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좌선 수행한 ‘절구통 수좌’ 법전 스님 입적
조계종 제11·12대 종정을 지낸 ‘절구통 수좌’ 법전 스님(사진)이 23일 오전 11시25분 대구 팔공산 도림사 무심당에서 입적했다. 법랍 73, 세수 90.
본명이 김향봉인 고인은 1925년 전남 함평 3남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했다. 14살 때 장성 백양사 청류암으로 출가한 고인은 41년 17살 때 영광 불갑사에서 설제 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고, 해방 전 백양사의 고승인 만암 스님의 고불총림결사에 동참했다.
이어 48년 문경 봉암사 결사를 통해 성철 스님을 만나 본격적인 참선을 시작한 그는 한번 좌복에 앉으면 절구통처럼 요지부동한 채 수행정진한다 하여 ‘절구통 수좌’로 불렸고, 51년 통영 안정사 천제굴에서 성철 스님으로부터 도림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69년 퇴락한 김천 수도암으로 거처를 옮겨 가람중수와 선원 복원을 통해 많은 납자들의 수행을 도왔고, 2006년엔 팔공산에 도림사를 창건해 대가람으로 일구었다.
고인은 67년 해인총림 설치 때부터 참여해 69년 성철 스님을 방장으로 모시고 선원 유나 소임을 맡았고, 84년 해인총림 수좌 등을 거쳐 96년부터 지금껏 방장으로서 해인사의 수행 전통을 이끌어왔다.
분향소는 가야산 해인사와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됐으며, 오는 27일 오전 11시 해인사에서 영결식에 이어 다비식이 봉행된다. (055)934-3000.
조현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