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때부터 최고의 전사 훈련을받다
*사진 모두/ 영화 <300> 중에서
스파르타에서는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최고의 전사로 키우기 위해 일곱 살이 됐을 때 부모와 떨어져 ‘아고게(agoge)’라는 소년학교에 들어가 훈련을 받도록 했다.
스파르타식 훈련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갓난아기에겐 배내옷을 입히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팔다리와 몸통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법을 훈련시키기 위해서였다. 또 아이들이 보채거나 울음보를 터트리거나 음식 투정을 못하도록 했다. 심지어는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가르쳤다.
소년들은 아고게에서 달리기와 씨름, 검술, 승마, 수영 등 기초 전투훈련을 익혔다. 그리고 때때로 도둑질을 해서 허기를 달래게 했다. 만약 도둑질을 하다가 붙잡히면 죽도록 두들겨 맞았는데, 도둑질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들켰기 때문이다. 잡힐 만큼 민첩하지 못하고 서툴렀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도둑질도 훈련의 일종이었고, 잡히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전해지는 기록에 따르면 한 소년의 경우 훔친 새끼 여우를 외투 속에 숨겨오던 중 발버둥 치던 여우에게 배가 찢기는데도 도둑질을 들키지 않기 위해 참다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였으나 아테네에서 스파르타로 건너가 장군으로 활약했던 크세노폰은 스파르타의 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파르타의 교육 목적은 복종적이고, 존경할 만하며, 자제할 줄 아는 남자를 만드는 데 있다.”
스파르타가 복종과 충성심을 갖추고 잘 훈련 받은 건강한 전사를 키우려고 한 까닭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먼저 외부의 적을 방어하고, 다음으로는 노예 헤일로타이를 강압적으로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받은 아이는 열여덟 살이 되면 스무 살까지 어린 소년들을 지도했다. 스파르타의 훈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스무 살부터 10년간 군복무를 하며 체력을 단련했다. 이렇게 전사가 되어야만 비로소 시민권을 주고 결혼을 허용했다.
청년들은 결혼할 때가 되어도 주로 또래들과 한 숙소에서 함께 지냈다. 만약 신부를 만나려면 밤중에 몰래 가서 잠시 보고 돌아와야 했다. 이런 만남은 절제와 자제력을 길러 부부가 무절제한 교합에 정력을 소비하지 않고 오래도록 생식력이 넘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나이 많은 남자는 멋진 젊은이를 발견하면 젊은 아내가 그와 잠자리를 하게 했다. 아이를 낳으면 자기 자식으로 삼기도 하는데, 스파르타를 위해 일할 건강한 아이를 얻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이와 같이 국가에 대한 스파르타인들의 집착과 헌신은 상상을 초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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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스파르타에서 여성은 전쟁터에서 남편과 자식이 죽어도 울 수 없었다. 죽음마저 명예로 여겨야 했다.
스파르타의 여인들은 고대 어느 여성들보다 강인했다. 대부분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여성은 노예나 외국인과 다름없이 교육의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여성의 역할은 가정과 자녀를 돌보고 음식이나 옷을 만들며 남자를 잘 보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스파르타만은 예외였다. 여성에게도 정규 교육을 제공했다.
아테네의 여인들이 남성들과 달리 거의 집에 틀어박혀 지낼 것을 강요받은 데 반해 스파르타에선 소녀들도 달리기, 레슬링, 원반던지기, 창던지기로 신체를 단련했다. 소녀들은 집안에만 갇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연약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여성다움을 버렸다.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행진하거나, 어떤 축제에선 젊은 남자들이 보는 앞에서 춤추고 노래했다. 여기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었다. 자궁 안에서 태아가 뿌리 내릴 때 건강한 신체에서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함이었다.
영화 <300>을 보면 스파르타에 온 페르시아 왕의 사자들이 말참견을 하는 레오니다스 왕비 고르고에게 “감히 여자인 주제에 어디에 나서느냐”고 힐난했을 때, 고르고는 이렇게 대답한다.
“스파르타의 여인들만이 사내대장부를 낳기 때문이지.”
<그리스인생학교>(조현 지음, 휴) '7장 이상한 이상국가 스파르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