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일도 일 없는 것만 못하다 삶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나무 가지를 잘라내듯 우리의 삶에도 가지치기는 있어야 한다. 어떤 작가는 감나무는 스스로 가지치기를 한다고 노래했다. 나무도 자기욕심을 다룰 줄 아는 까닭이다. 스스로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에 의해 가지치기를 당하기 마련인 것이 세상일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다. 나와 내 주변을 스스로 가지치기하지 못한다면 결국 모두의 불편함으로 이어지고 이는 강제된 가지치기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 산중 생활은 역시 겨울이 제맛이다. 오가는 사람조차 없는 겨울 산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나의 내면세계를 향한 치열함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겨울 산사는 일 없는 것을 으뜸으로 삼아야 제격이다. 단순해진 겨울산은 군더더기가 없다. 모든 나무들의 가지치기가 끝난 탓이다. 수행이란 스스로를 가지치기하는 일이다. 끝을 모르는 번뇌의 생각줄기를 잘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잎사귀까지 털어 버려야 한다. 모든 것을 떨군 나무와 윤곽이 드러난 산줄기의 모습을 가만히 음미하면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즐기는 일은 한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멋과 여유이기도 하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원철 스님 산문집>(불광출판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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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도, 없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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