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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길바닥 풍경으로 본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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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상인으로 본 ‘중세의 구석구석’

중세의 길거리의 문화사


양태자 지음/이랑·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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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뒷골목 풍경> <중세의 뒷골목 사랑> 등을 써낸 비교문화·종교학자 양태자씨가 이번엔 중세의 길바닥을 불러내 보인다.
중세는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암흑기가 아니라 고대를 이어받고 근대를 발아시킨 ‘문명의 광명기’였으며, 초국가적 기구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다분해지는 국제질서가 중세 유럽의 꼴과 비슷해지리란 ‘신중세론’이 주목받는다. 와중에 나온 이 책은 중세 인구가 가장 넓게 분포한 바닥을 쓰는 저인망과 같다.


지은이가 주목한 중세인은 아우스루퍼. 거리에서 외치며 물건을 파는 이 상인들의 직업군은 4000개가 넘었다. 1700년대 파리엔 물장수만 2만명가량, 1841년 런던에서 활동한 아우스루퍼만 약 4만명으로 잡힌다. 글을 모르거나 셈을 못해 통계에서 빠진 경우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길거리에서 장사로 먹고살았던 것.


이들이 서민의 거의 모든 필요를 채웠다. 물, 우유, 커피, 채소, 고기 등 음식부터 책, 그릇, 옷, 신발, 가발, 우산, 빗자루, 고무줄 같은 생필품과 잡동사니. 복권, 공문도 이들의 취급 품목이었다. 장미액은 여성용 기초화장품으로 팔렸고 ‘이동식 변소’ 행상은 볼일 보는 손님을 가려주기 위해 망토를 입었다. 이 모든 풍경이 담긴 ‘당대’ 화가의 그림 140여점이 이 책의 아가미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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