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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한겨레 수행·치유 전문 웹진 -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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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나만 사랑하진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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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개구리김봉규기자.jpg

*김봉규 기자


10세기경에 살던 브루노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주교로서, 수도원의 원장으로서 사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그가 젊은 시절 수도사로서 훈련에 전념할 때였다.


어느 날 그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한적한 곳을 찾아서 작은 움막을 쳤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가서 조용히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에 힘썼다. 어느덧 저녁이 되어 등불을 켜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움막 밖에서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개구리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도무지 집중되지를 않았다. 부르노는 움막 밖으로 나와서는 개구리들을 향해서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야. 이 녀석들아! 수도사가 기도하려고 하는데 왜 이리 시끄럽게 떠드느냐? 너희들 때문에 내가 시끄러워서 기도를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좀 조용히 해라.”


그러자 개구리들은 알아들었다는 듯이 일제히 잠잠해졌다. 브루노는 움막 속으로 다시 들어가 하던 기도를 계속 했다. 그런데 이제는 언덕 너머에서 잠자던 개구리들마저도 다 깨어나서 더 시끄럽게 울어대는 것이었다. 브루노는 다시금 움막 밖으로 나와서 더 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개구리들은 다시금 잠잠해졌다. 그러나 그가 움막 속으로 들어가서 기도하려고 하면 개구리들은  또 다시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브루노는 나오고 들어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급기야 그는 너무나도 화가 났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 자기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께 좀 더 깊은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산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저 개구리들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제가 도저히 기도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저 개구리들의 입을 좀 막아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때 번개같이 그의 머리속을 스쳐가는 하나님의 음성이 있었다.
“너는 왜 너 혼자서만 기도한다고 생각하느냐? 저 개구리들은 기도할 자격이 없고, 찬송할 권리도 없다는 말이냐? 저 개구리들을 누가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아라. 너 혼자서만 기도한다고 하지 말고, 네가 저 개구리들과 더불어서 함께 기도하며 찬양한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느냐?”


브루노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지금까지 자기 혼자만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개구리들이 함께 기도하고 함께 찬송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밖으로 나와 감격에 찬 음성으로 개구리들을 향해서 외쳤다. “오, 개구리 형제들이여. 내가 잘못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십시다. 마음껏 소리 높여 하나님께 찬송하십시다.” 그랬더니 개구리들이 그 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이 더 큰 소리로 개굴개굴 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


개구리의 소리가 변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를 받아들이는 수도사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입니다.
오늘날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자기 일을 하면서도 마치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나만을 사랑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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