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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종말론, 천국, 휴거... 진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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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을 손에 들고 있는 단테. 배경에는 지옥(좌측),연옥의 산(중앙), 그의 고향 피렌체(우측)의 모습.

이탈리아의 화가 도메니코 미 미첼리노(1417-1491) 작품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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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생사관 깊이 읽기

 김경재 지음/청년사·1만5000원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기독교(개신교) 신자들은 예배 때마다 이런 사도신경을 왼다. 그런데 과연 ‘몸이 다시 산’는 것은 뭘까. 혼동할 수 있는 기독교적 생사관을 원로 신학자이자 목사인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정리했다.


성서에서도 기독교의 부활신앙이 ‘죽은자의 시체 소생’인지, ‘질적으로 다른 변화된 영체로서의 부활’인지 혼재돼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사도 바울의 고린도전서를 빌어 몸은 몸이되 ‘변화된 몸, 변용된 몸’이라고 한 것을 들어, 부활의 몸은 ‘영체’인 것이지, 땅 위에서 지니고 살던 ‘혈과 육으로 된 신체부활’은 아니라고 밝힌다. 이 부분이 정리되면 종말론자와 이단들이 자주 악용하는 많은 이설들이 명쾌해진다. 김 교수는 “‘육의 몸’은 폐기되지만 ‘영의 몸’으로 변화되는 방식으로 구원과 영생을 누리듯이, ‘새하늘과 새땅’도 죄와 악에 물든 옛 세계의 ‘변화와 변용’에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종말론과 ‘최후 심판’에 대한 해석도 달라진다. 기독교종말론은 유대교 종말론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기존 세계의 완전한 파괴와 소멸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그는 종말론의 궁극적 메시지는 창조세계의 폐기가 아니라 변화를 통한 완성과 영화(靈化)이며, 최후 심판도 악에 대한 보복적 징계가 아니라, 의로움과 의로운 사람들에 대한 창조주의 신실성과 책임성에 대한 신앙고백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궁극적으로 들어가길 희망하는 천국에 대해서도 분명히 얘기한다. 성경에선 하늘나라 천국(天國·Kingdom of Heaven)과 하나님의 나라 신국(神國·Kingdom of God)이 병행돼 사용돼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한다. 성경의 본래적인 큰 정신에서 보면 ‘하나님의 나라’(신국)가 원형이며, 천국은 ‘신국’이 내포한 초월적·내세적 차원을 더 강조할 때 사용하는 어휘라는 것이다. 따라서 천국 혹은 신국은 하나님의 주권, 영광, 사랑이 온전하게 실현된 실제계라고 한다. 우리가 현세에게 늘 경험하는 것과 같은 성질의 시공간 속에 하나님과 천사들과 성도들이 ‘들어가 모인 집합장소’가 아니라 진리와 생명의 빛, 기쁨과 감사의 찬양, 환희와 사랑의 에너지가 충만한 곳이 천국이라는 것이다. 또 천국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이란 인간 수명이 천년만년 연장된 ‘수명 연장의 삶’이 아니라고 한다. 천국이 영생의 외면적 차원이라면, 영생은 천국의 내면적 차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원한 생명’은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와 생명력으로 충만한 생명상태이고, 하나님과 뭇 성도들과 친교에 참여하는 생명상태이고, 새 하늘과 새 땅의 궁극적 실현을 위해 하늘에서도 기도하는 생명상태라는 것이다.


또 최후심판 이전에 인간의 영혼이 과연 ‘지옥과 연옥’에 머무는 것인가란 주제도 다뤘다. 성서에 지옥은 여러번 언급돼 있지만, 연옥을 직접 언급하는 단어는 없고, 한두 군데 정도 간접적으로 언급할 뿐이라고 한다. 그런 연옥이 많이 활용된 것은 중세 때였다. 연옥은 교황 베네딕트 12세에 의해 1336년 로마 가톨릭교회의 공적교리로 확정됐다. 교회칙서는 ‘정화의 불, 곧 벌의 정화의 상태가 있다. 무거운 죄들과 시간적인 죄의 벌에 묶여있는 영혼들은, 이 상태 속에서 정화된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마틴 루터나 존 칼빈 같은 종교개혁자들은 중세 전통의 산물로서 연옥설을 반대했다. 무엇보다도 복음이 주는 자유, 해방, 기쁨, 은총의 축복을 가리고 신도들에게 복음의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면죄부를 판매해 교회당의 수리기금을 조성하려는 교회당국의 의도에서 악용되었다는 점이 비판받았다. 당시 교황청을 대표하는 요한 테젤은 헌금과 구제가 연옥에서 시달리는 일가친지를 고통에서 면제하거나 구원할 수 있는 효력을 발휘한다고 설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20세기 현대 가톨릭교회와 신자자들을 말을 빌어, 하나님이 지옥이나 연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에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인간 영혼들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심령 속에 ‘때와 장소’를 시공간적으로 표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사이비 종말론자들이 소동을 일으켰던 휴거와 구원받을 수 '14만4천명'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주로 쓰는 ‘인침, 들림, 휴거, 십사만사천명’ 등은 데살로니가전서 4장16~17절을 근거로 드는데, 여기에서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라는 구절을 한자로 휴거로 표현했다고 한다. 또 요한계시록 7장 3~12절에 ‘이스라엘 각 지파중에서 인침을 받은 자들이 십사만 사천이라’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지나치게 선민의식을 가지고 14만4천명 속에 들어가야 구원을 얻는다고 하는 것은 비신앙적인 해석이라고 본다. 12지파의 12곱이 14만4천명이므로, 이는 구원받은 자의 완전수를 상징적 숫자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와함께 베드로후서 3장12절에 언급된 ‘불의 심판’에 대해서도, 지구보다 더 큰 수천억개의 별들을 지구행성 위에 쏟아붓는다고 문자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고, 인간의 죄악과 탐욕이 원인이 되어 핵전쟁이나 원자력발전소의 대량사고로 멸망될 가능성은 있지만, 하나님이 지구 녹색별을 스스로 폭파시키지않으리라는 믿음이 더 성경적이라고 말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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