기심으로 변한다. ‘정말? 명상이 과학적이라고? ?’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을 풀어봤다.

 

명상이 스트레스 관리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직 문제로 고민이 깊던 차여서 명상을 교육한다는 곳을 찾았는데, 한 번 가고 다시 가지 않았다. 뭔가 신비주의적이고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데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28살 직장인 김선화씨는 그렇게 명상을 처음 접한 뒤 다른 길을 찾았다. 명상을 하기에 앞서 명상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많았다. 어느 정도 의심이 풀렸고, 과학을 접목한 명상을 일상에서 충분히 접하고 있는 중이다.”

 

과학적 사고를 교육받아온 사람에게 명상은 이렇듯 도전의 대상이 된다. 종교적인 수행으로서의 명상이라면 설명과 설득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다스리고 건강을 관리하는 도구로 명상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먼저 느껴보세요라는 속삭임에 합리적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노영은(27)씨도 그런 이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명상에 대해 거부감은 적었지만, 의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풀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많이 읽고 공부하는 것. “관련 기사를 찾아본다. 또 명상가이면서 심리학자이기도 한 타라 브랙 등 심리학 기반을 가진 작가, 선생님들의 글을 읽는다.” 이제 명상은 20대를 중심으로 트렌드로 뜨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들의 문제 제기에 답하는 전문가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명상은 과학적이고, 세속적이고, 일상적일 수 있다.” 아주대학교 명상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심리학과 김완석 교수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종류에 관계없이 각자의 신들을 느끼는 것을 목표로 한 행위가 있다. 종교적 수행으로서의 명상이다. 종교마다 달리 부르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보면 명상은 오히려 탈종교적인 것이다. 어떤 목표로 명상을 하는지에 따라 탈종교적일 수 있다.”

 

최근 종교의 색채를 벗어나 대중화 하는 명상, 그 중심에는 40여년에 걸쳐 체계화하고 과학화한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자신의 현재 내적 경험에 대한 비판단적인 주의와 알아차림)이 자리 잡고 있다. 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알아차림)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이 명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다소 보수적일 법한 의사들도 과학적 접근에 기반 한 탈종교적인 명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도입이 막 시작되고 있는 모양새다. 가톨릭대 의과대 서울성모병원은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마음챙김 명상을 활용하고 있다. 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많은 근거가 있어 시작했지만 오해와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7년 발족한 대한명상의학회 회장이기도 한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국내에서 명상을 소개하는 데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한 가지는 불교 기반이라는 생각이 깊다는 것, 다른 한 가지는 명상이 초자연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점이다. 기독교인들은 명상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정작 나는 기독교인이다. 의사고.(웃음)” 오늘날의 마음챙김 명상이 충분히 탈종교적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실제 명상이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어떤 작용을 할까? 김완석 교수는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명상을 하면 긍정적인 느낌이나 만족감 등에 작용하는 뇌의 부위가 더욱 활성화한다는 것과 명상이 신체의 면역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상은 정신 활동일진데, 물질로 이뤄진 뇌가 변한다니? 김 교수는 그런 생각은 과거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다는 심신이원론적 사고에 기반 한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나온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마음, 정신활동은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뇌는 가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와 정신을 일원론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여럿이다고 덧붙였다. 채정호 교수는 이미 심리치료 관련 교과서에도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인지행동치료의 제3동향을 보면 수용전념치료(ACT),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등이 있는데, 그 치료들이 기본적으로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를 갖고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와 그것을 수

용한 심리치료의 기법들을 보면 명상이 과학적, 의학적 효과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봐도 될 것이다.”고 말했다

 

누구나 과도한 업무로 생긴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의 관계를 생각할 때가 있다. 내 경우는 기자로 일하며 기사 마감에 허덕일 때다. 바로 이 순간 말이다. 다른 조건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최종 데드라인이 닥쳐오면 아침까지만 해도 잘되던 소화가 되지 않고, 가슴이 콕콕 쑤신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묻는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으셨나요?” 별다른 내장 기관의 상처를 발견하지 못한 의사가 하는 말이다. ‘심인성 질환’, ‘스트레스성 질환이라는 말을 의사로부터 들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처방은 마음을 다루지 않는다. 김완석 교수는 이 부분을 지적한다. “아직까지 국내 의사 대부분은 마음이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는다. 최근에서야 그 원인이 마음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성 만성 질환을 겪으며 온갖 방도를 찾는다. 현대인들은 게다가 스트레스가 더 많은 환경에 산다. 에스엔에스(SNS)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지만, 돈이나 힘 등을 타인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더 받기도 한다. 김 교수는 명상은 건강한 의미의 자기이해를 권하고, 남과의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이런 측면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정신 질환의 치료를 위해 스스로 명상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도 있다. 주아무개(27)씨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고, 약물 치료를 받곤 했다. 그러나 지난 5년 사이 재발할 때가 많았다. 명상을 활용해 우울증을 치료하면 재발이 드물다고 해서 일부러 관련 치료를 하는 병원을 찾아갔다. 6개월 정도 지났는데, 현재로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채정호 교수는 약물 등 다른 치료로는 효과가 없던 환자들이 완치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다. “몇 년 씩 공황장애나 공포증 때문에 고통 받고 살던 사람이 그 생각이 진리가 아니라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어두운 마음에서 빠져나오고 나서 새로운 인생을 산다는 분들이 있다.” 전진용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새터민(탈북인)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에 마음챙김 명상을 접목했다. 완전히 다른 체제와 공간 속에서 불안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새터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진용 전문의는 불안과 우울에 대한 명상의 효과와 그 원리를 흙탕물 바라보기를 빗대 설명한다. “보통은 환자에게 정신 질환, 병과 싸우라고, 불안과 우울을 떨치라고 한다. 그런데 마음챙김 명상은 불안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그것을 집중하고 바라보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흙탕물이 담긴 병에 흙을 거르려고 하면 자꾸 흙이 떠오르지만, 가만히 놔두면 물이 맑아진다. 필요하면 그 위에 물만 뜨면 된다.”

 

명상의 효능은 매료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과유불급의 진리는 명상의 의학적 활용에서도 적용된다. 채정호 교수, 전진용 전문의 모두 명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전진용 전문의는 우울증이 심해 자살·자해의 위험이 있다든지 할 때 명상이 좋다고 해서 명상만 하면 안 된다. 증세가 심해지는 중에 명상만 하면 자칫 병을 키우고 만성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명상을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채정호 교수는 적절한 안내를 통해 건강하게 명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선생님이 필요하다. 독학으로 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고, 심신이 건강하지 않은 분 가운데는 명상을 하다가 그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상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국립보완통합의학센터(NCCIH)가 누리집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명상의 안전과 부작용’, ‘고려해야 할 사항도 앞선 두 의료인의 조언과 같은 맥락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상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에게 안전하다고 간주됩니다.’, ‘정신질환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명상은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드문 보고가 있습니다.’ ‘기존의 치료를 대체하기 위해 명상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명상 강사의 훈련 및 경험에 대해 질문하십시오.’ 국내의 명상에 관심 있는 이들도 적용해야 하는 원칙으로 보인다.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보다 안전한 명상을 위해서 말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우울과 불안 흙탕물 지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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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생각을 털고, 감각을 느껴보세요

사비나미술관 재개관 기획전 예술가의 명상법
몰입과 사색으로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각들
몸마음챙김 명상, 음악과 함께 느껴보길

명상1-.jpg» 마이클 케나, <싱글 트리 미타 호카이도 재팬(Single Tree, Mita, Hokkaido, Japan)>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명상2.jpg 공감과 위로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예술 작품과 명상이 만났다. 무릇 예술가의 책무 중 하나는 시대를 읽어 작품으로 대중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 이번엔 명상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은평구로 옮겨간 사비나미술관은 재개관의 첫 기획전으로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예술가의 명상법>을 선보였다. “예술가만의 독창적인 사유방식을 추적해 그들만의 호흡과 감각, 몰입과 안정의 방식을 보여주며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뜻밖의 명상의 방식을 제안하기도 한다고 사비나미술관 쪽은 소개했다. 이 전시에서는 25명의 작가들이 그들의 명상법 또는 명상의 결과를 내보인다. 전시 작품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작품들을 보며 전진용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소개하는 명상을 해보고, 큐아르(QR)코드로 연결해 놓은 명상 음악도 함께 들어보면 어떨까? 실제 전시장에서는 관객과 상호 작용하고, 명상을 유도하는 설치 작품들도 있다. 이 전시는 2019131일까지 계속된다.

 

명상3.jpg 따라 해 보세요, 몸마음챙김 명상

1 두 눈을 가만히 감습니다.

2 편안하게 호흡 소리에 집중하면서 숨을 두 차례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3 호흡에 신경을 쓰지 않고 보통의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4 왼쪽 다리의 각 부위로 생각의 초점을 옮겨보세요. 발가락에 느껴지는 감각을 알아차립니다. 어떤 감각이든 느껴지는 대로 느낍니다.

5 양손을 천천히 쥐면서 감각을 느껴봅니다. 주먹을 다 쥐면 최대로 힘을 주고 그때 변화하는 감각을 느낍니다. 천천히 힘을 풉니다. 손바닥의 감각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채워보도록 합니다. 손으로 모았던 초점을 머리끝, 정수리로 향하게 합니다. 아무 느낌이 없으면 그대로 머리 뒷면과 옆면도 자신의 감각을 집중해 봅니다. 다른 생각이 나면 나는 대로, 소리가 들리면 들리는 대로 그렇구나하고 다시 감각으로 돌아옵니다. 천천히 이마, 눈썹으로, 코로, 턱으로 마음의 눈을 향하게 합니다. 목으로 내려와 왼팔과 오른팔의 감각을 하나하나 느껴봅니다. 이제 가슴으로 올라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과 심장의 박동, 배를 느끼세요. 등으로 옮겨가 의자와 등이 맞닿는 느낌, 등의 근육과 척추를 천천히 느낍니다. 엉덩이와 왼쪽 다리, 오른쪽 다리로 마음의 눈을 옮겨갑니다.

6 이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천천히 자유롭게 죽 훑어봅니다.

7 손가락과 발가락을 까딱거리면서 깨어날 준비를 합니다.

8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천천히 눈을 뜹니다.

도움말 전진용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의학과 전문의, 정리 이정연 기자

 

명상4-.jpg» 이정록,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명상5-.jpg» 김윤수, <흩어지는 것들의 기록>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명상6-.jpg» 임창민, <인투 어 타임 프레임 버스 스톱 에이치(into a time frame_Bus stop H)>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명상7-.jpg» 제리 율스만, <무제>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명상8-.jpg» 조던 매터, <옴 om>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01010’···이젠 명상도 디지털 시대

 

최근 IT 기술과 결합한 명상 앱 출시 봇물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열광
때와 장소 구애받지 않는 점이 인기 비결
명상 게임·동영상도 찾는 이 많아

 

명상9-.jpg» 6만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가 사용하는 명상 앱 `마보'박미향 기자 mh@hani.co.kr

 

명상10.jpg 지난 2, <문화방송>(MBC)<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밴드 노라조의 멤버 조빈의 일상이 화제가 됐다. 아침잠이 깨기도 전에 그는 휴대전화의 버튼을 눌러 명상 앱을 열었다. 노래할 때와는 사뭇 다른 그의 모습에 많은 이가 낯설어했지만 동시에 명상에 관한 관심도 쏟아졌다. ‘늘 아침 명상을 통해 하루를 정갈하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명상은 삶의 일부이자 자신만의 생활방식이었다. 2015년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담은 명상 앨범 <명상판타지>를 낸 이유이기도 하다.

디지털 공해에 시달리면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공허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일까? 최근 아이티(IT) 기술과 결합한 명상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7, 구글플레이(구글의 앱 장터)현대인의 디지털 웰빙을 주제로, 명상과 힐링에 관련한 애플리케이션만을 모아 발표했다. 과중한 업무와 바쁜 일상으로 따로 짬을 내 명상센터 등을 찾기 어려운 이들의 선호도가 높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언제든지, 집이든 직장이든 어디서든지, 막간을 이용해 명상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는 아이티(IT)회사 직원 박성윤(29)씨는 명상 앱 마보를 주로 이용한다. “명상 앱 프로그램 대부분이 외국어로 되어 있었어요. 부담 없이 편안하게 한국어로 명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다 발견한 것이 마보입니다.”

마보는 마음보기 연습의 약자로, 구글의 직원 교육 명상 프로그램인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아기자기한 인터페이스와 귀여운 캐릭터인 마보잠보를 내세워 젊은 소비자층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마보의 인기를 단순히 감성적인 측면에서만 이해할 수는 없다. 명상을 처음 시작하는 이를 대상으로 한 마음보기 연습 기초주의력 집중 훈련등 가볍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보의 장점이다.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수는 7만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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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이에 질세라 명상 콘텐츠를 지난해 내놨다. 카카오의 사회 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협업한 마음날씨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마음의 날씨가 기록되고, 이를 나의 안녕지수라는 수치화된 데이터로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연령층도 20대다. 10대까지 포함하면 총사용자의 60%10~20대라고 한다. ‘명상은 나이 든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이용률 역시 작년 동기간과 견줘 2배 증가했다.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오디오클립에는 왈이의 마음단련장이 있다. 마음건강과 관련한 음성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마음단련장 분노편’, ‘우울한 타르트 클럽등 청년들을 위한 퇴근길 오프라인 모임을 꾸리기도 한다.

케이티(KT)는 인공지능 서비스인 기가지니에서 명상 애플리케이션 마음챙김을 만날 수 있는 기가지니 명상 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음챙김의 400여개 명상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개인별 맞춤 명상과 어린이 명상까지, 다양하다. 출시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명상을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는데 집에서 편안하게 명상을 할 수 있어 편리했다’, ‘집안일을 하면서, 파도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통한 명상을 할 수 있어 유용했다등 소비자의 호평이 줄을 잇는다.

 

진지한 명상 애플리케이션 대신 게임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이도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100만명 이상 다운로드한 게임 마이 오아시스는 일종의 명상 게임으로, 몽환적인 오아시스 가운데서 다양한 동물을 키우는 단순한 인터페이스다. 잔잔한 오르골 소리와 물소리 덕에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는 사용 후기가 뒤따른다. 이외에도 문어 캐릭터 몰리를 바닷속에서 키우는 몰리: 나만의 힐링 펫 키우기등 디지털 시대의 명상 방법은 모양과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명상을 즐기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 법륜스님 등 명망 높은 스님들의 강연을 짧게 편집한 동영상부터 기독교와 천주교 묵상 동영상까지 다채롭다. 물 흐르는 소리, 산속의 새소리, 바다 소리, 비 오는 소리 등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에이에스엠아르(ASMR. 속삭이는 등 마음을 안정시키는 소리)가 잔잔하게 퍼지는 동영상, 세계적인 명상 전문가의 강의 등이 특이 인기가 많다. 유튜브 검색 창에 명상이라는 단어를 띄우면 뜨는 동영상만도 1만여개가 넘는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 유튜브 명상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동영상도 선택할 수도 있기에 선택의 폭이 넓다. 세계적인 전문가의 강연부터 자연의 소리까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명상의 종류를 자유자재로 고를 수 있어 전문가가 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명상 전문가이자 요가 지도자인 박소현(28)씨의 평이다.

 

명상12-.jpg» 마음의 안정을 돕는다고 알려진 게임 `마이 오아시스'사진 앱 화면 갈무리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명상의 동의어인 고요’, ‘평화’, ‘사색과 같은 단어는 낯설고 생소하다. 친구, 동료뿐만 아니라 낯선 이들과도 에스엔에스(SNS)로 연결돼 있는 이 시대는 소란스럽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는 마음의 평화는 고사하고 바닥을 알 수 없는 피로감마저 안겨준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선택이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한 명상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청년 세대는 특히 디지털 기기를 통한 명상에 적극적이다. 26살인 직장인 이선재씨는 디지털 디톡스(해독)을 바라는 현대인 중 한 명이지만, 명상 관련 오디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건 좀 다르게 느껴진다. 스마트폰을 자꾸 들여다보며 상호작용할 필요없이 눈을 감거나 몸을 편안하게 하면 언제 어디에서나 명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백문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쏟아지는 명상 책, 이 한 권 어떠신가요?

 

명상 공부를 위해 읽어볼 만한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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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15.jpg명상책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교보문고의 누리집을 살펴보면, 명상을 주제로 한 책은 올해만 70권 넘게 출간됐다. 제목을 살펴보면, 명상과는 거리가 먼 요소를 결합해 놓은 경우도 많다. ‘명상이 체중 감량이나 자기계발에 좋다는 식이다. 효과가 없지는 않을지언정, 마음이 지친 독자들의 눈길을 잡아 끌기 위해 마구잡이로 명상을 더해놓은 인상이 없지 않다. 취사선택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그래서 골라봤다. 정말 명상공부해보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들을 말이다.

티베트 불교는 명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티베트 불교 승려들은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의 책들이다.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저서는 출간 뒤 자주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명상의 기본과 핵심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달라이 라마가 전하는 우리가 명상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은 지난 5월에 출간됐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불교 명상가 틱낫한의 저서도 여러 권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걷기 명상을 제대로 접해보기 위해서는 <틱낫한의 걷기명상-미소 짓는 발걸음>을 읽어볼 만하다.

남방불교 역시 명상의 깊은 뿌리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서구를 중심으로 크게 대중화한 마음챙김 명상은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에 근거하고 있다. ‘위파사나의 본래 뜻은 깊이 들여다본다이다. ‘관조’, ‘통찰과 통하는 말이다. 이 분야에 관심이 간다면 조셉 골드스타인의 책들을 읽어볼 만 하다. 그는 위파사나 수행에 대한 책 <통찰의 체험>을 냈으나, 현재는 절판됐다. 국내에 가장 최근 출간된 그의 책으로는 <마인드풀니스>가 있다.

명상에 보통 불교적 전통이 강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거의 모든 종교에서 그 수행 가운데 명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실제를 직접 찾아 나선 이가 있다. 조현 <한겨레> 종교전문기자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는 그가 31곳의 불교,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등 여러 종교에 있는 수행과 명상, 치유의 현장을 찾아 기록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불만이 늘어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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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좋아질수록 불만도 늘어나는 법이다.

 

                 -리차드 파슨

지나치게 휴식이 많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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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많은 휴식은 지나치게 적은 휴식과 마찬가지로 피로를 남긴다.

 

                    -칼 힐티

두 부류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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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한 부류는 자신의 길을 가는 인간이고

 다른 한 부류는 그 길을 가는 사람에 대해 말하며 사는 인간이다.

 

                               니체

긍휼과 배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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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에 '존 다우'라는 소년이 있었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아버지의 심한 학대와 매질로 집을 뛰쳐나와 거지가 되었다. 소년은 다른 거지 아이들처럼 길거리에서 구걸을 했는데, 매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지나가는 차가 신호를 받고 있거나 잠시 정차되어 있는 차에 손을 쑥 내밀어 도와 달라고 애걸하는 것이었다.

 

어느날 '존 다우'는 여느 날처럼 갓길에 주차 되어 있는 차로 다가갔다. 사실 이러한 거지 소년들은 사람들은 골치거리로 여기고 있었다. 그것은 대부분 이들 아이들을 도둑들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한 조각의 빵을 사기 위해 '존 다우'는 그날도 차 안으로 손을 쑥 내밀었다. 그 차에는 어떤 여성이 타고 있었다. 그녀는 휴대용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다.

 

 소년은 그녀의 모습에 멈칫하며 놀랐다. 그리고 물었다. "왜 이런 걸 끼고 있어요?"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나는 이게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살아갈 수 없단다. 사실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 만한 돈이 없단다” 그러자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이 여자는 '글래디스 카만데'(Gladys Kamande) 라는 여성이었는데 남편의 심한 구타로 폐를 다쳤다.소년은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여자에게 말했다. "제가 잠깐 기도를 해 드려도 될까요?"그리곤 여자의 손을 잡고 가슴 깊이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제발 이분의 병을 낫게 해 주세요.” 기도를 하는 동안에도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러 내렸다. 그리곤 그간 구걸해서 주머니 속 깊이 꼭꼭 넣어둔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전 재산인 돈을 그 여자의 손에 쥐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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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경을 처음부터 계속 지켜보던 한 시민에 의해 사진과 사연이 sns상에 공개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이 여자의 수술비가 무려 8천만불이 훨씬 넘게 모아졌다. 이 여자는 인도에서 무사히 수술을 잘 받아서 건강을 되찾았을 수 있었다. 수술 후, 이 여자는 곧 바로 이 소년을 찾았다. 하지만 이 소년은 그간 인터넷을 통하여 잘 알려지게 되었고, '니시'라는 아주 마음이 좋은 어느 부유한 여자분이 이 소년을 아들로 입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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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면 진실이 보이고, 비운 그 자리에 사랑이 채워집니다. 욕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비울 때 긍휼과 배려가 보이고 사랑과 기쁨이 채워집니다. 우리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눈이 이기심에 가려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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