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더불어 사는 존재입니다. 스스로 혼자 살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안식년을 맞아 스페인의 산티아고 830㎞ 길을 혼자 순례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접하더라도 그것을 함께 나누고 기뻐할 사람이 없다면 그 풍경이 오히려 아름다운 만큼 쓸쓸함이 엄습합니다. 4천여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에 그 풍경을 담는 행위도,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누군가와 이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겠다'는 기대의 반영일 뿐입니다. 기쁜 일도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기쁨이 아닙니다. 슬픈 일도 나 혼자 그 일을 당한다고 생각할 때, 그것은 정말 절망입니다. 그러나 함께 그 일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 큰 위로가 됩니다. 만약 듣는 청중이 영원히 없다면 아름다운 음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그 고된 연습을 묵묵히 견디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나라의 역전"(재능노조 투쟁, 김경호 목사) 편 중에서 <촛불교회 시대의 증언 모음집 - 이제는 그대가 길입니다>(촛불교회 엮음, 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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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쓸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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