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이웃 아픔 돌아보는 게 불교”
30일 힐링법회 마지막 법사로 나서
2013.05.30 법보신문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지혜․자비는 두바퀴…한쪽만 봐선 안 돼”
오랜 수행․깊은 사색으로 ‘즉문즉설’ 법문
“힐링법회, 현대인들에 삶의 길잡이 됐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지혜와 자비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불교는 지나치게 자기수행만 강조되면서 사회적 실천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도록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불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5월30일 조계사와 법보신문이 마련한 ‘힐링멘토들과 함께 하는 행복여행’의 마지막 법사로 나서 대중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길을 안내했다. 특히 법륜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은 개인의 행복추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해 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간 계속된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비춘 이날 조계사 도량은 법륜 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찾은 2500여명 대중들이 몰려 힐링멘토로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궂은 날씨 탓에 미처 조계사를 찾지 못했던 불자들이 이날 대거 몰려 특설무대가 마련된 대웅전 앞마당은 물론 도량 곳곳이 시민들과 불자들로 가득했다.
지난해 ‘즉문즉설’ 300회 강연으로 종교를 초월해 국민들의 멘토로 부상한 스님은 이날도 짧은 법문에 이어 즉문즉설을 진행했다.
올해 77세라고 밝힌 한 할머니는 “몇 달 전 남편과 사별했다”며 “그러나 남편을 하루도 잊은 날이 없다.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만약 (내가) 죽으면 다시 만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할머니의 절절한 사연에 스님은 오히려 “할아버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대로 놓아주어야 한다”고 답했다.
스님은 이어 “천도라는 것은 죽은 사람을 놔주는 것”이라며 “할머니가 계속해서 할아버지를 집착한다면 과연 그분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겠느냐”고 되물은 뒤 “정말로 사랑한다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놔주는 것이 그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사랑은 집착이자 스스로를 옭아매는 고통이라는 점을 스님은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또 ‘남편이 아이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남편을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 참회하고 기도하는 습관을 가질 것”을 권유했다. 스님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남편을 움직이려는 것도 결국 자신의 욕심”이라며 “오히려 참회하고 스스로 수행을 하면 남편도 조금씩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계속된 청중들의 돌발질문에 좀처럼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스님은 오랜 수행과 깊은 사색에서 나오는 지혜의 법문으로 삶의 무게에 지친 불자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웠다. 감로수와 같은 지혜의 법문이 이어질 때마다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법륜 스님의 법문을 끝으로 ‘힐링멘토과 함께한 행복여행’은 막을 내렸다. 조계사와 법보신문이 한국불교 1번지 조계사에서 진행한 이번 힐링법회는 한국불교가 나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혜민, 정목, 마가, 법륜 스님 등 이 시대 대표적인 힐링멘토들의 감로수와 같은 법문은 복잡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했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이번 법회를 통해 우리 현대인들이 얼마나 행복을 갈망하는가를 절감했다”며 “불자들이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법회를 계속해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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