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깔있는이야기]
화에 대한 명상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분노 일기를 쓰면서 분노 조절하기. 사진 곽윤섭 기자.
연말 연시라고 평소 안면 있는 분들이 지난해는 어떻고 새해는 이랬으면 좋겠다등등 많은 얘기와 차한잔을 함께 나누고 갑니다
“부자되고 싶다”“건강해지고 싶다”“하는 일이 순조롭기를”“화,분노를 조절하고 싶다”“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담배를 끊겠다”등등 바램들도 참 다양합니다.
그 중 오늘은 현대인들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화에 대한 명상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화는 왜 나는가?”라고 물으면 “자기 욕심대로 안되기에 일어나는 불같은 마음”이라고 얘기 할 수 있습니다. 이 불같은 화는 자신도 태우고 남도 태워 버립니다. “화 한번 내면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 ”분노는 그간 쌓은 공덕을 일순간에 태워 버린다“라는 말이 불자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탐진치(貪嗔痴)는 삼독심(三毒心)이라 하며 우리를 파멸과 불행으로 이끕니다. 독(毒)이라는 말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바로 자신을 괴롭히는 결과로 이어지는 마음의 작용이기 때문입니다. 그중 겉으로 드러나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성냄이고 속으로 숨어서 은근히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탐욕이고 아주 깊은 곳에 숨어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불교 수행은 이 세가지 탐진치가 일어날 때 그것을 수행재료로 삼습니다. 이들이 이끄는대로 말하거나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마음의 노예라 하고 하지 않고 일어나는 그마음을 알아차림 하는 사람을 마음의 주인이라 합니다.
진심(瞋心)은 작게는 짜증에서부터 미움, 원망, 분노, 증오 등 화나는 감정입니다. 이 감정은 워낙 순간적으로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거라서 통제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것만 잘 다스려도 인생살이가 한결 편안하련만, 이것을 잘못 다스려서 엄청난 고통을 자초하고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 진심을 아주 경계하여 이르기를, ‘화 한번 내면 백만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 또 ‘분노의 불길은 오랜 세월동안 애써 쌓아온 공덕의 숲을 한순간에 태워버린다’라고 경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버럭 화를 내고 바로 후회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때 조그만 더 참을 걸..’ 하면서 말입니다. 화를 내면 도움되는 건 별로 없고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고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저는 1월30일부터 공주 한국불교 문화원에서“화! 어쩌란 말이냐?”. “화는 참으면 병이되고 터뜨리면 상처(죄)가 되고 알아차림하면 사라진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화를 참으면 우울증.답답증,심장계통의 병,심지어 암까지 발병된다 하지요. 그렇다고 화를 내버리면 시원하고 후련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찜찜하고 서로 상처가 되고 마음이 무겁고 습관화가 된답니다.
부처님께서는 “1차화살을 맞을지언정 2차 화살을 맞지 마라”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1차 화살이란 이미 발생한 일이고 상대방이 내게 쏜 화살이고 2차 화살이란 1차 화살을 맞고 나서 홧김에 다른 곳으로 쏘아대고 내가 내 자신에게 쏘아대는 화살을 의미 합니다.
화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알아차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순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면 화는 사라집니다. 둘째, 숨을 깊게 들어 마시고 내쉬어 봅니다. 숨이 들어 올 때 어떻게 들어오는지 나갈 때 어떻게 나가는지 관찰해 보십시오. 셋째, 객관화 시켜 봅니다. 나와 상대방을 동시에 바라봅니다. 넷째, 이해해 봅니다. “그럴수도 있지!”라고. 다섯째, 자비의 마음입니다.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삶에 대해 배우고있고 행복을 원하고 있다. 여섯째, 이렇게 하면 내게 이로운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화를 내는 순간 화내는 자신의 몸에 독소가 먼저 발생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이 나에게 화를 내더라도 상대방의 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상대가 낸 화는 다시 그 사람의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겟지요
“일소일소 일노일노 (一笑一少 一怒一老)” 한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는다는 말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답니다. 오늘도 웃음꽃을 피우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마가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