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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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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으로 오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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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끝이 없는 여름을 지내다가 인천으로 왔습니다.  제일 좋은 느낌이 차가움입니다.  필리핀에서는 느낄 수 없던 놀라운 느낌입니다.  차가움을 좋아하다가 그만 감기에 걸렸습니다.

VIP손님들은 제일 반겨줍니다. 인천 민들레국수집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가슴 아픈 것은 민들레희망센터입니다. 너무 좁아서 안타깝습니다. 더울 때는 밖을 이용할 수 있어서 그나마 버텼지만 겨울에 우리 손님들이 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참으로 힘이 듭니다.


얼마 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바티칸 광장에 노숙인을 위한 샤워시설을 만드시는 것을 보고 박수를 쳤습니다. 사실 노숙 손님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냄새를 견디는 것입니다. 밥 먹고 조금이나마 따뜻한 곳에서 자면서 버틸 수 있지만 씻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지금부터는 우리 VIP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민들레 지원센터"를 마련해 드리고 싶습니다. 


몇년 전 일입니다. 감기몸살로 고생하는 노숙 손님이 있었습니다. 찜질방에 모시고 가서 하룻 밤만 재워달라고 했더니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합니다.  찜질방에 있는 손님들마저 전부 떠나버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고심한 것이 민들레 희망센터를 만들면 좋겠다였습니다. 2009년 7월에 꿈에 그리던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열었습니다. 올봄까지만 해도 민들레희망지원센터 회원이 3,000여명 정도 되었고 하루 이용인원이 200여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민들레희망지원센터 건물을 인천교구로 반납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서 민들레국수집 근처에 조그만 집을 얻어서 샤워하고 빨래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을 아주 조그맣게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진료소는 어른신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에서 열었습니다. 인문학 강의는 기존 민들레국수집에서 계속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VIP 손님들에게 꼭 필요한 민들레희망센터가 조금만 더 컸으면 합니다.


꿈을 꿉니다. 우리 손님들이 민들레국수집에서 밥을 먹고 난 후에는 민들레 희망센터에서 발을 씻고 쌰워하고, 빨래도 하고 커피와 녹차를 마시면서 음악도 들으면서 쉴 수 있는 곳. 밤새 떨면서 잠 자지 못한 손님들은 편안하게 낮잠이라도 잘 수 있는 곳. 책을 보면서 독후감 발표하고 독서장려금도 조금 받을 수 있는 곳,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민들레국수집 옆에 다시 열고 싶습니다. 꿈을 꿉니다.


편집민들레2.jpg


지난 4일에는 베로니카와 함께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귀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다음 날에는 광안리 언덕 올리베따노 베네딕도 수녀원을 방문했습니다. 민들레방에서 이해인 수녀님을 만나뵈었습니다. 참 행복하 시간이었습니다. 수녀님께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

동백꽃처럼 피고, 동백꽃처럼 지고...  참 좋습니다.

6일에는 울림이라는 밴드와 함께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2014년 민들레국수집 VIP 손님들을 위한 송년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참 따뜻한 겨울 저녁이었습니다. 우리 VIP 소님들과 요셉의원의 이문주 신부님, 대구 요셉의 집의 원장 수녀님과 저의 사촌 수녀님도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노숙인의 모습으로 저기 예수님이 계십니다. 명동성당에서 송년음악회를 할 수 있도록 장소를 빌려주셔서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편집민들레1.jpg


7일과 8일에는 2014년도 민들레국수집 김장을 했습니다. 올해는 여성 감정평가사회 회장님과 회원들께서 민들레국수집 김장을 도와주셨습니다.

오늘은 천안교도소를 방문하고 내일은 명동 롯대 백화점에서 강의가 있고요. 12일에는 포항교도소를 방문합니다. 저녁에는 대구 요셉의 집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13일에는 대구 강의가 있고요. 필리핀에 큰 태풍이 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민들레국수집은 별 일이 없었답니다. 지금 모니카가 있어서 더 가슴이 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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