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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 정동제일 두교회 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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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교회 이수영목사와 정동제일감리교회 송기성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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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정동 정동제일감리교회 마당 아펜젤로 흉상 앞에서 이 교회 담임인 송기성 목사(왼쪽)와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


 개신교는 교파주의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쟁하기도 한다. 그런데 서울 4대문안 가장 중심에 있는 장로교와 감리교 두 모교회가 공동으로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나아가 공동예배까지 보기로 했다. 130년 이 땅에 온 미국인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헨리 거하드 아펜젤러가 세운 새문안교회와 정동제일교회다. 

언더우드는 장로교, 아펜젤러는 감리교다. 교단은 달랐지만 한 배를 타고 온 이들은 당시 외국 대사관들이 있던 덕수궁 옆 정동에 각기 교회를 세웠다.  아펜젤러가 언더우드보다 한살 위였지만 이들은 형제처럼 지내며 협력을 해 한국에 개신교의 싹을 틔웠다. 

 이들은 당시 미국에서 전세계로 파송된 수많은 선교사들 중 한명이지만, 지금은 미국에서도 평가가 남다르다.  기라성 같은 선교사들을 배출한 뉴브런주윅신학교는 언더우드를 졸업생들 가운데 3대 인물 중 한명으로 여기며, 기념관을 건립하고, 교내에 동상을 세웠다. 세계적 명문신학교인 드류신학교도 아펜젤로를 최고의 선교 결실을 거둔 동문으로 꼽고 있다. 이런 협력 정신을 이어가기로 손을 잡은 새문안교회 이수영(69) 목사와 정동제일교회 송기성(65) 목사를 13일 정동제일교회에서 함께 만났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모교에 재직하거나 출신 학자들까지 초청해 오는 30~31일 ‘아펜젤러와 언더우드의 선교정신과 현대 한국 교회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공동예배에서 각기 설교와 성만찬집례를 사이좋게 나눠맡기로 한 이·송 목사는 ‘두 선교사, 하나의 꿈, 그리고 우리’라는 심포지엄의 슬로건처럼 형제처럼 손을 맞잡았다. 두교회는 가끔 상대교회 당임목사를 부흥회 설교자로 초청하는등 남다른 우애를 나눠왔다.

 먼저 형님격인 이 목사는 “두 선교사가 온 이후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볼만큼 놀라운 성장을 해온게 사실인데, 교인수만 늘린게 아니라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고아원과 양로원, 장애인 시설, 병원을 지어 구제사업을 하고, 서구식 신교육을 시작해 국민의 의식을 깨우고 문화창달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선교 130년’을 평가했다.

 이어 아우격인 송 목사는 “1885년 아펜젤러가 27살로 조선에 왔을 때 그의 체중은 90키로그램이었는데, 5년 뒤엔 63키로그램으로 줄었고, 선박사고로 44세에 소천하기 전엔 59키로그램으로 더 줄어든 것을 봐도, 조선과 조선사람들을 위해 그 목숨을 주기로 작정한 선교사들이 얼마나 극심하게 고생하며 헌신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며 “그들에 감사하며 정직한 반성과 회개의 기회로 삼아 민족과 신앙의 양심 앞에서 한국 교회가 나아갈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이 말을 이어받았다.

 “한국교회는 해외 파송 선교사수에서 몇년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세계 교회에서 한국교회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두 선교사의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는지를 반성 할 때다.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와라’고 한 것은 이기적인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고, 겸손과 희생과 순종하라는 것인데, 부흥하고 성장하다보니, 교만해져 자기 희생을 모르게 돼 신뢰와 사랑과 존경을 상실한 것 아니겠느냐. 소외되고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데, 우리가 그 자리에 내려갈 줄 아는 자세를 갖추어 사회적인 신뢰와 사랑을 되찾아야만 지도적인 역
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송 목사도 통렬한 회개와 반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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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목회를 시작했던 40년 전까지만 해도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목회했다. 하지만 예배당이 커지고 교인이 늘고 목사의 생활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영성이 식었고, 교회가 물질적·세속적 가치관과 성공주의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권력과 성공, 우상숭배에 빠지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교회가 희망이다’라도 얘기해도, ‘너나 잘하라’고 손가락질 받으면 무슨 전망이 있겠는가.”

   두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 비전에 대해 남북 문제와 통일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목사는 “강도를 만난 사마리아인과 같은 북한 동포들이 잘 살게 되기까지 섬기고 도움을 주도록 교회가 열심히 가르치고, 의식을 불어넣고, 대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며 이렇게 밝혔다.

 “한국교회가 북의 교회 재건을 꿈꾸고 기도하고 있는데, 사실 북한교회 재건의 주역은 우리가 아니라 탈북자들이 주역이 될 수 밖에 없다. 주체사상으로 70년간 세뇌된 사람들을 자본주의 물을 먹고 자란 사람들이 그들의 가슴을 칠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 탈북자들도 통일 후 북한동포들로 배척과 의구심의 대상이 될테지만 주체사상이 뭔지 알고,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나서고, 남한 교회는 뒤에서 돕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새터민들이 지금부터라도 조국의 품에 안겼다는 평화를 느끼도록, 돕는 사역이 필요하다.”

 송 목사는 “이 목사의 제안에 따라 교회 예산 1%씩을 통일기금으로 비축중”이라며 “이 예산 중 일부로 새터민 교회를 세우는데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왜 2만9천여명의 새터민을 섬기는게 그토록 중요한지’ 더욱 상세히 설명했다.

 “새터민들은 한국교회가 사람을 키워야한다고 하는데 한국교회는 이들을 돕지 못해 새터민은 외국 이주노동자와 중국에서 온 조선족들 보다 더한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들을 버려둔채 북의 문이 열리면 북에 예배당 지을 궁리만 하고 있다. 그건 넌센스다. 북엔 마을마다 마을회관과 교화소 등 모임장소는 다 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남한 사람들 가지고는 안된다. 북에 갈 사람들은 새터민들이다.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도와야 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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