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해외교화 개척자 백상원 원정사 열반
원불교 해외 교화의 선구자인 초타원 백상원 원정사가 지난 13일 미국 뉴욕교당에서 열반했다고 원불교측이 16일 전했다. 세수 75세, 법랍 54년 11개월.
1965년 출가한 초타원 원정사는 197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교당 교무로 발령을 받은 뒤 미국에서 최초로 원불교 종교비자를 발급받아 미국 교화의 역사를 연 인물이다.
초타원 원정사는 당시 집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베이비시터(보모)와 채소가게 점원 등으로 일하며 초기 교화를 시작해 로스앤젤레스교당과 뉴욕교당, 맨해튼 교당 등을 열었다.
초타원 원정사는 미국 교당이 안정적인 기반에 올라선 뒤 1992년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교화를 시작했다.
러시아에서는 문화재단 맥(脈)을 설립해 한국 문화를 소개했고 고려인과 러시아인을 위한 원광한국학교를 세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쳐 러시아에 한국문화붐을 일으켰다.
또 한글학교 교재를 발간해 러시아 각 대학에 보급했고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모스크바 세종학당도 운영해 1999년에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표창을 받기도했다.
초타원 원정사는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미주총부법인 이사장을 지냈으며 2011년 원불교의 미주본부인 원다르마센터(뉴욕주)를 설립하는데 기여하고, 2013년 퇴임 후 미국에 머물러왔다. 장례는 17일 원불교 교단장으로 봉행됐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